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이 토요일이었나...
눈을 뜨자 인도서 산 분홍 커튼 사이로 오랜만에 보이는 블루스카이가 기분 좋게 비쳤다.
곧 6살이 될 내 아들 캐빈과 난 느지막이 10시 일어났고, 다행히 난 화장실에 다녀왔고, 그 후 거실에 들러 불행히 베란다 문을 거실 안에서 잠겄으며, 거실에 있는 유독 노랗고 맛있게 보이던 바나나를 무시한 체 다시 안방으로 들어갔다. 나는 침대로 돌아가 조그맣고 따뜻한 캐빈을 안고, 아들이 고른 그날의 스머프 목소리로 이야기를 들려줄 참이었다. 그런데 무슨 생각이었는지 캐빈이 일어나 안방 문을 튕겨 나갈 정도로 세게 닫았다. 그 바람에 팅 소리가 요란스레 나며 문고리가 바닥에 떨어졌다. 문고리를 고쳐야지 며칠간 벼르던 게 갑자기 기억났다. 재잘되던 애가 입을 연체로 정지 모드가 되었고, 내 눈알이 조금 눈밖으로 튀어나올 뻔하고, 침묵이 조금 흘렀다. 나는 몸이 고무줄로 문고리에 연결된 거처럼 반사적으로 튀어가서 문고리를 주었다. 문은 잠기지 않았으나 문고리가 없는 상태로 문이 철통 장벽처럼 벽에 박혀 움직이질 않았다.
그러니까 상황이... 집에서 우리가 우리로 인해 감금된 거다.
한국에 비해 열쇠 구멍이 큰지라 다행이라 생각, 닥치는 대로 뭔가를 넣어서 밀어보았다.
-실삔/힘없어 휨.
-옷걸이/ 옷걸이 물음표 모양 부문이 구멍 너머에 닻처럼 걸리긴 하나 결국 또 휨.
핸드폰이 거실에 버젓이 있고, 애는 오줌 마렵다고 난리고, 난 배가 고프다 못해 아프기 시작했다.
거실에 있는 바나나가 몹시 그리웠다. 캐빈은 결국 장난감 물총 안에 오줌을 눴고, 그 상황에서 그걸로 물총놀이를 하고 싶어 했다. 난 미친 듯이 말렸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 지났을까...
우리는 베란다로 탈출을 시도했다. 날씨는 우리랑 상관없이 좋았고, 앞집 정원 뒤로 바다가 우리 캐빈의 이빨처럼 반짝였다. 그 잠깐 동안의 경치 감상을 캐빈은 인내하지 못하고, 장난감을 두고 왔다고 안방으로 다시 잠입, 자꾸 왔다 갔다 한다고 난 창문을 무의식적으로 닫았고,,, 헉! 창문이 10센티 정도 열린 상태서 더 열리지가 않는 거다. 그 상태서 애는 방안에, 난 잠옷 차림으로 덜덜 떨면서 베란다서 있었다. 가족 분단의 상태서. 캐빈이 사식 넣어달라는 죄수처럼 고사리 같은 손을 창문 밑으로 내밀었고, 우리는 손을 마주 잡고 서로를 애처롭게 바라보았다. 주말엔 더욱 조용한 노르웨이 이 동네는 지나가던 고양이가 너네 뭐하냐 싶어 한참 쳐다보다 지나갈 뿐.
그렇게 두 시간 반. 결국 애 아빠가 전날 약속한 시간보다 30분 늦게 왔고, 우린 상황상 슈퍼맨이 된 그의 의해 구출되었다. 나는 좀 울었고, 캐빈은 오줌이 든 장난감 총을 애 아빠한테 보여주며 뭐라고 지껄여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