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멋진 곳을 많이 안다.
안 가본 길을 가는 걸 좋아하는 성격 탓이다.
난 대체로 흔히 알려진 비경보다 사람 다니지 않는 숨은 곳을 많이 다닌다.
그런데 이곳은 낚시라는 목적에 의해 수시로 드나드는 곳인데 갈 때마다 다른 모습으로 나를 맞는다.
사람은 한결같아야 한다지만 자연은 한결같지 않다.
그래서 자꾸 찾게 되는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하는 걸 보면...
산에 미쳐 다닐 땐, 같은 길을 수백 번을 오르며 단 한 번도 같은 느낌이 없었던 걸 잊었던 모양이다.
성산 일출봉 아래 이 포인트는 날씨와 시간에 따라 항상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날 좋은 아침엔 잔잔한 수면을,
날 궂은 아침엔 성난 파도를,
날 좋은 밤엔 차분한 달빛을,
날 궂은 밤엔 암담한 구름을...
집에서 차로 5분이면 가는 성산 일출봉일진대 제주까지 가는 길은 왜 그렇게 멀고 먼 걸까...
제주에 가고 싶다.
오늘밤, 왜 그렇게 그리운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