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본 것은 그림이 되고
그가 들은 것은 음악이 되고
그가 느낀 것은 시가 되고
그가 만진 것은 조각이 되고
그가 다녀간 곳엔 희망이 일고
그가 매만진 것엔 사랑이 싹트며
그가 어루만진 곳은 상처가 아문다.
천재를 만나보면 안다.
분명히 나와 같은 것을 보았음에도 입이 떡 벌어지게 하는 생각을 하며 다른 것이 세상에 나온다.
그런 천재가 내 주변엔 두 명이나 있다.
그들이 단지 문학에만 두각을 드러내는 거였다면 딱히 부러움을 느끼거나 하지는 않을 텐데, 그들은 다방면에서 일반인들이 상상도 할 수 없는 수준의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다.
게다가 인성 또한 흠잡을 데가 없다.
난 천재성이 없는 작가다. (작가가 맞긴 할까?)
모를 땐 몰랐지만 천재가 부럽다는 생각을 한 건 처음이었다.
요즘엔 농담처럼 이제 절필할 때가 온 것 같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튀어나오곤 한다.
아주 가끔은 나의 글쓰기 능력을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럼 나는 '그저 생각나는 대로 써 내려갈 뿐입니다', '생각을 문자로 변환시킨 것일 뿐 글을 쓴다는 생각을 하진 않습니다', '자주 쓰다 보면 글쓰기 실력은 향상될 수 있어요'라고 답한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
다른 작가들이 쓴 작법 관련 서적들을 봐도 연습이 답이라는 결론에 도달해 있지만 노력 대비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희망이나 미련을 버리고 노력을 중단하게 된다.
어쩔 수 없는 거다.
글쓰기 자체가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거나 하는 게 아니니까 말이다.
그러니 아주 솔직히 말해서 지금 나의 글쓰기 능력(?)이 아무리 허접할 지라도 어떻게든 내게 주어진 능력일 수도 있는 거다.
다리를 다쳐보니 부족한 사람들의 불편함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번 사고는 온전함의 소중함을 일깨워준 경험이다.
비록 이렇게 비천한 수준의 글쓰기 능력일지라도 나에게 이런 능력이라도 없었다면 이런 생각 자체도 글자로 늘어놓지 못하고 있을 거다.
종교가 없는 내게도 단번에 기억나는 구절이 있다.
매사에 감사하라!
어쩌면 눈을 감을 때까지 자신의 능력에 만족하지 못하는 인간이란 존재에게 있어 가장 필요한 구절 아닐까?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은 세상 그 무엇으로도 만족할 수 없을 것 같다.
이제라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려 노력하려 한다.
자신의 생각을 글에 담고픈 사람이 세상의 얼마나 많을까?
그런 생각을 곧장 실천에 옮길 수 있다는 것만 해도 축복받은 일이다.
내 비록 모든 것에 온전하다고 할 순 없지만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자족하며 살기로 했다.
부족하다 생각하면 영원히 채울 수 없으니까.
비워야 채울 수 있다고도 하는데 굳이 가득 채우려는 욕심을 내려놓으면 마음이 한결 편해질 것 같다.
글은 이렇게 쓰고 있으면서도 아직 나 스스로를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는 내게 천재성이 없다 할지라도 만족하며 사는 게 정신건강에 이롭다는 것쯤은 알 것 같다.
그래서 절필하겠다는 정신 나간 소리 따윈 집어치우고 생각나는 대로 주절거리며 살아야겠다.
언젠가 공감이 되는 좋은 글을 쓰게 된다면 누군가의 심금을 울리는 잘 쓴 글이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