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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원 Jan 22. 2021

중국에서 운전하는 건 어떤가요?

사람 사는 곳이 다 비슷하지만 다른 건 인정하고 조심할 건 조심해야겠죠?

오늘로 제가 한국에 돌아온지 1년이 되는 날이네요. 이제는 전 세계 사람들이 다 아는 그 '우한'에서 의도치 않게 일찍 돌아와서 한국에 다시 정착하기까지 시간들을 되돌아보면 참 고마운 일들이 많습니다. 이제는 옅어져 가는 중국의 기억을 주워 담아 중국과 관련된 자동차 이야기를 몇 회 정도 이어가 볼까 합니다.  


[카QA센터-45-중국] 중국에서 운전하는 건 어떤가요?


2018년에 파견을 가기로 하면서 지인들을 만나면 하나같이 이야기했습니다. “중국에서는 절대 운전할 생각하지 마라” 상상을 초월하는 상황이 많이 발생하니까 조심하라는 이야기였습니다. 뉴스에 보면 갑자기 역주행을 한다거나 고속도로에서 유턴을 하는 이상한 사람들 이야기가 나오곤 했습니다. 설마 하면서 중국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중국에서 한국 운전면허를 따려면 거주 증도 나와야 하고 서류 접수해서 매달 한 번 있는 시험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처음 몇 달 동안은 회사에서 나오던 기사님께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희 집을 맡아 주셨던 기사님은 노련한 베테랑에 아주 친절하신 분이셨습니다. 덕분에 안락하게 잘 다니면서 편하게 지냈습니다.


2년간 저희 가족을 챙겨 주셨던 장국청 기사님입니다.


그런데 어느 월요일 아침, 회사로 가는 고속화 도로를 타고 가고 있는데 앞이 엄청 막힙니다. 전방에 표시되는 안내 문구를 보니 사고가 난 모양입니다. 꽉 막힌 도로에 한 5분 정도 답답해하시더니, 그 점잖으시던 기사님이 갑자기 획 차를 돌려서 고속화 도로 진입 램프를 역주행해서 내려 가시는 겁니다. 허걱 하는 마음에 이래도 되냐고 물어봤더니 “메이관씨” 괜찮다고 그러셨던 기억이 납니다.


중국 사람들은 공산당 정권하에서 통제되기 때문에 정해진 선을 넘지 않으려고 조심합니다. WECHAT에 대화할 때도 자기 검열이 강한 편이고, 국가에서 하라고 하면 잘 지키는 편이죠. 대신에 그런 룰이 명확하지 않은 영역에서는 자기가 할 수 있는 반대급부로 최대한 누리려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거기에 자가용이라는 문화가 정착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서로가 지키면 좋은 자동차 공중도덕에 대한 개념이 조금 부족합니다. 특히 일찍부터 산업화가 된 상하이나 북경 같은 대도시에 비해 지방 도시로 갈수록 그런 경향이 더 커집니다. 그래서 횡단보도에 사람이 있어도 경적을 울리면서 먼저 휙 지나쳐 버리기도 하고, 고속도로 진입로로 빠져야 하는 걸 늦게 알았다면 1차로에서 4차로로 한 번에 차선 변경하는 사람도 종종 봤습니다.


사고까지는 안 났지만 이런 경우를 자주 봅니다.


운전면허를 받고 처음 시내를 주행하러 갈 때는 얼마나 떨리던지.. 그래도 사람은 적응의 동물인지라 금세 익숙해져서 주말이면 가족들과 함께 인근을 직접 다니면서 큰 사고 없이 잘 다녔습니다. 2년 지내는 동안 양쯔강 제1장강 대교에 홀짝제를 하는지 몰라서 벌금 통지서가 온 것 이외에는 다른 일들이 없었네요.


중국에서 운전을 한다면, 첫 째 앞에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니 안전거리를 충분히 확보하세요. 성질 급한 분들이 많이 앞질러 가겠지만 목숨보다 귀한 것은 없습니다. 특히 교차로에서 갑작스러운 차선 변경은 자주 있으니 주의해서 운전이 필요합니다.


둘째, 막히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우회로로 가는 다른 차들을 따라가지 마세요. 차가 많이 막히면 그게 역주행이든 뒷길이든 빠져나가려는 운전자들이 꽤 있습니다. 그런 우회로는 대체로 위험하고, 도로 상태가 안정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으며, 가끔은 공안(경찰)이 단속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중국말이 서툴고 외국인이면 곤란한 상황이 될 수 있으니 막히더라도 내비게이션이 안내하는 대로 따라서 주행하길 권합니다.


무단횡단은 차속의 폭을 가리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자동차 전용 도로가 아니라면 언제든 무단 횡단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 과속하시면 안 됩니다. 시내에 블록마다 횡단보도와 신호등이 명확히 되어 있는 곳에서는 덜하지만 메인 도로 뒤의 일반 도로에서는 갑작스럽게 튀어나오는 보행자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 사람이 많이 붐비는 시장, 학교 근처나 조금 큰 도로에서도 공사장 주변 같은 곳에서는 주의해야 합니다. 과속하지 말고 언제든 돌발 상황에서는 멈출 수 있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정리하고 나니. 무사히 돌아온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싶네요. 자동차 보급률이 증가하고 자가용이 보편화되면서 중국도 계속 달라지고 있습니다. 앞 서 말한 상황들도 점점 더 개선되겠지만 조심해서 나쁠 건 없으니까요. 중국에 가셔서 운전을 직접 하실 분들의 안전 운행을 기원합니다.


카QA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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