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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Jun 04. 2023

144. 강남 한복판에서 제주흑돼지 냉삼을 맛본다

낮술 맞다.

마침 주말이기도 했고 업무상 얘기가 길어지는 걸 핑계 삼아 "낮술?"을 던지자 "조오치!"라는 즉답을 수신하고 몇 초도 지나지 않아 의자에서 엉덩이를 떼내고 말았다.

그렇게 낮술을 즐길 장소를 물색하던 중 딱 맞는 맛집이 있다는 분을 따라나섰다.

맛집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나의 심리를 꿰뚫고 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왠지 체인점 느낌이 풍겨난다 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검색을 해보니 몇 군데 있는 것 같다.

모두 직영점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 같은데 나중엔 프랜차이즈로 확장하지 않겠나 싶기도 하다.

오 오봉이다.

요즘 유행인가 싶을 정도로 자주 보니 식상하다.

그런데 오봉 위에 올려진 것들을 보니 관심이 증폭되기 시작했다.



멜젓(멸치젓)이 올려진 불판.

냉삼엔 역시 쿠킹포일이어야만 하는 걸까?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오봉 위에 있던 것들을 개별 촬영했다.
함께 간 사람도 내가 이런 행위를 하는 걸 이제는 더 이상 이상하게 보지 않는다



불판이 익자 냉삼이 나왔고 직원이 직접 냉삼을 구워준다.

생고기를 급랭한 고기 같다.



고기 옆에는 오봉 위에 있었던 김치와 양념된 야채들을 굽는다.

쌈을 싸서 먹어야 하나 생각했는데 이런 용도였구나 싶었다.



순두부찌개를 주문했는데 보통 고깃집에서는 된장찌개나 김치찌개를 팔지 않나?

독특한 조합이긴 하다.



이제 적당히 구워진 냉삼을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된다.

기름기 잘 빠진 냉삼구이 여러 야채들과 잘 맞는다.

둘 다 일 얘기로 시작된 낮술 자리라 업무적인 자리의 연속인지라 할 말이 많아 그런지 많이 먹진 못했는데 배고플 때 오면 아주 열심히 먹을 것 같다.



초심을 잃으면 귓방망이라 적은 것처럼 식당은 초심이 빠지면 절망이다.

맘에 드는 문구다.

청담동이라 그런지 연예인들도 몇 오갔을 거다.



이게 뭔지 궁금할 거다.

고기가 부족해 돼지껍질을 주문했더니 이렇게 굽는다.

아무래도 기름이 많이 튀는 부위라 이렇게 굽는 모양이다.



잘 구워진 돼지껍질 위에 양념을 얹어 이렇게 마무리하는데 원래 생각했던 돼지껍질 본연의 맛이 아니라 내 입엔 딱히 맞지 않았다.

이건 영동교집에서 개발한 돼지껍질 퓨전요리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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