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by 이노루

1.

친구를 만나고는 괜찮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나는 촉이 좋은 사람이니까 알 수 있다.

물론 내 촉은 미래를 맞추는 그런 류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강한 확신이 들었고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다.


2.

아무렇지도 않게 일상을 이어갔다. 어쩌면 평소보다 더 아무렇지도 않게.

주변 사람들에게 기도해달라고 말하면서도, 친구에게도, 또 다른 친구들에게도 알라신 타령을 하며 웃었다. 걱정이 되는 한편에도 괜찮을거란 생각엔 변함이 없었다.

할 일을 계속 이어나갔고, 감정에 변주도 없었다. 굳이 말하자면 즐거운 상태였다.


3.

아무일도 없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전화를 할까 망설이다, 다시 가방에 폰을 집어 넣었다. 이따금씩 아침에 보낸 카톡을 읽었는지 확인했고, 차라리 읽지 않음에 감사했다.


갑자기 이름 모를 전화가 왔다. 뜸을 들이는 남자의 말에 심장이 내려 앉았다. 길에 서서 울어버렸다. 잘못 걸려온 전화였다.


3-1.

병원을 나설 때 왜 동생에게 연락처를 받아두지 않았을까.

그보다..

왜 손 한번 따뜻하게 잡아주지 않았을까. 집에가기전에 한번 안아줄걸. 궁금한 것들 더 많이 물어볼걸. 괜찮을거라고 5번쯤 입으로 말해줄걸.


우리한테 그런건 어울리지 않는다 ㅋ


4.

무슨 일이 있다면, 되려 어떻게든 연락이 오겠지.

다시 일상을 이어간다. 어쩌면 더 꽉꽉채워서. 어서 일어나서 눈을 뜨고 내 뻘글을 읽어줬으면 좋겠다. 왜 이리도 오만하게 아무렇지 않은 척이냐고 비웃어주었으면 좋겠다.


5.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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