死구가 압도적인 1위인 이유

새로운 구질들이 빨리 손에 익어서 더 높은 수준의 경기를 기대합니다

by 이정원

2021년 시즌이 시작됐습니다. 주장이 되면 성적이 떨어진다는 저주가 무색하게 무서운 타격을 보여 주는 전준우와 타점을 쓸어 담고 있는 이대호를 주축으로 공격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시범경기를 하면서 확인했던 백업 요원들의 성장이 무척이나 반갑습니다. 시즌 초야 티가 많이 나지 않겠지만, 시간이 지나고 부상을 당한 선수들이 나오고 체력이 떨어지면 두꺼워진 선수층이 팀을 받쳐 주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사사구가 너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몸에 맞는 공이 많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어제까지 치른 네 경기에서 롯데가 내준 볼넷은 17개로 전체 팀 중에 5위 정도 수준이지만, 몸에 맞는 공은 10개로 압도적인 1위입니다. 이승헌이 어제 나와서 볼넷 6개에 사구 3개로 크 공을 세웠고 제구가 좋다는 프랑코가 볼넷은 1개인데 사구가 3개로 큰 기여를 했습니다. 갑자기 투수들의 제구가 불안해 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투심 그립이 익숙해지는 과정에서 나오는 시행 착오라고 생각합니다. 작년의 이승헌도 그리고 새로 영입한 프랑코도 직구의 구속은 좋고 제구도 나름 안정적이지만 구질이 단순해서 집중타를 맞을지 모른다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프랑코와 알테어 승부입니다 몸쪽으로 휘는 직구의 움직임이 보입니다

그런데 이번 주 NC전에 나온 모습은 시범경기와는 또 다르더군요. 아마도 감춰둔 비밀 병기 같은 의미도 있지만 몸쪽으로 휘는 투심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아직 그립이 익숙하지 않고 그래서 손에서 빠지면서 사구가 나오긴 했지만 약점을 극복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이 좋아 보였습니다.

스트레일리가 최근 인터뷰에서 피칭랩 덕분에 기존과 똑같이 스윙하면서도 그립만 바꿔서 커터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 할 적이 있습니다. 비록 시즌은 시작되었지만 더 경쟁력 있는 모습을 만들기 위한 새로운 시도가 진행 중이란 뜻입니다.

연습 때 잘 되더라도 사실 실전에서의 느낌은 또 다르겠죠. 어제 이승헌의 투구도 손에 힘이 많이 들어가면서 지나치게 꺾이고 제구가 잘 안되는 느낌이 들었지만 그래도 꾸준히 해 냈고, 팀이 타선의 힘으로 버티며 위닝 시리즈를 만들어 냈습니다. 그리고 시즌 시작의 긴장감이 줄어들고 새로 익힌 구질이 손에 익어 가는 두 번째 세 번째 등판 때부터는 더 나은 모습을 보여 줄 것이라 기대해 봅니다.


덧글. 사실 이런 경향은 롯데만의 경향은 아닙니다. 구속보다 공의 무브먼트가 경쟁력이 더 있다는 분석들이 나오면서 각 팀의 젊은 투수들이 다양한 형태의 변형 직구들을 구사하지만 자기도 어디로 갈지 모르는 상황이 많죠. 늘어나는 볼넷도 볼넷이지만 몸에 맞는 볼로 인해 부상을 입는 일은 일어나면 안되겠습니다. 모든 선수들이 빨리 본인 만의 구질을 찾아서 질높은 경기를 기대해 봅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