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시장 골목길을 지나는데 오랜 아련함이 가슴을 짓눌렀다.
멀지 않은 곳에 나의 눈길을 끄는 누런 절벽이 지난날의 기억을 후벼 판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아무리 뛰어도 지칠 줄 몰랐던 젊디 젊은 시절, 나는 저놈의 벽에 매달려 생명을 불태웠었구나.
뭉클하단 표현 가지고는 어림도 없다.
빨래골, 국립4.19묘지, 화개사입구, 수유사거리, 우이동.
인수봉......
한동안 일에 치여 강남 한복판의 빌딩 벽만 보다 마주친 인수봉이 나를 기다렸다는 듯 웃어준다.
이놈의 동네는 변함없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걸까?
오랜만에 찾은 내가 놀라지 않도록 변하지 않으려 노력했던가 본데,
그동안 나만 변하고 말았구나 싶다.
정인의 <오르막길> 가사가...
이제부터 웃음기 사라질 거야 가파른 이 길을 좀 봐 그래 오르기 전에 미소를 기억해두자
오랫동안 못 볼 지 몰라
완만했던 우리가 지나온 길엔 달콤한 사랑의 향기 이제 끈적이는 땀 거칠게 내쉬는 숨이
우리 유일한 대화 일지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