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로 비싼 차값 보상받기

유지비와 차량 가격 사이에 소비자의 선택이 있습니다.

[카QA센터 - 05] 소나타 하이브리드를 타는데 기름값을 절약한 비용이 일반 차량 구입한 비용보다 더 커지는 시점이 올까요?  

제가 2010년대 초반에 일본으로 출장을 가면 조그만 도시에 택시들이 20~30년된 중형 세단 아니면 다 프리우스 차량이었습니다. 그때가 처음 하이브리드를 타본 경험이었는데 지하철 시작하는 듯한 소리와 함께 미끄러지듯 움직이고 주행에 따라서 동력이 모터에서도 오고 엔진에서도 오고 또 배터리로 충전되는 양상이 그대로 보이던 클러스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주변을 보면 하이브리드 차량 비율이 정말 많이 늘었습니다. 연비도 좋고, 친환경이라는 의미가 있죠. 대신 가격이 비쌉니다. 소나타 1.6 터보 가솔린이 연비 13.5에 프리미엄이 2700만원이고 2.0 가솔린이 연비 13.1에 2630만원인데 같은 급인 하이브리드는 연비 19.6에 2960만원이니 평균적으로 300만원 정도 더 비싸다고 나옵니다.  

이름이 하이브리드, 즉 혼종이라는 뜻이니. 하이브리드 차량에는 내연기관 차량과 전기차의 DNA가 다 들어가 있습니다. 일반 가솔린 차량에 엔진이랑 미션, 연료통만 있으면 되는 상황에서 모터도 있어야 하고, 배터리도 있어야 하죠. 두 동력원을 이어 주는 트랜스미션도 훨씬 더 복잡합니다. 그리고 엔진이 안 도는 동안에도 브레이크도 작동해야 하고, 에어컨도 작동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작업을 전기적으로 만들어 주는 부가적인 장치가 더 많이 필요합니다.

딱 봐도 300만원이 훨씬 넘게 비쌀 거 같지 않나요? 보통 400만원 ~ 500만원 이상 차이가 나지만 가격은 300만원 정도로 차이 나도록 하는 이유는 소비자가 최종적으로 지불해야 하는 비용, TCO (Total Cost of Ownership)이 비슷해야 같은 기종 내에서 경쟁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간단합니다. 기름값만 봤을 때 소비자가 차량 구매 후 지불해야 하는 비용의 차이는 (차량 보유 기간) X (연평균 주행 거리) X (1÷(가솔린 평균 연비) – 1÷(하이브리드 평균 연비)) X (휘발유 평균 가격) 하면 나옵니다. 시뮬레이션하는 거죠. 보통 사람들이 차를 바꾸는 주기를 5년으로 두고 1년에 1만km 정도를 기준으로 기름값을 1400원이라고 해서 소나타 가솔린과 하이브리드를 비교해 보면 1만 km 기준으로 170만원 딱 나옵니다. 300만원 차이니까 만오천km로 5년이면 똔똔되는 시점이 오겠네요. 더 많이 탈수록 더 오래 탈수록 이득입니다.       

원가가 차이 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더 싸게 하이브리드를 시장에 내놓는 배경에는 자동차 회사들의 CO2 배출량을 제어하는 규제가 큰 몫을 차지합니다. 연비 좋은 차를 일정 비율 이상 팔지 않으면 회사가 벌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벌금을 내느니 조금 덜 이익을 보더라도 하이브리드를 TCO관점에서 다른 차종과 맞추는 거죠.

엔진과 후처리 장치에 더 돈이 많이 들어 가는 디젤도 마찬가지입니다. 5년 / 년 15000km 기준으로 소비자가 최종적으로 지불해야 하는 돈은 비슷하게 나오게 설정해서 같은 회사 라인업 내에서 서로 과다 경쟁하거나 한쪽으로 선택이 쏠리는 현상(Carnivalization)을 최소화하려고 합니다. QM6 LPG가 대표적으로 그런 가격 조정이 실패한 예입니다. 소비자들이 더 잘 알죠. 어느 라인업이 특별하게 저렴하게 나왔는지 말입니다.

      

그러니, 한 8만km 타면 엇비슷하게 나온다고 생각하시고, 그때까지 더 준 돈 아쉬워 마시고 즐기면서 타시면 됩니다. 주행 습관에 따라 연비 차이는 더 크고 특히 도심 같이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모드에서는 공인 연비보다 더 차이가 많습니다. 연비 말고도 정차 시 후 다시 출발이나 정숙한 점 등 하이브리드가 가진 장점이 많습니다. 그리고 친환경 적이라는 뿌듯함도 있잖아요? 저희 회사에도 빨리 Hybrid 모델이 나와서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고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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