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약속이 있어 넉넉하게 시간을 두고 길을 나섰다.
시간대 오류가 적은 대중교통으로 갈아타는 구간 등 꼼꼼하게 체크하고 지하철 입구로 들어섰고 열차가 들어오나 싶어 속도를 높였다.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는 게 보였다.
뛰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스러웠다.
그렇게 짧은 고민 끝에 탑승을 포기하고 걸음을 늦췄는데 이상하게도 지하철 출입문이 닫히지 않았다.
탈 수 있을까?
애매한 고민의 순간이었다.
갈팡질팡 하는 중 내가 출입문 앞에 도착하고서야 문이 닫히고 말았다.
겨우 일이 초 정도 머뭇거린 사이 지하철을 놓친 거다.
말 그대로 간발의 차이였다.
삶에서 이런 일은 의외로 흔히 일어나곤 한다.
머뭇거리는 사이 나의 인생은 내가 원치 않았던 방향을 향한다.
순간의 판단이 생사를 가르게도 한다.
지금 이 순간, 별 것 아니라고 느껴지는 하찮은 행위 하나도 언젠간 후회스러울 지도 모른다.
매사에 충실하고 성실하려는 작심이 없다면 한 번의 숨결조차 아쉬울 수 있다.
인생을 조바심 내며 살 순 없겠지만 멍청하게 시간이나 때우며 삶을 낭비하는 건 후회로 직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