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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파고 Jun 04. 2023

49. 친구들과 양구-인제 펀치볼 시래기마을 라이딩

내게 양구는 아주 징그러운 곳이다.

다시는 가지 않겠노라며 이를 갈던 양구.
이십 년도 넘은 옛 기억 속엔 차를 몰고 위아래로 좌우로 구부렁거리는 국도였다.

내겐 너무 멋진 곳으로 기억되던 곳이었지만 자전거로 다니기엔 너무 길어 징그럽고, 홀로여서 징그러운 양구로 각인된 곳이다.

그런데 이번엔 그 멋진 양구를 친구들과 함께 다녀왔다.

게다가 이삼 년 만에 만난 친구의 친구이자 기껏 몇 번 뿐이었지만 라이딩을 함께 했었던 리더 덕분에 즐거운 라이딩을 하고 돌아올 수 있었다.

이젠 아주 착하게 운전하는 편이지만 스피드를 즐길 땐 인제에서 양구를 거쳐 돌아오는 코스를 즐기는 편이었다.

그 코스를 자전거를 타고 달린다는 게 나에겐 나름의 묘한 매력이 느껴졌다.

게다가 매력 넘치는 친구들과 함께라니 더할 나위가 없다.



나도 저런 예쁜 몸매이고 싶다.

하지만 난 운동 후 맛난 걸 먹고, 한잔 마시는 즐거움을 놓을 수 없어 역시 동그란? 둥그런 복부를 유지하고 있다. ㅋㅋ

이번 라이딩에서 업힐 밀바를 경험한 분은 이해하시겠지만 난 그렇게 다녀도 살이 안 빠진다. ㅠㅠ



초반엔 딱히 사진을 촬영하진 않았다.

객으로 따라간 팀이고 라이딩 스타일을 몰라 5미터 정도 떨어져 맨 뒤에 달렸다.

평소에도 혼자 달리는 편이라 달라붙어 피를 빠는 라이딩을 좋아하지 않는지라 일부러 간격을 유지한다.

있으나 마나 한 팀원이라고 해야 할까?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 대비된 컬러 때문인지 가을 아닌가 싶을 정도로 날씨가 너무 좋았다.

그냥 따라 달렸다.

혼자 다닐 땐 초행길에 길을 잃을까 노심초사였는데 뒤따라 달리니 길을 잃을 걱정이 없어 마음이 가벼웠던 것 같다.



저 산을 타고 올라갔다가 내려왔다는 게 실감이 가지 않는 느낌이다.

여럿이 다니니 보급도 많다.

혼자 탈 땐 잘 쉬지도 않고 보급도 거의 없다.

여럿이여서 좋은 게 이런 건가 싶기도...

아침, 점심 다 굶고 저녁 8시나 되어야 식사를 하던 내 라이딩 스타일에 비하면 완전 천국이었다.

케어받는 느낌이랄까? ㅋㅋ

이 글을 빌어 감사드립니다. ^^

여긴 사진 중엔 없지만 사진에 열혈이라는 상희 군을 위해 나름 각도 세워 봤다.

네가 몰라서 그렇지 오빠가 사진 오래 찍은 사람이란다.

1990년부터 SLR 시작했고 정식으론 니콘 FM2에서 시작해서 오두막2에서 접었지만 말이다.

(요즘 카메라 메고 라이딩하는 사람들이 부럽긴 하다.)



옹벽 기술이 세계적 수준이라는 대한민국의 결실을 지난다.

역시 대단하다.



달리며 촬영한 사진이라 개판 오 분 전이지만 그래도 좋다.

올여름엔 여기서 캠핑을 할지도 모르겠다.

평소엔 차에 킴핑 장비를 싣고 다니기 때문에 라이딩을 마치고 여기서 잘 상황이었지만 친구 둘이 동승했기 때문에 다음 기회로...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강원도는 역시 물이 맑다.

어딜 가도...

게다가 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면 절로 힐링이 된다.

계곡에 발 담그다 가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기도 했던 코스였다.



인제에서 양구로 돌아오는 길엔 딱히 볼 게 없었지만 푸른 숲과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은 찌든 가슴을 한껏 세탁해 주려 노력하는 듯했다.

역시 여럿이 다니는 라이딩은 추억이다.

다만 끝까지 함께하지 못했던 게 아쉽긴 했다.

다시 부산에 내려가면 또 혼자 라이딩을 하게 될 텐데...

그저 아쉽기만 하다. ㅠㅠ



도발하지 않고 아주 천천히 달렸다.

가끔 미친 척하고 타긴 했는데 동그란 배 때문에 쉽지 않다.

배를 네모나게 만들 수도 없고 ㅋㅋ


기어 트러블로 인해 중도에 접고 끝까지 함께하지 못했지만 스트레스 누르고 잘 참아준 친구에게 고맙단...

오래간만에 서울 출장 온 나에게 이런 행운의 라이딩을 안겨줘 고맙다네. 친구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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