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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골프에서는 왼팔을 곧게 뻗어야 할까요?

[백돌이 탈출기 - 01] 자연스럽지 않아야 하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by 이정원

최근에 골프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예전에는 점심때 회사 분들과 농구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었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운동장 사용이 금지되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주변에 새롭게 골프 시작하시는 분들이 많으면서 대화할 골프 얘기를 하면 대화가 끼기가 힘들더라고요. 팍팍한 일상에 새로운 재미를 찾고 있습니다.


사실 이전에 골프를 기피했던 이유는 물론 경제적인 부담도 있었지만, 너무 기계적인 스윙 자체에 거부감도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사회인 야구를 했던 저로서는 자연스러운 스윙이 편하고 부상도 방지할 있을 같은데, 프로들의 스윙을 보면 거의 기계 같더군요. 특히 스윙하는 내내 곧게 뻗은 왼팔을 보면서. 나랑은 거리가 운동이다.” 싶었습니다.


이번에 시작할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래서 공이 맞다가도 엉뚱하게 맞고 힘껏 치는데도 거리는 나오고 그랬습니다. 그러던 어느 국민 타자 이승엽이 주최하는 자선 야구 행사에서 선수들이 토스배팅으로 홈런 더비를 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신기한 모습을 보게 됩니다. 내로라하는 프로야구 현역 선수들이 있는 힘껏 쳐도 넘어가지 않는 담장을 이승엽은 정말 힘을 하나도 안 들이고 자연스럽게 넘기더군요. 그때 이승엽의 스윙이 오른팔을 뻗은 상태로 가볍게 회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걸 보면서 그동안 제가 얼마나 몸에 힘을 많이 주고 쳤고, 그것 때문에 얼마나 많이 손해를 봤는지 깨닫게 됐습니다.


처음 공을 두고 어드레스 자세를 잡을 때를 돌아봅시다. 어깨 넓이만큼 다리를 벌리고, 어깨에 힘을 빼고 왼팔과 오른팔을 뻗은 상태로 자세를 잡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머리 높이 상태로 돌아오면 팔을 뻗어야 공을 같은 자세로 정확히 맞출 있을 겁니다.


그런데 저를 비롯한 대부분의 초보들은 백스윙을 힘이 많이 들어가면서 왼팔이 굽혀집니다. 치킨 윙이라고 하죠? 그렇게 공을 맞는 순간에 왼팔이 굽혀지는 상태가 되면 아무래도 팔을 뻗었을 보다 어깨 축에서 공까지의 거리가 짧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공은 조금 멀리 있고, 치기는 쳐야 되겠고그러니 자연스럽게 오른쪽 어깨를 앞으로 숙이면서 부족한 거리를 커버하려고 합니다.



오른쪽 어깨가 앞으로 숙여지면, 자체가 앞으로 나오면서 스윙의 괘도가 OUT to IN으로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어깨가 이미 돌아가기 시작했기 때문에 몸이 빨리 열리면서 손이 공보다 먼저 앞으로 나가게 됩니다. 그러니 페이스가 열려서 깎여 맞게 되고 그러면 슬라이스가 수밖에 없습니다. 공을 끝까지 보고 공이 맞는 순간까지 몸이 열리는 것을 막으려면 왼팔을 곧게 펴서 몸을 쓰지 않아도 공에 헤드가 닿을 있도록 거리를 확보해 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팔을 뻗어 회전하는 축과 공과의 거리를 충분히 확보하면 채가 회전하는 반경이 늘어납니다. 원을 그리는 거죠. 원이 크면 클수록 회전 모멘텀의 팔의 길이가 길어지게 되니까 공에 전달되는 힘도 강해집니다. 같은 회전 속도라면 많은 거리를 보낼 있고 다른 말로 하면 힘을 주고 부드럽게 돌려도 비슷한 거리를 보낼 있습니다. 오히려 정타가 되어 많이 나가기도 하겠죠.


그런데 그냥 원의 반경이 길어지는 효과 말고 거리에 보탬이 되는 요소가 하나 있습니다. 그건 바로 손목의 릴리즈가 자연스러워진다는 점입니다. 치킨 윙이 나고 있는 스윙을 보시죠. 채가 공을 때릴 임팩트를 제대로 받으려면 팔과 채가 함께 원을 돌다가 공이 맞는 지점에서 손이 멈춰서 채가 손보다 먼저 가게 해야 합니다. 고등학교 물리 경시대회 이런데 나오던 문제로 기억하는데 관절이 있는 막대기가 회전해 오다가 임팩트 조금 전에 갑자기 멈추게 되면, 여전히 관성이 있는 헤드는 회전 모멘텀은 그대로 유지하는데 팔의 길이가 짧아지니까 순간적인 각속도는 2배로 빨라지게 됩니다. 그만큼 공을 세게 있는 거죠.


그런데 손을 멈추게 하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누가 잡아 주는 것도 아니고 자연스럽게 나와야 합니다. 지금 공을 맞추었다고 생각하고 서서 오른팔을 왼쪽 무릎 쪽으로 뻗어 보세요. 그리고 왼팔을 잡는데 치킨 자세처럼 굽혀서 잡아도 보고 펴서 잡아 봅니다. 그리고 손을 왼쪽으로 움직여 보세요. 어느 쪽이 움직여지나요? 당연히 굽혀서 오른손의 각도에 여유가 있는 치킨 자세가 많이 움직여집니다. 왼팔을 뻗으면 오른손이 따라서 움직일 있는 위치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오른손은 가는데 이미 가속이 붙은 헤드는 앞으로 가게 되면, 자연스럽게 손목이 자리에서 회전하면서 아까 봤던 막대 같은 스토퍼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손목이 돌아가면서 릴리즈가 되죠. 그렇게 몸보다 팔이 팔보다 손이 손보다 채가 먼저 나가는 상태가 되면 부분들의 회전들이 더해지면서 거리는 늘어나게 됩니다.



결국 왼팔을 곧게 뻗는 하나만으로도 공을 정확히 맞출 있고, 릴리즈를 자연스럽게 수가 있고, 그래서 공을 멀리 보낼 있게 됩니다. 프로들의 스윙을 보면 한결같은 이유도, 초보들이 가면 레슨 프로들이 펴고 똑딱이부터 시키는지 이제는 이해할 있게 됐습니다. 다만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몸으로 익히는 것은 차이가 있겠죠? 손에 빼라 무게중심은 이렇게 이동해라 백스윙은 어떤 궤적으로 해라..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일단은 왼팔부터 펴고 공을 끝까지 보고 치는 연습을 열심히 보겠습니다. 제발 머리로 이해한 만큼 몸이 따라가 주기를 바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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