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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상영 May 15. 2023

(창업일지)밥은 먹고 사니?

부모님과의 티키타카

창업을 선언하고 

한 발씩 나아가기 시작한 지 4개월 차

창업을 선언하기 전에는 나 스스로가 가장 고민과 걱정이 많았는데

현재는 주변 사람들이 걱정이 많다.



그중 가장 No.1은 당연 부모님

얼마 전까지만 해도 3개월 동안 매주 전화가 왔고

오랜 시간 설득해서야 이해를 해주시기 시작했다.


부모님들 세대는 

참 표현력이 서툰 거 같다.


경상도가 고향이라 그런가...

마음은 자식이 잘 되기를 바라는데...

입으로 나는 단어들은 하나 같이 기를 꺾는 단어들 뿐이다.

뭐... 사실 기가 꺾였다면... 

지금 내가 IT업무도 하지 못했겠지만...


Mom: "밥은 챙겨뭉나?, 돈도 안 벌고 굶어 죽을라 카나? 누가 또 꼬싯나??"
"삼시 세 끼 다 잘 챙겨 먹고이꼬 내가 하고 싶어 하는깁니다~"
(사실 두 끼 먹는다^^; 게다가 독감이 3개월간 3번 걸려 아픈 것도 비밀로...)


Mom: "도대체 뭐 하는데?"
나     : "인터넷에서 데이터로 비교하는 서비스 합니다."

Mom: "그게 머시고?"
나     : "쇼핑몰에서 구매하고 배달해 주는 것처럼 소프트웨어도 그렇게 사업하는 겁니다"

Mom: "뭐라 카는지 모르겠따"
나     : "........;;;(뭐라 설명하지;;;)"  
          "암튼 사람들한테 정보 제공해 주는 겁니다"

Mom: "그래서 그건 언제 되는데? 돈이 되나?"
나     : "시간이 걸리예~ 이게 붕어빵 장사처럼 길에서 판다고 팔리는 게 아이라예.
         돈은 벌어봐야 알지예~ 붕어빵이 맛있어도 길에서 있는다고 팔리는 게 아이잖아예~"

Mom: "아이고~ 미칫따 미칫어!! 집에... 학교에... 나갈 돈도 많은데 무슨 돈이 많아가 사업하노?
         돈도 벌지도 모르는데 그런 걸 말라꼬 하냐고오~!! 전에도 사업한다고 해놓고 못 하디만
         또 그카노... 그냥 회사 다니지 왜 멀쩡한 회사 때리치가 돈을 얼마나 벌라꼬...
         니 땜에 걱정되가 죽게따!! 경기도 안 좋다 카는데 그냥 고마 딴 회사 들어가라!!
         돈 벌고 있는 회사도 망한다는데 무슨 재주로 할라카노?"

나     : "이거 진짜 해볼깁니다!! 걱정 그만하이소~... 걱정한다고 사업이 됩미까??
         안 되는 것도 되도록 노력해야 되지... 자꾸 망하네... 안 되네... 굶어 죽는다 카믄...
         사업이 되겠심미까? 올해는 믿고 잘 되도록 기도해 주고~  좋은 말 쫌 해주이소!
         걱정되는 건 아는데... 자꾸 안 좋은 이야기 들으면 나도 마음 뒤숭생숭하고 될 것도 안 됩니다.
         진짜 이래 전화하고 나믄 며칠 안 편합미더~ 
         올해는 먹고사는데 지장 없으니까 진짜 걱정 그만하이소~ 
         올해까지 투자해보고 안 되면 내년부터는 일하께예~
         그니깐 이제 걱정 그만하고 좋은 이야기 나누며 좋켔으예~"


정말 부모님의 걱정이 맞을지...

이 번에도 역경을 이기고 작은 성공을 할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부모님 의지를 꺾어서라도 이 사업이 하고 싶다.

실패 할 지언정...



문득 옛 기억이 떠오른다. 

고등학교 전에는 부모님의 모든 말에 따랐지만

졸업 후에는 

나의 진로와 꿈, 비전에 대해 부모님의 말을 따르지 않았던 거 같다.


글이 길어질 거 같아 오늘은 그만 덮고

다음에는 과거 회고에 대한 글을 써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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