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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Mar 17. 2023

124.영도다리 옆 항정살 맛집

부산 명소인 영도 도개교 옆 해안식품에서 질 좋은 항정살을 맛보다

누구는 내게 엄청나게 먹으러 돌아다닌다고 하더라만 절대 그렇지 않다.

어차피 하루 두 끼 먹는 거 한 끼라도 제대로 먹자는 의미로 안 가본 식당, 그중 제대로 된 맛집을 가는 편인 건데 바운더리가 좀 넓은 게 흠이라면 흠일 게다.

하지만 영도대교 옆 해안식품은 점심 미팅 때문에 다녀온 곳인데 점심식사로는 좀 과한 느낌이 없지는 않았다.

우리 어린 시절엔 서울에선 말 안 듣는 아이에게 청계천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는 농담을 했는데 부산에선 영도다리가 그 역할을 한 모양이다.



식당까지 가는 길은 영도대교를 건너 경찰서를 끼고 우회전해서 영도대교 아래를 지나가야 하는데 마침 영도대교 아래를 지나며 오랜 농담을 듣게 됐다.

영도대교는 개도교로 토요일에만 다리를 들어 올린다고 한다.

이벤트 성격인 거다.



<해안식품>이라는 상호가 전혀 매칭되지 않는다.

'식품'이라는 단어와 '고깃집'의 연관성이 보이질 않았다.

아무튼...

새로 지은 건물이라 그런지 식당이 너무 깨끗했다.

건물 창 밖으로 영도대교가 거침없다.

여기서 영도대교가 열리는 걸 한눈에 볼 수 있다고 한다.

토요일 정해진 시간에만 오픈한다고 하는데 언젠가 시간이 되면 구경 한번 가보리라.

사실 내 소설 <차도살인>에서 영도를 배경으로 쓴 부분이 있는데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롭다.

(소설 쓸 때만 해도 내가 부산과 이렇게 깊은 연을 맺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배가 고파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기본찬이 나오자마자 젓가락질을 하고 말았는데 장아찌류가 맛깔나다.



고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사진만 봐도 육질 수준이 괜찮은 편이라는 걸 알 수 있을 거다.

생고기 상태로만 봐도 그런데 불판에 고기를 구워보니 예상 이상이다.

신선한 고기와 파란 영도다리 밑 바닷가 풍경이 제법이다.

말이 필요 없다. 폭풍 흡입이다.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와 영도대교를 찬찬히 살폈다.

<影島大橋>라는 현판의 글씨체를 보니 오랜 역사가 물씬 풍긴다.

다리 건너에 롯데몰이 보이는데 저 건물도 곧 뭔가 새로운 건물로 신축한다고 들었다.



부산사람 절반은 여기 밑에서 주워 왔다고 하는데...

농담이지만 그렇다면 다들 형제자매인 것 아닌가? ^^

아무튼 예스러움이 많이 남아있는 곳인데 낚시를 즐기는 분들도 제법 많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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