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팀은 FA로만 이루어지는 건 아니다.

"실력을 보이면 기회는 준다." 라는 경쟁의 기조를 확인한 개막 첫 주.

by 이정원

시즌이 시작되기 전 대부분 전문가들의 예상에서 롯데는 2약으로 분류 되었다. 이유는 FA를 통한 뚜렷한 전력 보강이 없었다는 점이다. 천억에 가까운 금액이 오고 간 스토브리그에서 아무런 외부 영입 없이 손아섭이라는 상수를 놓치게 되니 작년의 8위 팀이 내려갈 자리는 9위밖에 없다고 계산되는 것이 당연하다.


확실히 강팀에는 스타가 필요하다. 어제 키움과 롯데 경기를 보더라도 이정후라는 걸출한 스타가 가지는 힘을 알 수 있다. 무언가 일이 벌어질 것 같다는 위압감이 느껴지는 아우라. 다음 타순에 위치한 푸이그라는 이름값만큼이나 덩치가 무시무시한 3-4번 라인을 넘어서지 못하면서 개막 2연전을 싹쓸이가 물 건너갔다.


아쉽다. 특히 초반에 승수를 벌어 두겠다고 전략을 짜고 미리 몸을 만들어 오도록 한 팀 전략이 맞아떨어지려면 팀의 1,2 선발을 냈을 때 분위기가 좋지 않은 키움과의 경기를 다 쓸어 왔다면 시범경기 1위의 분위기를 그대로 탈 수 있을 뻔했다.


그래도 예전 같으면 요키치라는 압도적인 에이스의 구위에 눌려서 끌려갔을 경기를 대등하게 끌고 나갔다. 수비에서도 드러나는 에러는 없었고, 경기 승패 여부와 관계없이 선발 출장한 퇴출 되었다가 들어온 중고 선수도 시범 경기에서 두각을 드러낸 신인 선수도 충분한 기회를 받고 적시타와 안타로 화답했다.


그리고 개막 시리즈가 진행되고 있던 그 시간에 NC 2군과 벌어진 연습 경기의 라인업을 보면 롯데가 얼마나 체질 개선을 했는지 명확하게 드러난다.

3년 전인 2019년에 2군 라인업에 보이던 사람들은 한 명도 없다. 그때는 라인업이 나이 많은 노망주나 부상에서 회복 중인 노장들의 휴식처 같은 라이업이라면 2022년 4월 2일 연습경기의 라인업은 바로 그 전주까지 시범 경기에서 주전으로 활약했었던 선수들과 2022년 신인들로 가득 차 있다.


드디어 2군이 휴식처가 아니라 1군을 대비하는 자리가 된 것이다. 스프링캠프부터 시작해서 서튼 감독을 중심으로 올해를 함께 헤쳐 나갈 시범경기에 골고루 등용되더니 이제는 1군 주전 중 누가 빠지더라도 그 자리를 채울 후보군이 준비되어 실전을 통해 1군에 올라갈 준비를 하고 있는 체계가 형성되었다.

그렇게 보면 개막 시리즈에서 인상 깊었던 장면은 2차전에서 그전까지 4타수 무안타였던 신인 조세진 선수가 3대 3 으로 팽팽한 9회초에도 타석에 나와서 끝끝내 키움의 마무리로부터 안타를 뽑아내는 순간이었다. 실력을 보이면 기회를 준다는 경쟁의 원칙이 지켜진 것이다. 그리고 그 기조가 팀을 강하게 만들 것이다.


아직 지금의 롯데는 약팀 일지 모른다. FA 충원이 없었던 올해도 올라갈 수 있는 순위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FA로만 팀을 구성할 수는 없는 법. 일단 팀이 젊고 건강하고 발전하는 과정으로 가고 있음을 2경기 만에 확인할 수 있는 첫 주가 지나갔다. 예전과는 다른 관점의 희망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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