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루파고 Jan 07. 2023

30년 맛집, 68탄-녹원생복국 복 샤브샤브

부산 서면에서만 25년, 도합 40년 된 술꾼들의 성지

이 식당을 데려간 사람은 법대 출신의 아주 까칠한 성격에 인터넷에 검색하면 달랑 두 명 뿐인 이름을 가진 독특한 캐릭터의 부산 사람이다.

그가 말하길 성격 까칠한 사람들이 맛집을 많이 안다고 하는데 그 말에 극히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난 일평생을 스스로 부드러운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언젠가 문득 까칠함의 극치를 달리는 성격이라는 걸 인정하게 됐는데 그의 말을 듣고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사업장을 돌아보고 복귀하는 길, 저녁 식사를 고민하다가 녹원생복국으로 결정하고 핸들을 돌렸다.

다음 날엔 건강검진이 있어 술을 마실 수 없는 내게 압박을 주기에 이 만한 메뉴가 없다는 말에 난 전혀 개의치 않았다.

난 애주가이지 알코올 중독자는 아니니까!!!!

미리 예약하고 간 거라 이미 우리 상이 준비되어 있었다.

독특한 차림이다.



청담동부터 해서 종로 유명 복집들은 물론 부산에서도 이름 깨나 있다는 복집들을 많이 다녀본 내게 충격적인 식당이다.

가격도 저렴하고 완전 색다른 녹원생복국.

놀라움은 끝이 없이 이어졌다.



마늘이 잔뜩 들어간 육수 자체만 해도 해장이 될 정도였다.

술도 안 마신 내가, 술도 안 마실 내가!

벌써 해장이 되는 느낌이라뉘!



일단 야채를 투척하는 아주머니.

사진 좀 찍으려 하니 뭔 이런 걸 찍냐며... ㅋㅋ



복 껍질과 복 뼈들이 분해되어 나왔다.

이건 고니를 먼저 먹은 후 투척되는 거다.



먼저 고니 한 접시를 탕 안에 투척했다.

여느 복 전문점에서도 복 고니만 이렇게 주는 곳은 없었던 것 같다.

야들야들하고 고소한 고니가 아주 끼깔나게 맛나다.


담백한 고니는 안 먹어본 사람은 모른다.

이 집의 복 요리는 고니에서 시작된다.



얼마 만에 보는 히레사케인가?

여기선 히레사케 잔술을 판다.

추운 겨울, 신주쿠 골목에 서서 히레사케 몇 잔을 선 채로 마시다 취기가 훅 올라왔던 기억이 났다.

하여튼 음식은 추억인 거다.



샤브샤브용으로 나온 복어.

회로 먹어도 되겠지만...


드디어 복 고니 시식이 시작됐다.

말로 설명이 안 된다.

고니가 다 그 고니지 뭐! 라고 하면 할 말이 없다.

맛보지 않으면 모를 그 맛을 어찌 알까?



때가 되니 복튀김도 나왔다.

알고 보니 복 코스요리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복튀김도 담백하니 맛있다.


병어구이가 나왔다.

복어 요리에 갑자기 웬 병어구이인가 싶었는데 짭조름하니 간도 좋고 술안주로 딱이다.

다음엔 꼭 술 마시러 간다!!!



샤브샤브 다 먹고 복 껍질과 뼈에 붙은 살도 뜯어 먹는다.

양이 제법 많아서 공복임에도 불구하고 배가 터질 정도도 먹었던 것 같다.



나오는 길에 보니 오래된 조리사 자격증 등이 걸려 있었다.

30년 넘은 곳인가?

매거진의 이전글 30년 맛집, 67탄-해운대 해운대밀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