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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Apr 20. 2023

30년 맛집, 86탄-부산 3대 치킨 거인통닭

설 모씨는 내게 말했다.

거인통닭은 프랜차이즈를 내지 않는 부산사람 누굴 붙잡고 물어도 단연코 부산 1위  치킨집이라고 했다.

프라이드 한 가지만 팔고 진주통닭에서 맛봤던 치킨의 마스코드 격인 닭똥집 같은 것도 없다고 했다.

거리도 거리지만 영업시간 등 까다롭고 가면 늘 줄을 서야만 한다기에 기회만 엿보던 차였다.

그런데 저녁식사로 치맥이 당긴다며 스마트폰을 보던 그는 환호성을 질렀다.


"미쳤다! 미쳤어! 거인통닭이 분점을 내다니!"

마치 있을 수 없는 일이라도 벌어진 양 호들갑이었다.

게다가 얼마 전 이사한 동네에도 분점이 생겼다며 자주 갈 듯하다는 늬앙스도 풍겼다.

그의 최애 맛집이라는 거인통닭.

비록 분점이라지만 부산 명물 3대 통닭 중 단연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거인통닭으로 향했다.



늦으면 줄을 서게 될지도 모른다는 중압감에 부리나케 달려간 거인통닭 서면점이다.

부전역 근처 뒷골목에 위치해 일부러 찾아가지 않으면 쉽게 발견하기 어려운 위치에 자리 잡고 있었다.

당연히 주차는 불가하다.

눈치껏 해결하고 곧장 식당 안으로 진입했는데 다행히 아직 만석은 아니었다.



내가 제일 먼저 들어가 프라이드 한 마리와 생맥주 500ml 세 잔을 주문했다.

치킨엔 생맥이 진리니까!

정말 오랜만에 생맥주를 마시는 것 같다.



벌써 한잔하고 자리를 뜨는 손님이 두 팀이나 있었고 잠시 후 미리 예약이 되었는지 단체 손님용 자리가 준비되기 시작했다.

우린 단체손님으로 인한 소음에 두려움을 느껴야 했다.



드디어 생맥주와 치킨이 나왔다.

파우더에 카레나 강황 같은 게 들어간 듯 색깔이 노릇노릇하다.

적당히보다 약간 바싹 튀겨진 듯했는데...



일단 매우 바삭한데 조금은 과한 식감이기도 했다.

뭔가 고개를 갸웃거리는 설 모씨!

하지만 난 처음 온 식당이라 딱히 이상한 점은 느낄 수 없었다.

 


세 명이 통닭 한 마리로 버틸 재간이 없으니 당연히 한 마리를 더 주문했는데 이번엔 반반통닭이다.



그런데 양이 만만치 않다.

우측 사진 위쪽 프라이드 중 오른쪽 것이 반반에 나온 건데 설 모씨는 이게 제대로 튀긴 거라며 본점의 맛이 그대로란다.

직원에게 조심스럽게 지적하는 설 모씨!

수작업이라 조금 다를 수 있어 죄송하단다.

아무튼 본점의 맛을 제대로 볼 수 있으니 다행이었고 앞으로 숙련되면 더 잘 튀겨진 녀석들이 나오지 싶다.



양념은 약간 매콤한 편인데 술안주로 제법이다.

요즘 양이 줄어 세 명이 저걸 다 먹지 못하고 남은 걸 포장해 왔다.

남은 건 며칠 후 홈맥용 안주로 쟁여 뒀다.



가인통닭의 독특한 점 한 가지가 더 있다.

다리를 이렇게 먹기 좋게 살을 발라 튀기는 듯한데 본연의 닭다리 살의 식감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모르겠지만 튀김 식감의 프라이드를 선호하는 사람에겐 이게 더 적합할 수도 있다.



치킨 가격이 참 사납게 오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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