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꺼내보이라는 건지.
말 한마디가 나오지 않는 뻑뻑한 금요일 밤.
너 잘못이 아니라고 끊임없이 위로받고 싶었다.
떠오르는 사람들이 한둘 있었지만, 그만 괴롭혀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떤 건 꼭 그때 할 수 있는 말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 못하게 되기도 하고 마음이 변하게 되기도 한다. 그리고 오랫동안 넣어둔 어떤 말들은. 그에 대한 혀도, 생각도 굳고 마음도 닫힌다.
짧게는 몇 달전부터 길게는 10년 넘게 이렇게 저렇게 엉킨 내 이야기들을 제대로 나눈 적 없었다. 어디서부터 꺼내야 할지도 모르던 때에, 어설프게 마음을 말하고 또 이야기하는 것을 제지당하다 보니. 이제는 상대가 불편한 기색을 보이는 순간마다, 내가 뭔가를 말하려고 할 때마다 공포감이 든다. 분명 곱씹으면 말해줄 수도 있을 텐데, 생각해내는 과정이 고통스럽다.
정도가 꽤 심하다. 머리가 하얗고, 숨을 잘 못 쉬겠고, 내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뭘 말하고 있었는지도 잊은 채 울컥울컥 하는 것이다. 뭐가 떠올라 슬픈 것은 아니었다. 현재를 이야기해야 함에도, 떠올리기 싫은 어떤 것들이 물귀신처럼 엉켜 올라오는 거 같았다. 내가 외면하는 그 것들은, 내가 지금은 감당할 수 없는 것인가 보다. 아, 나 요즘 그래도 잘 살아나가고 있었는데 다시 휘청거리는 내가 밉다.
누군가의 따듯한 마음에 파묻혀 펑펑 울고 싶었다. 그 누군가들에게 오늘은 내 옆에 있어달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다시 한 번 마음을 접고 뜨끈한 전기장판 위에 몸을 뉘었다. 역시 내방은 너무 좋다. 고요하고 어두운 방에서 잠들고 깨고 울었다. 시간이 좀 더 필요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