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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May 15. 2023

전기차 배터리 잔여용량 강박증

이번에 제주도에 갔을 때 렌터카로 전기차를 빌렸다.

일단 공항에서 집까지 거리만 해도 45km라 연비가 좋은 휘발유 차량이라 할지라도 리터당 12km 정도로 보면 약 4리터 정도 소모된다고 봐야 할 거다.

요즘 제주도 기름값 기준, 약 7,000원 정도 된다고 가정하면 집에 콕 처박혀 있다가 왕복만 해도 15,000원 수준이다. (계산이 엉성하지만...)

배터리가 80% 충전된 전기차를 빌려 제주공항에서 성산, 성산에서 서귀포시, 서귀포시에서 고산, 고산에서 성산, 동네 몇 바퀴 정도 돌았더니 잔여 용량이 14%가 됐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엔 급속하게 소모되는 배터리 잔여량을 보며 불안함이 일기 시작했다.

비가 와서 어쩔 수 없이 에어컨도 켜야 했고, 와이퍼도 작동시켜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안개까지 껴서 전조등과 안개등까지 전기로 작동되는 대부분의 장치가 운용되고 있었다.

이미 지난번에 전기차의 문제점을 나름 심도 있게 체크했었기 때문에 전기차의 불안요소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는 하고 있었다.

나 같은 화석연료 차량을 쓰는 사람들에게 전기차는 아직 익숙하지 않아 두려운 이기가 분명하다.



이제 공항까지 가는 여정만 남았는데 충전해서 반납해야 하니 전기차를 렌트할 때마다 가던 소방서에 갔는데 충전기 세 개 중 하나는 충전 중이고 나머지 두 개는 작동 불능이다.

십 분 넘게 충전기와 씨름하다 포기하고 오조리사무소까지 가서야 충전을 시작할 수 있었다.

충전 중 오류가 나서 한 번 멈춰서 다시 같은 방법으로 충전 과정을 거쳤는데 약 10,000원 정도 들었다.

휘발유였다면 80,000원 정도 들었을 테니 전기차는 이런 부분에서 만족도가 높다.

문제는 80%까지 충전하는 데 무려 1시간 14분이 걸린다는 것이 치를 떨게 했다.

개선될 날이 머지않았겠지만...


앞으로 전기차 시장의 방향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하는데 어쩌면 그게 정답인지도 모르겠다.

전기차를 배터리로만 달리는 시대는 종료될지도...

엔진은 작아져서 발전기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한다.

발전기는 배터리를 충전하는 외의 기능은 없는 거다.

이미 현대자동차 등 굴지의 자동차 기업들도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하니 친환경이니 뭐니 하는 잣대의 문제만 해결된다면 좀 더 개선된 방식의 전기차를 출시하게 될 것 같다.

이미 쉐보레의 볼트가 이 기술을 선보인 적이 있다고 하고 인공 석유로 기존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등의 논란이 있다고 들었다.

세상은 항상 과도기에 놓여 있으니 변화하는 것이고 얼리어답터가 아니라도 따라가기 마련이다,라고 하는데 난 왜 항상 느린지 모르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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