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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Oct 13. 2019

15. 충주에서 상주까지 문경새재길을 자전거로 달리다

충주-충주댐-계명산-수안보-이화령-상주 코스

나에게는 자전거 생초보 시절부터 많은 가르침으로 지도 편달해 주신 사부님 같은 형님이 있다.

본명처럼 여행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라이더가 자전거가 아닌 두 번의 차량 교통사고로 크게 다쳐 한동안 자전거를 타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쓰라림을 느꼈다.

이번 라이딩은 아주 즉흥적으로 계획이 잡혔다.


"수요일에 이화령 가자!"

이 한마디에 그게 어딘지도 모르고 수락해 버린 것이다.

인터넷을 뒤져 이화령에 관한 자료를 찾아보니 업힐만 5km란다.

내가 미쳤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이상하게 가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사부님이 함께 하니 걱정할 것도 없이 든든했다.


시간은 잘도 흘러갔다.

업무가 바쁘면 시간 가는 것도 모르게 하루하루가 쏜 살 같다.

드디어 한글날인 수요일을 하루 앞둔 저녁이 되자 나는 자전거를 미리 정비하고 준비물을 꼼꼼히 챙겼다.

준비물이라고 해봐야 당일치기 라이딩이라 딱히 더 챙길 것도 없었지만 그래도 이번 라이딩은 원정이라 VR360 카메라를 챙겼다.

라이딩 영상은 광각렌즈로 촬영해서 불편함 없고 역동적인 결과물이 나온다.

11시부터는 억지로 잠을 청하려 맥주까지 마셨지만 도통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정말 이상한 것이 새벽 1시가 다 되도록 잠이 오지 않았다.

침대 위를 위로 굴러 아래로 굴러하다 보니 잠이 들긴 했는데 새벽 4시에 눈이 번쩍 떠졌다.

피곤하면 라이딩하는데 지장이 있지만 버스에서 자면 되겠지 싶어 여유 있게 출발 준비를 했다.

나는 아침에 샤워를 하지 않으면 하루가 찝찝한 편이라 오히려 다행이었을 수도 있다.

큰일도 여유 있게 보고......

포털사이트의 기상정보를 보니 첫얼음이 어쩌고 하면서 매우 추운 날이라고 한다.

워낙 추위를 잘 타지 않는 편이라지만 그래도 바람막이는 챙겨가야겠다 싶어서 주섬주섬 챙겨 넣었다.

결국 집 밖에 나가자마자 도로 꺼내 입고 말았다.


너무 일찍 나온 걸까?

7시 우등고속을 타기 위해 6시 30분에 동서울터미널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5시 30분에 출발한 것이다.

아직 해는 뜨지 않았고 도시는 평온한 휴일을 맞이하려는지 새벽 조명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라이딩 중 촬영한 사진이라 화질은 기대하지 않았지만 역시 결과물은 기대 이하다.

날이 추워서 그런지 반장갑을 낀 손가락 마디가 시렸다.



동서울터미널에 도착하니 겨우 5시 55분.

이놈의 성격을 어떻게 바꿀 수도 없고 이상하게 약속시간을 잡으면 30분은 먼저 나가 있어야 마음이 편안하니 어쩔 수가 없다.

사부님 역시 6시 20분 정도 되니 도착.

둘 다 시간이 남아돌아 허기를 채우고 움직이기로 했다.

마침 새벽부터 허연 수증기를 모락모락 뿜어내던 포장마차의 음식들 맛이 내심 궁금했었는데 그곳에서 아침식사를 해결했다.



다리는 추위를 많이 타지 않는 편이라 반바지 빕도 괜찮다.

에너지 보충용 간식을 챙겨 온 사부님.

나도 요즘엔 이런 것들 좀 먹으면서 달려야겠다.

최근에는 밥도 안 먹고 라이딩하는 건 자제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가 고프지 않아도 미리 에너지원을 충전해두지 않으면 나중에 갑자기 피로가 몰려오는 것 같다.

자전거 앞바퀴를 분리해 버스 화물칸에 적재하고 충주행 버스에 올랐다.


버스에서 잠을 좀 잘 수 있을까 했지만 둘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금세 충주에 도착하고 말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피곤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이런 식이면 나중에 힘이 들 것 같아서 걱정 아닌 걱정도 됐다.



한글날 아침이라 그런지 충주 시내는 매우 한산했다.

어떤 아파트에는 태극기가 일률적으로 꽂혀 있었는데 요즘 보기 드문 모습이었다.

원래 계획에는 없던 충주댐으로 코스가 변경됐다.

그쪽 업힐이 꽤 재밌다는 사부님의 낚시질에 아무 고민 없이 덥석 무는 우럭 같은 입질이다.



초반부터 경사도가 만만치 않다 싶었는데 나중에 확인하고 보니 평균경사도 10.6%에 1.1km 거리였다.

획득 고도는 126m.

사부님도 2년 전에 힘들게 올라왔다고 이실직고했는데 이번엔 그렇게 어렵지 않게 넘었다고 한다.

컨디션에 따라 느낌이 다를 수 있다.

느낌은 남산 업힐 정도였던 것 같다.

충주댐 물박물관과 전망대는 공사로 인해 진입하지 못했고 여기가 업힐 정상인가 보다 하고 그냥 다운힐로 내달렸다.



라이딩하면서 사진 찍는 걸 즐기는 편이라 내가 찍은 사진이 많다.

충주댐 업힐 후 바로 충주시로 다시 진입하여 새재길로 넘어가는 줄 알았더니 생각지도 못했던 업힐이 하나 더 나타났다.

충주댐 업힐보다는 약하지만 그래도 평균경사도 9.6%에 1km 거리다. 획득 고도는 101m.

계명산 자연휴양림 업힐이라고 한다.



계명산 자연휴양림을 지나면 충주시로 가는 긴 다운힐이 나온다.

여기서는 아주 신나게 달린 것 같다.

최근 다운힐에서 펑크가 나면서 심하게 다친 지인이 있어서 괜히 걱정이 앞섰다.

사고는 불현듯 닥치는 거니까 항상 조심해야 한다.



다시 충주시로 들어와 도시를 관통하여 새재길로 가는 길에 편안한 다운힐이 있다.

새로 조성된 길이라 그런지 차량 소통량도 적고 도로도 편평하다.



사부님의 안정적인 라이딩 자세.

역시 사이보그라는 별명이 아깝지 않다.



강을 옆에 두고 달리는 기분은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한강과는 많이 다른데 뭐라고 설명하기가 어렵다.

잔잔한 수면이 마음에 평안을 가져다주는 것만 같다.



우리는 결국 달리기를 멈추고 서로 사진을 촬영해 주었다.



차량이 거의 다니지 않는 새재길은 자전거 우선 도로 구간이 많다.

강원도나 충청북도나 산세는 비슷하다.

산과 계곡이 예쁘게 어우러진 모습이 라이딩하는 내내 볼거리를 제공했다.

사부님 왈, 새재길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예쁜 길이라고......

가끔 마주치는 라이더들과 편하게 인사를 나누는 정겨움도 있다.

새재길은 국토종주를 하는 라이더들이 거쳐갈 수밖에 없는 길이라 짐을 가득 실은 자전거가 자주 보인다.

특히 외국인들도 많이 보였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정작 내국인들에게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상하게 사부님이 헛소리를 자꾸 한다.

다운힐인데 업힐이라 하고 업힐인데 다운힐 같다 하지를 않나 다운힐에 왜 다리가 무거운지 모르겠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장난한 것 같기도 하다.


 

한참을 달리다 보니 조그만 폭포 같은 게 보였다.

사부님은 자갈밭 위로 로드바이크를 그대로 타고 진입했다.

노련함이란......

역시 구력은 못 속이는 거다.

팔봉유원지라는 곳인데 여기서 잠시 쉬면서 물구경도 했는데 다른 사람들이 오히려 우리를 구경하는 것 같았다.



팔봉유원지를 나와 지나가는데 이런 게 보였다.

옛 가마터일까?

훅 지나가면서 촬영만 한 거라 뭔지는 잘 모르겠다.



이제 본격 업힐인 이화령을 향해 간다.

아직 가을이 깊지 않아 단풍을 볼 수는 없었지만 수확을 앞둔 논과 밭이 정겨웠다.

풍요로운 가을이 코앞에 와있음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모습들이 이어졌다.

특히 문경 쪽은 사과로 유명한데 곳곳이 사과밭이었다.

오래전 여자 친구와 드라이브 왔다가 사과밭이 즐비한 이곳 풍경에 감격했던 기억이 났다.

이젠 예전 같은 감흥이 떨어진 것에 아쉬움이 남았다.

늙은 건가.



이번에도 사부님과 나는 서로의 사진을...... ㅎㅎ



동영상 촬영을 부끄러워하시는 사부님. ^^

그러나 나중엔 이런 영상도 가능하다는.



이화령 가는 길에 수안보 근처에 짧은 업힐이 있다.

평균경사도 16.2%에 600m 구간이다. 획득 고도는 104m인데 그다지 힘든 기억이 없다.

왜 그런지 알 수 없지만 경사가 없지는 않았다.

마침 나이 지긋한 외국인 여성 두 분이 짐이 가득한 투어용 자전거를 타고 열심히 오르고 있었다.

나도 업힐 오를 때 누군가 나를 제치고 가면 힘이 쪽 빠지는 기분이 들었는데 그분들께 미안한 마음이 들어 엄지손가락을 들어주었다.

그들 역시 웃음으로 화답해 주었다.

그 힘든 업힐을 오르면서도 즐거움을 잃지 않는 멋진 분들이었다.



연풍면을 지나 이화령 초입에 접어들었다.

드디어 오늘의 하이라이트 이화령이다.

여기서 숨을 좀 고르고 가기로 하고 초입에 앉아 쉬었는데 여기서 스트라바 기록을 다 까먹은 것 같다.

남산 1.8km 업힐도 5분대(사부님), 7분대(나) 오르는 사람들이 기껏 평균경사도 6%에 5km 거리를 거의 30분이나 걸렸다는 게 말이 안 되니까 말이다.

실제로도 그다지 느린 속도는 아니었으니 말이다.

모르긴 해도 15분 정도 걸리지 않았나 싶다.



이화령 본격 업힐 시작이다.



이번엔 이상한 오기가 발동했는지 케이던스보다는 토크로 올라가 볼 생각을 하게 됐다.

뒷 기어를 세 칸 남기고 변속 없이 달렸으니 완전 토크빨인 거다.

마지막 기어는 변속이 되지 않은지 오래라 두 칸 남겼으니 결과적으로는 세 칸 남은 거다.

허벅지에 거북한 느낌의 통증이 생기며 고통스러웠지만 차츰 적응이 되니 그럭저럭 탈 만 했다.

그렇게 해서야 간신히 사부님 속도에 맞춘 것 같다.

내 남산 기록이 왜 깨지지 않나 했더니 요즘 기어를 다 털고 올라가서 그런가 싶다.

마지막 100m 구간은 기어를 한 칸 조정하고 싶을 정도로 허벅지에 펌핑이 심해졌다.

하지만 끝까지 버티고 올라갔는데 기분은 그야말로 유쾌 상쾌 통쾌했다.


 

이화령에 오르고 보니 그다지 높은 것 같지는 않았다.

스트라바에 있는 이화령 구간이 두 가지로 나뉘어 있다.

[WIS]이화령2, 이화령 업힐 (from.홍지섭)

[WIS]이화령2 - 4.8km 5.7% 획득 고도 277m

이화령 업힐 (from.홍지섭) - 2.6km 5.9% 획득 고도 158m

구간이 왜 분리되어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홍지섭이라는 사람이 계명산 휴양림 업힐 구간에 KOM 기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 대단한 기록의 보유자인 듯하다.



이화령에서의 휴식을 끝내고 터널을 통과한다.

여기가 충북과 경북의 경계다.

터널을 통과하면서 벌써부터 다운힐에 기대 반 걱정 반.



본격 다운힐에 접어들기 전에 사부님 뒷모습 사진을 한 컷 찍었다.

다운힐은 무려 5km나 된다.

한참을 달렸더니 허리가 다 아프더라는.

좀 더 추워지면 다운힐에서 꽤 고통스러울 것 같다.

작년에 한라산 1100고지 다운힐 하면서 느꼈던 추위가 기억난다.



여기가 문경이라는 것을 알리는 걸까?



역시 가을이 깊다.

황금빛으로 변한 논이 월악산을 배경으로 멋들어지게 펼쳐져 있다.


점심을 건너뛰어서 그럴까?

둘 다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시간이 애매해서 상주터미널 근처에서 늦은 점심을 먹기로 했는데 마침 아침에 국수 하고 김밥을 먹지 않았다면 곤란한 상황이 될 뻔했다.

포도당 캔디로 버티는 것도 한계가 있으니 말이다.



딱 이 포인트에서 낙차 사고가 났다.

황당한 상황이었다.

고속주행이 아니었으니 망정이지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길을 찾으려 속도를 줄이며 멈추는데 턱진 레일에 바퀴가 걸리며 그대로 옆으로 넘어진 거다.

사부님이 옆으로 쓰러지는 모습이 사실 얼마나 코믹했는지 모른다.

불편해서 장갑을 끼지 않는 사부님의 손바닥에는 영광의 상처가 남았다.



갑자기 이게 웬 먹을 거냐.

물도 다 떨어져서 보충해야 하고 사부님 손바닥에 붙일 밴드도 살 겸 폐역인 진남역 앞 코사마트에 들렀는데 친절한 주인아주머니께서 문경사과 맛을 좀 보라며 이렇게 갖다 주신다.

이게 웬걸?

그렇지 않아도 길에 널리고 널린 사과를 맛도 못 보고 가는 게 억울했는데.

세상에 살면서 이런 호사를 누려본 적이 있었던가?

씩씩한 감사의 말씀에 기분이 좋으셨는지 잠시 후 떡도 주신다.

다음에 꼭 들리겠습니다,라고 말씀드리니 자전거 타시는 다른 분들도 온다고 하면서 온 사람은 없다고 신경 쓰지 말라 신다.

이 길이 자주 올 수 있는 곳은 아니긴 하지만 우리 같은 뜨내기손님에게조차 이런 뜻하지 않은 친절을 베풀어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를 지경이었다.



우리는 기껏 2리터 생수와 1회용 밴드 한 통뿐인데 말이다.

코사마트와 풍경이라는 카페를 운영하시는 사장님, 정말 감사했습니다.

자전거 타시는 분들은 꼭 들러 가세요.


마침 코사마트를 지나쳤다가 다시 되돌아오면서 자출사의 633랠리 패널을 자전거에 붙이고 가는 라이더를 목격했다.



느리게 흐르는 낙동강 줄기를 따라 문경시내를 향했다.

평온함이 느껴지는 이 길은 높지 않은 산세와 무척이나 어울렸다.

보 아래쪽엔 무엇을 잡는지 여념이 없는 사람들과 루어낚시, 플라이낚시를 즐기는 사람들도 더러 보였다.



문경체육공원이었던 것 같다.

기억이 오래되었는데 세계군인체육대회라는 것도 하지 않았던가?



이정표에 자꾸 보이던 영신숲공원이다.

문경시 주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곳 같았다.

이런 데서 고기 궈 먹을 수 있으면 정말 좋겠구먼. ㅎㅎ

여기서부터는 체력이 바닥나고 있었던 것 같다.

하여튼 먹으면서 달려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만들었던 라이딩이다.



지쳐서 그랬을까?

황금빛 논도 이젠 지겹고 길도 단순해서 재미가 없었다.

차라리 업힐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그저 평지다.

힘도 떨어져서 속도도 잘 나지 않아 32km/h 정도만 유지했다.



사진은 없지만 잠시 쉬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 즘 되자 전방에 팔각정이 하나 보였다.

마침 라이더 한 분이 앉아 쉬고 있었다.

우리가 다가오자 "아까 저 도와주신 분이죠?"라고 물어왔다.

영문을 모르는 우리가 대답을 머뭇거리자 "아니구나~"하시는......

그러고 보니 자전거 앞에 자출사 633랠리 패널이 달려 있었다.

나는 "633랠리 중이신가 봐요?"라고 물었고 "자출사 회원이신가 봐요?" 하는 질문으로 연결됐다.

혹시 파스 같은 게 있느냐는 질문에 대화를 나눠보니 사부님과 같은 곳에서 낙차를 하셨다는 것이다.

국토종주길을 혼자 달리는데 크게 다치지 않았으니 다행이지만 어디라도 몸이 불편하면 의지가 약해지기 나름인데 걱정이 됐다.

그분을 먼저 보내고 우리도 잠시 후 다시 출발하려는데 내가 쉬는지 어떻게 알았는지 여태 없던 전화가 두 통이나 걸려왔다.

긴 통화를 마치고 출발해서 35km/h 정도로 한참을 달렸는데, 사부님의 힘들다는 소리가 들려왔다.

계속 리딩을 했으니 힘들지 않으면 진짜 사이보그지. ^^

내가 리딩을 맡아 36~38km/h로 끌었다.

역시 피를 잘 빨고 따라오는 사부님.

앞쪽에 갑자기 나타난 뱀을 피한 나, 그 뱀을 밟고 지나간 사부님. 돌아가셨을 뱀.



한참 달려가니 앞서 가던 그분이 왼쪽으로 빠지는 모습이 보였다.

뭔가 있는 듯하여 보니 비석 같은 게 보였고 사진이라도 촬영하고 갔으면 싶었다.

사실은 그보다 좀 쉬었으면 싶었다.

너무 달린 탓이다.

그분과 서로 사진을 찍어 준 후 역시 그분 먼저 보내고 우리도 뒤따라 달렸다.

우리는 목적지가 상주까지여서 체력 분배에 관심이 없었기에 제치고 먼저 달려갔는데 나중에 자출사 게시판에서 다시 만나고 말았다.

초면이었는데 우연이 인연으로 이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게다가 자출사에 아는 분도 많지 않은데 내 소설을 즐겨 읽어주시던 분과 가까운 분이신 듯하니 기분이 참 묘했다.

길에서 만난 인연이라~

오른쪽 사진은 며칠 후 자출사 게시판에서 만나 사진을 공유할 수 있었다.



낙동강길이다.

이 길을 따라 열심히 달려 상주를 향한다.

그런데 이 길의 끝부분에 복병과 절경이 함께 기다리고 있을 줄은 몰랐다.



갑자기 나타난 데크길.

이곳에서 멈추지 않았으면 후회할 뻔했다.

경천대라는 곳인데 나름 절경이었다.

낙동강이 하늘의 거울이 되어버린 곳.



이럴 땐 정말 SLR을 가지고 라이딩하고 싶다.

스마트폰 카메라로는 담아내지 못하는 아쉬움이......



그래도 이런 파노라마 샷이 있으니 인정~



난 어떻게 해도 배경을 버리고 만다. ㅠㅠ

몸매 문제일까?



여기가 경천대 벽, 경천대 미친 업힐이라는 곳이다.

경천대 벽 - 0.6km 8.7% 획득 고도 62m

문제는 경사 20% 정도의 업힐이 약 150미터 정도 된다는 것이다.

사부님은 타고 가고 난 결국 끌바로 ㅋㅋ



이곳을 빠져나오니 국도와 만나는데 다른 라이더들은 죄다 국도로 다니더라는. ㅋㅋ

그럴 만도 하더라.



상주터미널에 도착하자마자 한 시간 정도 여유 있게 티켓을 끊고 바로 점심인지 저녁인지 모를 식사를 하러......



세상에 이렇게 맛난 순댓국이?

시장이 반찬이라더니 순댓국에 꿀 탄 줄 알았다.



언제 다시 올 지 모를 상주터미널.

이번 라이딩으로 얻은 게 많다.

길 위의 인연도 그렇지만 라이딩 실력을 향상했으면 하는 바람과는 달리 진도는 나가지 않던 내게 포인트만 집어서 알려주는 사부님 덕에 한 가지 깨우침이 있다.

그리고 자전거의 매력은 단연코 여행이다.

여행 사부님과 라이딩 여행은 절대적으로 새로운 즐거움이었다.

다음에는 어떤 코스를 달릴까?

기대가 부풀어 오른다.

나도 국토종주를 해 봐?



그나저나 6,027Cal를 썼으니 체중은 줄었을까?

변함이 없다. ㅠㅠ

대체 얼마나 타야 살이 빠지냔 말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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