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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박 Oct 27. 2021

 북유럽의 스페셜한 성(性)과 결혼 문화

/노르웨이에 13년 살다 보니 보이는 것들


   



 노르웨이에 살다 보니 유럽과 아시아 문화중 확연히 다른 게 성문화다.

우리 쪽에서 보면 이질적일 수도 있고, 그쪽에서 보면 답답할 수도 있는. 개인차가 있고, 요즘 한국 아이들도 유러피안 못지않지만. 여하간 보통의 노르지안의 첫 경험은 13세에서 16세 사이, 학교서 콘돔 준단다. 그러고 봄 14세만 돼도 발육상태가 성인 못지않다. 여자아이들은 이빨 보정기를 말괄량이 삐삐처럼 끼고 마스카라를 퍼펙트하게 하는 나이. 남자아이들은 왁스를 마구 문질러 머리카락을 제멋대로 세우고, 바지를 딱 엉덩이 중간에 걸치고 세계 패션의 중심인 양 걸어 다니는 나이. 그래서인지 19세에 부모가 된 커플도 적지 않다. 아니 이미 19세에 아이는 물론 이혼까지 한 커플도 상당수.

 

 사실 노르웨이에서 결혼이란 좀 우습다.

결혼이란 건 구시대의 답습 같다고나 할까. 그냥 좀 구식이다. 사랑한다고, 결혼할 나이라서 , 임신했다고, 기타 이유로 결혼을 한다는 건 보통 다음 중 하나다. 전통을 따르는 보수적 성격이거나, 어린 나이에 영원한 사랑의 증표로, 법적인 부부가 누릴 수 있는 재산 분할권 때문이거나 여타 경제적인 이유로, 결혼비자가 아니면 이 나라에서 살 수 없는 외국인인 경우, 긴 동거 후 최종 결론으로 등등. 뭐 기타 개인적인 이유도 많겠지만 말이다. 보통은 서로 좋으면 그냥 같이 산다. 살아 보고 결정한다. 것도 싫으면 같이 안 산다. 심플하다.


 커플의 종류도 무수하다.

서로 사랑하지만 서로의 공간을 존중해 각자의 집에서 살고, 일주일에 두세 번 만나는 커플. 애가 둘이면서도 결혼 안 하고 사는 커플. 애 넷 있어도 이혼하는 커플. 애 넷 있는데 애 엄마나 아빠가 다 틀린 커플. 이혼했지만 애들과 같이 패밀리 타임을 많이 보내는 커플. 이혼이나 헤어진 후에도 친구처럼 서로 초대하고, 서포트하는 커플. 심지어 헤어진 두 전 부인들이 절친이라 주말마다 같이 애들 데리고 산책 간다는 경우도. 그 아이들의 아빠는 같고, 또 그녀들이 각자 다른 남자와 재혼해서 낳은 아이들이 있는데, 그 아이들끼리 서로 좋아 연인이 된다 해도 노 프라블럼하고 웃는 그들. 더 심지어는 각자의 연인들과 애들을 데리고 여행을 가는 커플. (실제로 현재 노르웨이 왕세자빈인 메테 마리트는 노르웨이 서열 2위인 호콘 왕세자의 아내로, 결혼 전 남자 친구가 마피아인 미혼모였다. 이 때문에 그 당시 호콘 왕세자와 그녀의 결혼 문제는 노르웨이를 여러 번 뒤집었는데, 지금은 호콘과의 사이에서 두 명을 아이를 더 낳아서 잘 살고 있다. 그들 커플은 그녀의 전 남편과의 아이를 위해 전 남편 커플과 자주 휴가를 같이 보냈다고 한다.)


 이혼한 부모 거나 헤어진 커플을 부모로 둔 아이들의 경우 일주일에 두세 번, 또는 일주일씩 돌아가면서 엄마와 아빠 집에서 보내고(합의에 따라 틀림), 애가 13살이 되면 부모 중 누구의 집에서 지낼지 결정할 권리를 지닌다. 애가 15세에 성인식을 치르고, 18세가 되면 부모는 더 이상 간섭을 못한다, 물론 애도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독립해야 해서 그때부턴 부모 집에서 월세 내고 사는 애들도 간혹 있다. 보통은 아이들은 그때부터 독립을 해서 대학을 가거나 각자의 집에서 자기 생활을 하지만. 여기 사는 교포 한 분은  딸내미가 18세 되니 제 방에 남자 친구를 딱 데꼬 와 자더란다. 엄마는 이름하야 싱글맘으로 15년이나 그리스도에게 청춘을 상납하며 스스로 수녀의 삶을 사는데 말이다. 그날 밤은 특히 스페셜로 무릎을 꿇으며 그리스도를 갈구했으리라!


 성인들은 성인답게 논다. 만나서 서로 끌리면 마인드 게임하지 않고 섹스한다. 결정은 여자가 한다. 노르웨이에선 여성파워가 남자보다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노리지안 남성들은 수줍음이 많다, 해서 여자들이 용기를 내야 한다. 마음에 있는 남자를 차지하기 위해선 살짝 박력 있어야 한다. 한번 만나 원나잇 한다 해서 그 여자를 아무도 쉽다고 생각 안 한다. 처녀성 지켜 삼 년 사귀다 결혼해 첫날밤에 겪어보니 남자가 고자더라, 이런 건 여기선 안 통한다. 필링이 통했다, 그 담엔 섹스도 통해야 한다가 여기식이다, 몸과 마음은 하나니까. 섹스가 맞는 사람 중에 사랑하는 사람을 찾는다. 지금 젊은 세대들은 또 틀리겠지만, 정신적인 사랑이 먼저 이런 건 아시아에서 더 통한다.


 아니 여기서도 예외는 있다, 그 정신적인 사랑!

사십 대가 지나고 오십 대가 넘어가면 아름다운 금발은 흐트러진 은발로, 탄탄하던 복근은 소시지와 포테이토 칩에게 자리를 내줘 만삭인 배로, 영혼을 비출 것 같던 투명한 파란 눈과 아름답던 피부는 색깔 빠지고 슬슬 늘어져가는 스웨터처럼 변한다. 그러다 육십 대가 되는 일부는 새로운 세상으로 떠난다. 청춘을 찾아!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브라질, 베네수엘라, 아프리카...


그리고 그들의 아름답고 어린 신부들을 거기서 데려온다.

스무 살, 심지어 서른 살 어린, 그들이 잃어버린 청춘을 갖고 있는 어린 신부들로 그들의 시간을 만회한다.

어린 신부들이 이쁠수록 상대 남자는 더 늙고 배가 더 나왔다. 여자들의 경우는 주로 아프리카에서 남자를 데려온다. 내 생각엔 아시안 남자들이 일단 키와 몸집이 그들보다 작아서인 듯. 물론 다 그런 건 아니다.

내가 다니는 물리치료원의 치료사는 첫사랑이랑 결혼해 48년째 살고 있다. 담은 생에도 지금 와이프랑 만나 살고 싶냐 물으니 미쳤냔다. 노리지안 현지인들도 어린 신부와 사는 회춘남들을 좋은 시선으로 보지 않는다. 서로 진짜 사랑하는 커플도 있겠으나 서로 공생, 또는 이용하는 관계로 보고 나이차가 많을수록 혐오스러운 시선을 날린다. 뭐, 인생에서 무엇에 가치를 일 순위에 두느냐에 따라 파트너 선택 기준도 틀려지겠지 한다.


 한국에 살면서 답답했던, 이상적으로 부르짖던 성평등이나 개방적인 결혼문화가 이미 유럽에선 생활이다. 여자라서 여성다워야 한다는 유럽서 안 통한다. 남자라서 남성다워야 한다는 유럽선 비합리적이다. 남자가 무거운 걸 들고 가는 여자 친구 짐을 들어주면 유럽녀들은 말한다, 고마워 근데 나도 손 있어. 그녀들은 한 손엔 아이를 안고, 다른 한 손으론 유모차를 끌고, 심지어 그 유모차엔 개가 묶여있어도 끄떡없는 체력을 가졌다. 남자들은 첫 데이트에도 일어설 때 자기 먹은 거만 딱 계산하고 나가는 사람이 꽤 있다. 바디짐에선 여자든 남자든 다 쫙 달라붙는 스키니 트레이닝 바지를 입는다, 한국서 그렇게 입고 운동함 눈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몰라 민망할. 여기선 내가 좋고 편함 된다. 그걸 이상히 쳐다보는 사람들이 이상한 나라서 온 부족민이 되는 거다. 여자들은, 남자들은, 최소한 내가 느낀 노리지안들은 성에 대해 당당하다.  물론 어디에나 있는 변태들도 있겠지만 말이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견해로 쓴 에세이이지, 글의 내용이 노르웨이 현지 통계나 평균에 근거한 것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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