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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노하 Norway Dec 09. 2023

에세이를 이렇게 써보세요. #1.2

글쓰기 모임, 매거진 N'a - 에세이 작가를 소개합니다.

나는 글 잘 쓰는 언니와 남동생 사이에서 존재감 없는 어린 시절을 보냈다. 셋째 딸은 예쁘기도 했고, 말 그대로 선도 안 보고 데려간다는 셋째 딸이고 막내딸은 막내라 귀염을 많이 받았다. 나는 허약하고 책만 보는 언니 밑에서 씩씩한 둘째 딸이었다.


우리 엄마에겐 맏딸이 살림 밑천이 아니었기에 내가 그걸 대신했다. 손님이 와도, 어디 심부름을 갈 때도, 동생을 봐야 할 때도 엄마는 ‘미야’만 부르면 되었다. 언니가 뭐가 안되면 자동으로 나에겐 기회도 오지 않았다. 다행히 나는 엄마를 돕는 일이 즐거웠다. 나밖에 그걸 해 줄 수 없으니, 내가 하면서 내 존재를 찾았다. 내가 대학 2학년 때 엄마는 6명의 식구를 나에게 맡기고 보름간 유럽 여행을 가셨다. 나는 후원받은 것이 아니라 늘 엄마를 후원했다.


창조적인 존재로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후원이다.
p.70



언니가 시인으로 등단하고 글을 쓸 때, 나도 써보고 싶었다. 하지만 재능도 없고 용기도 없었다. 아무도 응원을 안 해주었으니까. 그래도 서른이 되기 전에 정말 용기 내어 글을 써서 투고했다. 그러나 떨어졌다. 나는 '그럼 그렇지. 소질이 없어'라고 생각하면서 글쓰기를 포기했다. 더 이상 해보려고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가끔 SNS에 글을 올리면 댓글에 '글이 따뜻하다. 진솔하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게 어렴풋이 남아있던 미련이 가끔은 나를 두드리기도 했다. 그저 작가의 언저리에서 맴도는 것이 내가 하던 일이었다. 글을 쓰고 싶은 마음만은 멀리 가지 않아서일까, 나에게도 우연히 기회가 왔다. 미니린 님이 적극적으로 후원해 주시면서 전자책을 낼 수 있었다. 그렇게 전자책을 내고 나서 강의도 하게 되고, 또 다른 도전을 하게 되었다.


이젠 도망가지 않을 테다. 가만히 있어도 나이는 먹고 세월은 간다.  조금만 더 마음을 열고 나에게 다가오는 것이 무엇이더라도 놓치지 말자.


진정한 아티스트가 되는 길은 용기에 달렸다.
p.73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부정적인 말들 속에 나 자신을 던져 두었던가. 그 무거운 말들에 눌려 숨도 가만가만 쉬고 살았다. 이제는 나에게 긍정의 확언도 해주고 용기도 줄 사람은 나라는 것을 확실히 알았다.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도, 나를 지키고 키워낼 사람도 나라는 것을 알았다. 참 많이 헤매다가 여기까지 왔지만 그래도 나온 곳이 밝은 세상이라 감사하다. 내부의 부정적인 생각도 물리칠 수 있고, 나를 격려 할 줄도 알게 되었다. “그래, 건이나비야! 세상을 향해 밝게 웃어라! 세상은 네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어. 감동을 주는 나비 작가가 될 거야! 나는 신의 창조성의 통로이고, 내 작품은 결국 훌륭해질 것이다.



긍정은 당신이 무언가를 하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된다.
p.83



** 이 글은 건이나비 작가님께서 <아티스트 웨이> 글쓰기 모임 - 매거진 N'a에 응모해 주신 원고입니다. 건이나비 님을 소개해 드릴게요.


건이나비  :  자연을 사랑하고 향기의 소중함을 생각해요. 사람들에게 향기가 얼마나 삶의 치유제가 되는지를 알려드리고 싶어요.식물의 혼인 에센셜 오일과 같이 친구하면서 살아갑니다.


https://brunch.co.kr/@sunmoo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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