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러티브

by 루파고

소설(이야기)의 베이스는 인간의 근본을 찾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웨스트 월드, 왕좌의 게임

두 미드 모두 인간의 본질을 추구하는 것이 이야기의 근본이다.

이야기를 꾸미려면 공감할 수 있는 철학적 기반을 두고 많은 이야기들을 적층해야 한다.

거의 두 달 가까이 열심히 쓰던 소설 두 편을 손에서 놓았다.

내 글의 한계를 다시 실감했기 때문이다.

몰아보기 시작한 HBO의 웨스트 월드 때문이다.


소설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결론은 독자의 몫이다.

깔끔하게 정리해서 뭔가 부족한 듯싶은 마무리를 하려는 작가도 있겠지만 말이다.

서론은 다분화, 세분화하여 다양성을 유지하여 독자의 상상에 불을 붙여야 한다.

중론의 디테일하게 상황을 설명하여 상상에 다양한 가지를 생산해 내야 한다.

결론은 짓되, 작가조차 의도하지 않았던 미지의 결론을 상상할 수 있는 독자의 권리를 빼앗으면 안 된다.

어쩌면 이런 건 관련 학과에서 배울 부분일 텐데 나는 전혀 아는 바가 없다.

정식으로 글쓰기를 배운 적이 없기에 기반 지식의 부재 때문일 것 같다


웨스트 월드를 보다 보면 중간쯤부터 내러티브라는 단어를 자주 언급한다.

이야기의 중심에 내러티브가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물론 내러티브 없는 이야기는 존재하지 않으며 그것이 없으면 이야기 자체가 무의미하지만 여기서는 이야기 속에서 가짜 인간인 호스트-작가-인간의 복잡한 관계가 독자의 다양한 추리를 생산한다.

이야기 속에서 등장하는 개성 넘치는 수많은 캐릭터들의 상호 간의 관계를 수많은 이야기를 만들고 또 그것을 가지고 새로운 이야기와 관계를 엮어 나간다.

뻔한 결말이 그려지는 막장드라마와는 달리, 이런 영화나 드라마가 세계적인 평가를 받는 이유는 독자의 폭넓은 상상을 뒤엎는 극적인 전환을 이루기 때문일 것이다.

이 참에 내러티브에 대해 공부하고 넘어가자.


내러티브란?

실제 혹은 허구적인 사건을 설명하는 것 또는 기술(writing)이라는 행위에 내재되어 있는 이야기적인 성격을 지칭하는 말. 시간과 공간에서 발생하는 인과관계로 엮어진 실제 혹은 허구적 사건들의 연결을 의미하며 문학이나 연극, 영화와 같은 예술 텍스트에서는 이야기를 조직하고 전개하기 위해 동원되는 다양한 전략, 관습, 코드, 형식 등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쓰인다. 내러티브는 관객들에게 펼쳐지는 내용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을 제공하고 이를 기초로 어떤 사건이 벌어질 것인가를 예측하게 해준다. 그럼으로써 어떤 사건이나 감정의 발생이 어떻게 가능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전개 과정을 보여 주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내러티브 영화는 이러한 전략을 ‘현실’ 세계를 재생산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데 이 과정에서 관객은 영화와 현실을 동일시하게 된다. 다소간의 이견이 존재하지만 영화에서 내러티브는 동일시를 위한 수단이다. 영화의 기본이 되는 내러티브 구성의 원리는 오랜 기간의 실험과 검증을 거쳐 만들어진 ‘고전적 할리우드 내러티브 양식’(classical hollywood narrative style)이다. 이는 할리우드가 정식화한 내러티브 구축 스타일을 지칭한다. 할리우드식 내러티브는 장르를 막론하고, 이야기가 단계를 밟으며 점진적으로 상승해 완결된 결말을 갖는다. 1920~1930년대 할리우드에서 공고히 굳어진 고전적 할리우드 양식은 관객들이 가장 편안하게 영화를 볼 수 있도록 구조화된 스토리텔링의 메커니즘을 작동한다.
동일화에 기반을 둔 스토리의 선형성(linearity)과 안정성(stability)이 핵심이다. 이런 까닭에 자연히 영화적인 모든 요소는 스토리 전개에 복무하도록 짜여진다. 할리우드 영화는 스타일이 내러티브에 종속된다 하여 ‘고전적 내러티브 영화’라고 부르기도 한다. 내러티브 전개는 인과관계를 동력으로 전진하며 이들의 연쇄는 새로운 원인이 되고 새로운 결과로 이어진다. 우연성은 철저히 배제되며 그럴듯한 이야기와 사건으로 관객에게 몰입을 유도하는 것이 또다른 특징이다. 캐릭터는 일관성을 갖고 타인과 뚜렷이 구별할 수 있는 성격화된 인물로 확실한 목표를 향해 움직인다.
할리우드에서 이 같은 내러티브 구조를 바이블화한 것은 오랜 경험을 통해 이러한 메커니즘이 관객들로 하여금 가장 안정적으로 영화에 몰입할 수 있게 한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고전적 할리우드 스타일에 대한 이론이 확립된 후 이에 대한 새로운 해석들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영화에서 내러티브, 즉 서술 구조는 영화 언어에 종속되는 부차적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영상, 음향, 몽타주(montage)를 모두 포괄하는 영화 언어를 통해 달성되는 것이라는 견해가 그중 하나이다. 이러한 견해에 따르면 내러티브는 이야기를 전진시키기 위해 동원되는 드라마상의 장치들뿐 아니라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 필요한 미장센(mise-en-scene), 카메라 워킹, 조명, 배우 등 스타일상의 요소들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으로 확장된다. 즉 이야기는 이야기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그것을 뒷받침하는 형식의 지배를 받는다는 것이다.
영화 서사학자인 제라르 주네트(Gerard Genette)는 ‘디제시스’(diegesis)라는 용어로 이러한 개념을 설명했다. 그는 특정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사건의 연쇄와 그 사건들의 다양한 관계를 디제시스라고 정의한다. 그러므로 디제시스는 스크린 위에 투사되는 이야기뿐 아니라 시각적으로 영화를 구성하는 요소들을 모두 포함하게 된다. 영화 이론가들은 할리우드의 지배적인 이야기 서술 방식에 대항하기 위해 고안된 파괴적이고 비선형적인 영화들, 분열적인 이야기를 늘어놓는 영화들의 스타일을 ‘대안적인 내러티브’라 불렀다. 이렇듯 영화에서 내러티브는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구조화되느냐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불리고 있다.
- 출처 : 네이버 사전에서




배움이 부족하다는 걸 새삼 느꼈다.

멋진 이야기의 틀은 넓은 지식과 통찰에서 나온다.

어떤 작가는 구상한 것들을 완벽하게 만들어 놓고 글쓰기를 시작한다고 하던데 나는 큰 틀을 짜고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내러티브를 짜는 편이다.

큰 틀이 깨지지 않기 때문에 주요 시나리오는 변하지 않지만 나 스스로 만들어낸 해괴한 설정 때문에 이야기를 복잡하게 끌고 나가기도 한다.

운이 좋아 속 시원히 해결되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경우 머리를 싸매고 며칠이고 머리를 쥐어 뜯기도 한다.

그래서였던가?

글을 쓰기 시작한 즈음부터 머리숱이 줄어든 것 같기도 한데...

아무튼 공부는 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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