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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는 보너스. 골프는 방향이 훨씬 중요합니다.

[백돌이 탈출기-10] 힘을 빼라. 문제는 언제 어디 힘을 빼냐겠죠?

by 이정원

지난번 골반과 몸통 회전에 덕분에 거리에 대한 부담이 좀 줄어들고 나니까 다시 임팩트 릴리즈에 대한 고민이 이어지게 됩니다. 제가 다니는 집 앞 카카오 연습장에서는 헤드면의 방향과 채의 집입 궤도가 나오는데 예전에는 다 아웃에서 인 그리고 찍어 치는 궤적 때문에 슬라이스가 났다면 지금은 헤드면 자체가 열려 맞아서 페이드성 구질이 많이 났습니다.


헤드가 열린다는 건 공이 맞는 순간에 손의 위치가 공보다 지나치게 많이 앞에 있는, 헤드가 딸려온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이걸 바로 해 줄려면 손이 덜 가면 되는데 그게 참 안 됩니다. 아무래도 거리를 멀리 보내려고 힘을 주다 보면 팔에 힘이 많이 들어가고 팔을 빨리 보내야 한다니까 앞에서 끌고 가는 왼팔과 왼손이 굳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멀리 보내도 오비 나면 벌타 이고 옆으로 새면 온그린 못하기 다반사이니 결국 거리는 부수적인 것. 방향이 훨씬 중요합니다. 거리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방향을 살리기 위해서는 왼손의 힘을 빼고 오른손이 마치 손으로 공을 따귀 때리듯 정확하게 보내주는 릴리즈와 왼팔의 힘을 빼고 왼팔이 임팩트 순간에 공보다 앞에 가지 않게 잡아 주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박찬호 선수와 제 드라이버 스윙. 오른발에 중심을 많이 남기는게 야구에서 온 듯 합니다.

대신에 왼팔에서 힘을 빼면서 모자랄지 모르는 거리는 골반의 회전과 정타를 통해 채웁니다. 오히려 힘을 뺄수록 더 많이 나가는 신기한 체험을 했지만 그러려면 주저 없이 자연스러운 스윙을 해야 합니다. 연습 때는 그럭저럭 되는데 게임에 가면 여지없이 두려움에 졸면서 특히 드라이버는 너무 아웃 인이 되곤 합니다. 그래서 어드레스부터 백스윙 다운스윙까지 드라이버 칠 때 아래 열 가지 나만의 원칙을 세웠습니다.


1. 어드레스시 오른발 쪽에 중심을 내 느낌 상으로 80% 둔다. 그래야 40:60 정도 배분된다.

2. 어드레스시 내 오른쪽 어깨와 오른쪽 무릎 오른쪽 발이 거의 일직선상에 있음을 확인한다.

3. G400은 공 맞는 히팅 존이 조금 안쪽이다. 어드레스 때 꼭 확인하자.

4. 채를 바로 뒤로 들지 말고 들어올 궤적을 확인하면서 자연스러운 테이크 어웨이를 40-50cm 하고 뒤로 든다.

5. 백스윙 탑의 위치는 왼쪽 어깨가 턱에 닿기 전이다. 코어의 꼬임이 느껴지면 마치 그네가 최고점에 올라가서 잠시 멈추듯 Pause 하고 자연스럽게 내려오자.

6. 다운스윙 시 채를 인위적으로 낮게 들어오려고 팔을 낮추면 오히려 뒤땅이 자주 난다. 오른발에 중심을 잡고 척추의 각도를 기울어진 상태로 유지하려고 노력하자.

7. 힘을 써야 하는 구간은 내려오는 도중이고 오히려 공이 맞을 때는 가볍게 힘을 빼야 자연스럽게 피니시로 이어 진다.

8. 채가 공을 맞고 공 앞 30센티 정도 앞쪽으로 지나간다고 (실제로 그렇지 않지만) 생각하고 궤적을 그리자.

9. 공이 맞는 순간까지 얼굴도 시선도 고정이어야 하지만 눈만 가면 안된다. 중요한 건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리지 말아야 한다.

10. 몸이 휘청거리고 채가 피니시 이후에도 고정이 안 되는 건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갔다는 증거다. 거리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내 몸이 감당할 수 있는 스윙을 하자.



아웃 인이 된다고 백스윙에서 채를 너무 뒤로 빼서 인위적인 인아웃을 만들려 하면 오히려 쌩크 납니다. 그냥 임팩트 존에 평행하게 들어오는 것만 라인을 확인하는 프리샷 루틴을 하고 내 몸에 맞는 편안한 스윙이 좋더군요.

이런 깨달음 덕분인지 최근에 스크린에서 계속 좋은 기록이 나오고 있습니다. 매번 연습할 때 나온 거리가 게임할 때도 나아가 필드에서도 할 수 있게 되면 골프가 더 수월 할 텐데.. 힘을 뺏더니 더 잘 나가던 그 느낌을 기억하되 지켜야 하는 중요한 지점들은 다시금 새기면서 몸에 뵈도록 해 봅시다. 다음 주 라운딩이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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