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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맛과 양은 기본, 후한 인심, 용산 돼지김치찌개

by 루파고

벌써 다섯 번째인가?

용산에 터를 잡고 근처 맛집을 찾아다니고 있는데 그중 상춘상회는 최다 방문한 식당인 것 같다.

처음 갔을 땐 무려 20분을 기다렸었다.

우리만 모르고 있었던지 미리 예약을 하고 가지 않으면 웨이팅 신세를 면할 수 없는 식당이었던 거다.

기다리는 걸 싫어하지만 설마 설마 하며 기다린 게 이십 분이었다. ㅎㅎ

오래 기다린 우리에게 미안하다며 양을 한껏 내어 주었는데 원래 양이 많다.

시큼한 묵은지와 돼지고기는 그야말로 꿀조합인데 맛은 또 얼마나 기가 막힌 지...

간판과 실내 인테리어에서 느껴지던 억지스러운 노포식당 풍은 거의 의미가 없어 보였다.


언젠가 저녁에도 가볼 생각인데 다른 메뉴는 어떠려나...



김치째개와 고추장불백은 점심특선이란다.

처음 갔을 땐 우리가 막차라 우리보다 늦게 온 손님들은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



원랜 고깃집이다.

돼지갈비와 생갈비가 주력인 듯.

고기 구우러 꼭 와봐야 하겠다는...



10분 전에 예약을 하고 갔더니 이미 우리 자리가 차려져 있었다.

시간 절약!

두 번째 방문 땐 이미 우리 얼굴을 알아보던 사장님.

엄청난 센스가 아닐 수 없다.

맛도 맛이지만 그런 게 엄청난 매력 아닐까 싶다.



우린 김치찌개 3인분과 고추장불백 1인분을 주문했는데 불백 양이 엄청나다.

불백 1인분에 불과한데 쌈채소와 마늘도 한껏 내어주는 인심.

단골 안 될 수 있는 방법이 없을 거다.



어릴 땐 이게 뭐라고 형제들과 다퉜는지...

노포 인테리어와 가장 잘 어울리는 반찬 아닌가 싶다.



라면사리도 2개.

네 명이 이걸 다 먹을 수 있을까 싶었지만 대식가 한 사람이 있어서 다행임.



뭐니 뭐니 해도 단연코 김치찌개가 하이라이트였다.

시큼한 묵은지.

푸짐한 돼지고기.

아낌없이 넣은 두부.

두부도 거의 한 모가 들어간 것 같았다.

흉내 내기에 급급한 대개의 김치찌개와는 수준 자체가 다르다.

해장에도 딱인데...



돼지불백은 조금 달달한 편인데 단 음식을 선호하지 않는 사람에겐 호불호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쌈을 싸서 먹으면 이게 또 더없는 궁합.

청양고추도 양껏 주시는데 추가로 달라고 하지 않아도 바구니가 비기도 전에 채워 주신다.

심지어 마늘 역시 비는 걸 보지 못하는 사장님.

대단한 관찰과 부지런함이 단골을 만드는 것 같다.



이상하게 상춘상회 갈 때마다 배가 터지겠다는 말을 하며 나온다.

조절이 안 된다.

다이어트 중이라면 절대 가지 말라고 조언하고 싶다.

충동이 아니고 그냥 꾸준히 먹게 되는 이상한 김치찌개다.

라면 끓일 때 추가로 넣는 육수 때문일까?

아직까지 양푼 바닥을 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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