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공부방 - 21녀 3월 김혜남 오늘 내가 사는 게 재미있는 이유
설날에 고향에 다녀왔습니다. 코로나라 모이지 말라고 해서 한 주 먼저 휴가를 내고 붐비지 않는 시간에 부모님을 뵙고 왔습니다. 일찍 내려가니 명절마다 제사상을 차려야 한다는 부담감을 벗은 부모님은 많이 밝아 보였습니다. 부산에 바닷가에 있는 해동 용궁사에도 가고 맛난 것도 먹고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습니다.
오랜만에 자식들 얼굴을 봐서 그런지 처음 글쓰기를 시작했을 때 보다 많이 밝아 지신 부모님의 모습이 반가운 저는 그래서 다녀온 이후에 조금은 용기를 내어 부모님께 숨겨 두었던 주제를 꺼냈습니다. 김혜남 박사님의 “오늘 내가 사는 게 재미있는 이유”, 바로 ‘파킨슨 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김혜남 교수님의 사례는 5년 전 아버지께서 처음 발병하신 시기에 이런저런 자료를 찾아보다가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때도 어느 신문에서 난 기사를 부모님께 보내 드린 적이 있습니다. 이미 일어난 일이고 피할 수 없으니 아버지나 곁에 있는 어머니께서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기 시작하여야 하는 것 아닌가 해서요.
https://youtu.be/57yC3YsnXWU
어느덧 부모님과 함께 글쓰기를 시작한 지도 네 달이 넘어가고 있지만 글이 늦어지더라도 독촉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같이 시작하신 어머니는 편하게 편하게 마음의 말을 꺼내시는데 아버지는 늘 조금 더 시간이 걸립니다. 특히 이번처럼 본인의 질병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내용은 아무래도 더 힘드셨겠죠. 어머니는 열흘도 안 돼서 금방 회신 주셨는데 아버지께 답을 받는 데는 한 달이 넘게 걸렸습니다. 5년을 병과 함께 한 두 분은 어떻게 이 일을 받아 안고 있으실까요?
오늘 내가 사는 게 재미있는 이유를 읽고
2021년 3월 2일 변필효님
우리들의 삶에는 하나의 문이 닫히면 또 다른 하나의 문이 열립니다. 그러니 더 이상 특정한 일에 매몰되어 고민하지 말고 그냥 재미있게 살아보라는 말씀이 참 좋았습니다.
젊은 나이에 파킨슨 병이라는 진단을 받으시고 내가 뭘 잘못했나 열심히 살아온 죄 밖에 없는데 너무 억울하고 세상이 원망스러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천장만 바라보고 몇 달을 누워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 날 내가 왜 이러고 있지! 난 그대로인데 단지 달라진 것은 현재 내가 조금 불편할 뿐이고 미래가 불확실한 것뿐인데. 다가올 미래를 상상하며 오지도 않는 현재를 망치고 있지?
깨달음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며 생활 속에서 아주 작은 것에도 감사하며 주의의 나보다 불편한 이들을 보면서 더 감사하게 살아가신다는 선생님 존경합니다.
저는 남편이 장남이라는 이유만으로 의무와 책임감에 모든 집안 행사를 치르고 있습니다. 제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해 살아왔습니다. 세월이 흐르니 몸과 마음이 예전 같지 않습니다. 얼마 전에는 어깨 수술도 받았습니다.
이제는 형식적인 관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내가 나를 위로해 주고 나 스스로에게 내가 잘해주고 맛있는 것도 사주며 오늘 내가 사는 게 재미있는 이유의 삶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다짐합니다.
새로운 새 봄을 맞으며
2021년 3월 24일 이선숙님
창 너머 가로수 벚꽃이 만발하는 참 좋은 봄 날씨입니다. 그러나 예년의 봄날은 아닌 것 같습니다. 코로나 19로 인하여 위축되고 찌든 우리들의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신나게 나들이도 못하는 갑갑한 심정입니다.
어젯밤에는 부활절을 맞아서 판공성사를 보면서 신부님께 현재의 심정을 고백했습니다. “왜 나에게 하느님께서 병고와 함께 하게 하셨는지 원망스럽다”는 고해를 했습니다. 그런데 신부님께서는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많은 주위의 분들이 지켜보고 있으니 감사하며 더 열심히 성실하게 삶을 꾸려 가라고 하셨습니다. 나를 통해서 하느님의 현존을 드러나게 하신다고 말이죠.
아내와 집에 돌아오는 길에 많은 생각들이 주마등처럼 제 머리를 스쳐 갑니다. 파킨슨 병력도 5년쯤 되면서 어느덧 나와 함께 하는 나의 분신처럼 여겨집니다. 신부님 말씀을 가슴에 깊이 새기며, 이 세상 다 할 때까지 동반자로 수용하며, 매사에 희망적이고 긍정적으로 맑고 밝은 마음으로 새롭게 생활하려 합니다. 오늘도 힘차게 체력 단련을 하면서 보람찬 하루를 보내 봅시다.
글을 보내고 늦어서 미안하다며 사랑한다는 아버지 문자에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아버지가 자랑스럽다고 답을 해 드렸어요. 인생을 재밌고 맑고 바르게 살아야 할 이유를 하나 더 찾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