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정원 Apr 28. 2022

내가 어떤 차를 원하는지를 먼저 정해 보자.

차도 애인 같아서 내가 좋아하는 차를 만나야 오래 탄다.

좋은 차는 비싸다. 예산부터 정하자. 


앞서 설명한 차를 사지 말아야 하는 이유에도 불구하고 차를 사기로 마음먹었다면, 정말 차가 필요한 상황이다. 사기로 마음먹었으니 일단 첫 번째로 정해야 하는 건 예산이다. 내가 가진 여윳돈과 매달마다 들어오는 수입을 명확히 하고 현재 씀씀이에서 온전히 차를 위해 쓸 수 있는 돈을 정해야 한다. 할부도 가능하지만 그건 고스란히 월 지출에 포함되고 보험료 세금 등 카탈로그에 적혀 있는 숫자보다 추가로 들어가는 돈이 많으니 되도록이면 여윳돈의 90% 정도에서 차는 구매하는 것이 좋다. 어차피 유지비로 월 지출은 늘어날 테니 할부를 한다면 유지비를 포함해서 감당할 수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예산이 정해져도 차를 보면 이런 점들은 마음에 안 들고 이런 기능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인생에 한번뿐인  차인데 이왕에 돈 쓰는  좋은  해야지 하다 보면.. 어느새 아반떼가 소나타로 그랜저로 올라가 있다. 그러니 먼저 내가 어떤 차를 원하는지를 먼저 정해 보자. 가격은 중고도 있어서 맞춰  여지가 있지만 어떤 차를 살지는 전적으로  몫이다.


내 차는 내가 어떻게 보이고 싶은지가 반영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살아 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집이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가 드러나는 공간이라면 인생에서 집 다음으로 비싼 지름인 자동차는 “나는 어떻게 보이고 싶은지”가 많이 반영된다. 그렇지만 신중해 지자. 내가 보이고 싶은 모습이 지금의 내가 사는 삶을 한 번에 바꿔 주지 않는다. 보여 주고 싶은 모습이 실제 삶과 괴리되어 TPO에 맞지 않는 차에게 정이 갈 리가 없다.

기본적으로 차의 궁극적인 목적은 이동이다. 누구와 얼마나 자주 / 오래 / 어떤 길을 / 무엇을 하며 보내는지 생각해 보면 어떤 공간이 내게 필요한지가 나온다. 출퇴근 용도인지 가끔 놀러 가는지 평균 주행 거리는 어떻게 되는지 살펴보면 유지비도 고민해 봐야 한다. 가족 수에 따라서, 첫차냐 세컨드 차에 따라서도 고민이 달라질 것이다.  


그렇지만 매일 만나서 하루의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낼 차는 일단 본인 눈에 멋있고 예뻐야 한다. 자동차 회사에 20년 다니면서 차를 추천해 달라는 지인의 질문들을 많이 받는데 그럴 때마다 나는 애인을 고르듯 차는 본인 눈에 예뻐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길 가다가 눈이 가는 차, 아 저 차 멋있는데 싶었던 차. 그렇게 외부 디자인을 받을 때 마음에 드는 차량을 3~4대 뽑아 본다.


자동차 선택 시 고려해야 하는 열 가지


그렇게 뽑은 후보군들 속에서 최종 후보를 정하기 위해 차량 선택에 중요한 항목을 10 정해 보았다.

연비 : 주행 거리가 길수록 유지비를 관리하는데 중요하다. 친환경 시대를 대변하기도 한다.

차량 가격 :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여윳돈의 규모를 생각한다. 중고차도 고려해 봄직하다.

AS 유지비 : 차는 타다 보면 이런저런 수리를 하게 되는데 그 비용이다. 아무래도 수입차량가 비싸다.

서비스 편의성 : 고장이 났을 때 수리를 쉽게 받을 수 있는지 믿을 수 있는 전문 정비 업체가 가까운 곳에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안전 : 에어백이나 AEBS (Automatic Electric Brake System) 같은 안전장비가 잘 갖추어져 있고 차량 프레임이 견고해서 사고가 났을 때 운전자나 동승객이 덜 다치는 차량인지 중요하다.

운전 편의성 : 차의 크기가 적당하고 핸들링 좋고 잘 서고 잘 나가는 차는 오래 운전해도 편하다.

차 공간 : 하루에 많은 시간을 보낼 나만의 공간이다. 인테리어 디자인이 마음에 들고 편해야 한다. 

차의 형태 : 세단형 / SUV / 스포츠카 / 경차 등 차는 다양한 형태가 있다. 차박을 하거나 짐을 옮길 일이 많다면 SUV를 찾겠지만 큰 차체가 부담스럽다면 작은 경차가 편할 수도 있다. 

친환경 이미지 : 디젤 차량이 연비가 더 좋지만 디젤 게이트 이후에 판매가 확 줄었다. 차가 내가 보이고 싶은 이미지를 대변한다면 친환경 차량은 남다른 이미지를 줄 수(도) 있다. 

디자인 : 이미 호감이 가는 차량을 골랐지만 그 안에서도 월드컵을 진행해서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다. 


이 열 가지 기본 항목 중에 본인에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항목에 가중치를 정한다. 그런 다음 후보군에 뽑은 차량들을 각각의 항목에 따라서 순위를 메겨서 점수를 1등은 3점부터 꼴등은 0점까지 매겨 보자. 이렇게 각 항목별로 순위를 다 정하고 나서 가중치와 점수를 곱한 합을 내 보면 1등이 나온다. 


아래 표는 아는 동생이 3천만 원 중반 정도에서 아이 하나에 남편은 차가 있고 자기가 출퇴근으로 탈 두 번째 차량을 추천해 달라고 해서 해 본 사례이다. 등록비 보험료 등 감안해서 3천만 원 중반으로 제가 뽑은 네 대는 도요타 프리우스 / 그랜저 하이브리드 / QM6 가솔린 / 미니 해치백 가솔린을 후보로 두고 순위를 매겨 보니 3천만 원대 중반의 2nd 출퇴근 차량을 사라고 하면 프리우스가 나왔다.      



이 기준은 사람마다 다른 것이다. 그러니 본인 마음에 드는 차량을 후보로 삼고 이렇게 검토해야 하는 항목들을 세세히 따져 보면 조금 더 선택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꼭 1/2 등 차량은 시승 신청하셔서 타보고 느낌이 더 와닿는 차가 있을 것이다. 함께 삶을 헤쳐 나갈 차를 고르는 일은 마치 결혼 상대를 찾듯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차도 애인 같아서 내가 좋아하는 차를 만나야 오래 타고 같이 하는 동안 행복하다. 


1장 나는 차가 필요하다. 절실하게... 

    1-1  내가 내 차를 가지지 못하는 일곱 가지 이유

    1-2  내가 어떤 차를 원하는지를 먼저 정해 보자.

    1-3  잘 고른 중고차, 새 차 안 부럽다.

    1-4  하이브리드 차량은 비싼 값어치를 한다.

    1-5  아무리 멋진 전기차도 쓰기 편해야 진짜 내 차가 된다.

    1-6  이유 없이 새 차를 싸게 파는 경우는 없다.

이전 02화 내가 내 차를 가지지 못하는 일곱 가지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