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멸의 길, 최저가의 유혹
한미글로벌 김종훈 회장의 저서 <프리콘>을 읽다
한미글로벌 김종훈 회장은 그의 저서 <프리콘>에서 이렇게 말한다.
가격만 보고 삼성폰과 중국 브랜드 폰을 놓고 고민할 사람이 있겠느냐고 말이다.
애플과 삼성이라면 독특한 차이점을 들어 고민할 여지가 있겠지만 이건 전혀 다른 이야기인 것이다.
그는 건설도 같은 거라고 말한다.
최저가 입찰이 가진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하는 거다.
이미 영국의 CE(Constructing Excellence)에서는 최저가 입찰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방지하는 제도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는 우리나라 프로젝트들이 성공하는 것보다 실패하는 경우가 더 많은 이유가 최저가 입찰의 유혹이라고 말하고 있다.
벌써 십 년 정도 된 일이지만 나 역시 롯*와 업무를 추진하게 된 적이 있었는데 역시 악명 높은 이유를 실감한 적이 있었다.
분명 그들이 내 회사를 콕 집어 계약하길 원했지만 회사 업무 구조상 최저가 입찰을 고집하는 그들은 동종업종 두 개의 업체를 선정해 입찰에 참여시켰다.
당시 내가 직접 입찰 가격을 정했는데 대기업과 일해사 커리어를 만들 생각은 없었던 나는 회사의 이윤을 가감 없이 산정해서 입찰에 참여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입찰 결과는 발표하지 않았으며, 담당자에게서 다시 연락이 왔다.
우리하고 일하려고 만든 업무인데 신경 좀 써 달라는 거였다.
최저 가격은 얼마가 나왔으니 그 수준에서 조금 더 낮춰 달라는 거다.
난 당연히 재입찰에도 같은 금액을 넣었다.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담당자는 같이 일하지 못해 아쉽다고 했었지만 난 후회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는 시대를 역행하는 허접한 결과를 초래했는데 나는 뻔히 예상했던 거다.
나중엔 삼* 하청업체에서도 연락이 왔었지만 이미 롯*를 통해 대기업의 행태를 보았기에 내가 거부하고 말았다.
다들 나에게 바보 같은 짓이었다고들 한다.
대개 대기업과 일하는 건 레퍼런스를 쌓기 위한 건데 찾아온 복을 걷어차느냔 거였다.
만약 수주했다면 어땠을지 생각해보긴 했다.
모르긴 해도 아마 퀄리티 때문에 적자를 감수했을 것이 분명하다.
수주한 업체는 우리 때문에 고생 좀 했을 거란 정도는 예상할 수 있었다.
없던 실력이 갑자기 생기는 건 아니니까 말이다.
기업의 눈높이는 이미 높아져 있었는데 그 수준을 맞추기란 어려운 일이었을 거다.
한미글로벌 김종훈 회장의 말처럼 최저가의 유혹은 스스로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길이라는 걸 절실히 공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