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팔려나갔는지 따지면 딱히 할 말은 없지만 어쨌건 지금까지 출판된 소설이 8권이다. 원하는 건 아니지만 작가라는 간지러운 호칭이 붙었고 딱히 원하지도 않는다. 아직은 글쓰기보다 일이 더 재밌는 건 사실이니까. 나는 제일 친한 친구 녀석에게 처음 출판된 책부터 지금까지 한 권도 빼지 않고 선물했다. 그런데 녀석의 한마디에 순간 넋을 잃었다.
"이번엔 읽어볼게."
"응?"
이 황당한 대화를 어찌 해석해야 할까? 좋아하고 아니고는 상대적인 거니까 잣대를 댈 수 없고 기껏 내 글을 읽고 아니고의 문제로 선을 그을 수는 없지만 어쨌든 일방적인 우정이었던 걸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 순간이었다. 아무튼 이러나저러나 상관은 없지만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한편으로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대체 이건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이 녀석도 나름 글을 쓰던 준문학도였기 때문에 내 글을 읽고 어떤 평을 할지 고민했던 적도 있었는데 8권이 소설책이 나오기까지 딱히 어떤 표현을 하지 않았던 것에 고마웠던 게 아닐까?
책을 쓰고 출판된 책이 나오기까지 작가의 마음은 경험해보지 않은 알 수 없다. 입이 몽땅 부르트고 책이 손에 도달하기까지 하루하루 가슴을 졸이는 시간을 버텨내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모를 것이다. 생각이 꼬리를 물자 내게 책을 선물 받은 사람들 중 과연 책을 읽어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으로 이동했다. 어쩌면 친구 녀석이 솔직했던 게 아닌가 한다. 매번 출판이 되면 출판사에서 20~30권 정도의 책을 내게 보내주는데 대체로 내 손엔 한 권 정도만 남고 모두 선물하고 마는데 후담을 듣는 건 어려웠던 것 같다. 재미가 없어서일까? 여러 생각이 마리를 휘젓고 다녔다. 결론은... 아직 글쓰기 실력이 저급하구나 하는 걸로 마무리했다.
그나저나 쓰다 만 <춘자의 취미생활> 초본을 출판사에 보내드렸는데 서론부가 흥미롭다는 회신이 있었다. 역시 예상했던 대로 뒷부분은 싹 뒤집어버리기로 했다. 이번 소설은 출판사와 함께 기획하는 소설이 될 것 같다. 불이 붙으면 기똥차게 빨리 쓰는 편인데 요즘엔 머릿속 공간에 여유가 많지 않은 건지 선뜻 손이 가질 않는다. 작정만 하면 한 달 안에 쓸 수 있는데 말이다.
누가 읽어도 흥미롭고 재밌는 소설을 쓸 수 있기를...
자족하지 말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