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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Jun 04. 2023

145.양구에서 만난 뜻밖의 육개장 맛집, 파로호육개장

여긴 원래 파로호국밥집이라고 한다.

파로호육개장이라고 상호를 바꾼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거다.

부산에서 서울로 출장을 온 김에 주말을 이용해 친구들을 따라 양구로 라이딩을 나섰다가 아주 우연히 만난 맛집이다.

어떻게 보면 우연이라기보다는 우여곡절이 있어 도중에 라이딩에서 이탈한 친구가 인터넷을 뒤져 찾아낸 식당이라고 하는 편이 맞을 것 같다.

우리는 자차로 간 거라 원래 투어 라이딩의 주축이던 다른 일행들은 라이딩을 마치고 사우나를 갔다고 하여 친구 셋은 파로호국밥집으로 직행했다.



양구 시내는 크지 않아 거기가 다 거기다.

주말이라 공영주처장도 무료로 운영되기에 근처에 차를 두고 식당으로 들어섰다.

친구들이 미리 들어가 주문을 했는데 몇 안 되는 테이블이지만 거의 만석이었다.

주변 몇 테이블의 손님들이 육개장을 맛보는 모습을 보며 침을 질질 흘리고 있었던 우리들...

배가 고파서 왜 빨리 주지 않냐며 보챔을 할 정도였다.



배고픈 우리 몰골을 눈치챘는지 기본찬부터 내어 주는 외국인 직원.

메추리알을 거의 흡입하다시피 삼켜버린 우리들.

추가를 요청했더니 농담도 잘하는 외국인 직원.

결과적으론 메추리알을 네 번이나 추가해서 먹었는데 전혀 까다롭지 않아 미안할 지경이었다.

물론 김도 두 번 더 추가해 줬다.



맛집은 오래 기다려도 참으라 했다.

배가 고파서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게만 느껴졌지만 참는 수밖에...

음식을 먹던 손님은 이미 나가고 없고 우리를 포함 여섯 테이블의 손님들의 테이블엔 기본찬뿐이었다.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드디어 기다리던 육개장이 나왔는데 비주얼이 심상치 않다.

오오!!!!!

아직 맛도 보지 않았는데 감탄사라니...



그보다 더 나를 놀랍게 했던 건 육개장 내용물이다.

이건 뭐 거의 엄마가 해주신 육개장 수준 아닌가?


그런데 전달할 수 없는 정말 감동스러운 게 있다.

내가 그래도 제주도에 집이 있는 자로서 고사리를 직접 꺾어 요리를 하는 편이라 고사리에 나름의 자부심을 갖고 있는 편인데 여긴 고사리의 식감을 제대로 살린 집이라고 장담할 수 있다.

더군다나 쌀국수 요리를 먹을 때 가장 까다롭게 보는 게 숙주 식감인데 육개장에 들어간 숙주의 식감이 예사롭지 않다.

여느 이름난 쌀국수 유명 맛집은 명함도 내밀지 못할 정도라고 해도 될 것 같다.

정말 감동스러웠다.

나만 그랬다면 배가 고파서 그랬다고 할 수 있겠지만 세 명 다 같은 의견이었으니 할 말이 없다.



빨간 국물은 매울 것 같았지만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이런 국물은 짬뽕 버금간다.

결국 몽땅 마셔버리고 말았다. ㅎㅎ

살은 언제 뺀단 말인가?


나오는 길에 주방을 보니 오오!!!!

육개장 국물이 들어가지 않았어도 양이 어마어마하다.


온라인서는 7천 원으로 알고 갔지만 실제는 9천 원이었다.

하지만 전혀 비싸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강원도 양구의 아주 제대로 된 맛집이라고 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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