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글이 좋다고? 무슨 개떡 같은...
스스로 수도 없이 되뇌는 말이다.
원하든 원치 않든 듣기 좋은 말만 들리는 건 어쩔 수 없다.
지금보다 더 초보일 때 더욱 심했다.
누가 이런 말을 하면 표정 관리가 어렵다.
그럼 두 가지 반응이 나온다.
하지만 속으로는 뿌듯하다.
여기까지가 지난날의 내 모습이다.
물론 지금도 거기서 크게 벗어나진 못했지만 조금은 성장했다는 걸 알게 됐다.
벼가 익으면 고개를 숙인다고 비유했던 조상님들의 말씀.
하지만 이 망할 놈의 자뻑은 고개를 숙일 줄을 모른다.
두 가지 반응 속에는 자뻑이 극에 달한다.
내 안에 분명히 두 자아가 형성되어 있음을 느낀다.
오래전 <기획은 이형식이다>라는 책을 읽다 맘에 드는 부분이 있어 촬영해 둔 게 있다.
"문제를 해결하는 첫걸음은 문제가 있다는 걸 인식하는 것이다."
기획에 대한 책에서 인용된 글이지만 따지고 보면 소설 역시 기획이라 공감을 형성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의 나는 소설을 쓰기 위한 기획서 같은 걸 쓰지 않는다.
첫 소설에는 주제와 소재를 정하고 장황한 기획서를 작성한 후 거기에 맞춰 글을 썼다.
두 번째 소설은 간단한 기획서를 쓰고 두 번 다시 쳐다보지 않았다.
이미 머릿속에 정리가 된 것이다.
그 후엔 기획서를 쓴 적이 없다.
이미 소설의 처음부터 끝까지 뇌에 기록되어 수시로 꿈틀거리며 진화했다.
글을 쓰면서 진로가 바뀌기도 하고 무게중심이 옮겨가기도 했다.
새로운 캐릭터가 추가되기도 하고 생각지도 않았던 엉뚱한 소재를 건드리기도 했다.
누가 인정해주기를 바라고 쓴 글들은 아니다.
하지만 자뻑이란 놈이 가세하면 욕심의 무게가 날로 늘어났다.
지금도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한 상태라는 걸 인지하면서도 벗어나지 못한다.
누군가 조금만 칭찬해줘도 표정이 변하는 걸 감출 수 없다.
그게 독이라는 걸 알면서도 한 입 삼키고 마는 우둔함이다.
나를 버리자고, 나를 버리라고 그렇게 스스로를 누르지만 그게 내 생각처럼 되지 않는 게 안타깝다.
아직 멀고 멀은 것이다.
진정 작가의 길은 고난하다.
나라는 1인칭의 가두리 안에서 얼마다 치대고 싸워야 할까?
기획자라면 이 책을 모르는 사람이 없으리라.
제목부터 섹시하지 아니한가?
이 틀 대로 표현하자면.
라고 표현해볼 수 있겠다.
물론 소설은 OO다,라고 많고 많은 2형식 표현이 있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공부만이 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