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정원 Nov 09. 2020

전기차 배터리도 휴대폰처럼 배터리 교환이 가능할까요?

주유하는 5분과의 경쟁. 기다리는 시간이 길수록 사람들은 불편해 합니다.

[카QA센터-9] 전기차 충전 대신에 배터리 교환 방식으로도 가능한가?  


전기차가 처음 세상에 소개될 때 다른 내연기관 차량을 대체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명확했습니다. 한 번 충전에 부산까지 가지도 못하는데 출퇴근용 이외로는 누가 사겠냐는 것이었죠. 그 때는 그 말이 맞았습니다. 풀 충전하는데 4시간 이상 걸리고 한 번 충전하고 나서도 200km를 가지 못하는 차량은 사실 너무 불편합니다.


그래서 나온 아이디어가 배터리 교환방식 – 이른바 Quick Drop이었습니다. 배터리를 충전하는 것 대신에 충전된 배터리를 교체해 주는 거죠. 그렇게 차 값에서 배터리를 빼면 차량 가격도 할인되어 좋고, 고속도록 휴게소에서 밥 먹는 동안 갈아주면 SM3 EV로도 부산 다녀 올 수 있다고 이야기하곤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 배터리 교환 방식은 큰 문제점이 3가지 있습니다. 첫 째, 전문 설비와 능숙한 요원이 있어도 생각보다 시간이 더 걸립니다. Quick Drop 이라고 하긴 했지만 정작 교체하는 시간은 차량을 맡기고 교환하고 하는데 10분 이상 걸립니다. 물론 휴게소에서 밥 먹는 시간은 충분하겠지만, 주유소같이 5분만에 갈고 바로 출발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거죠.


그리고 전기차 배터리를 연결하는 단자들은 모두 안전을 위해서 방진 / 방수가 완벽히 되어야 하는데, 이렇게 자주 탈부착을 하게 되면 단자가 오염될 위험이 큽니다. 탈부착을 쉽게 하려면 방진 방수 기능이 약화되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입니다.


마지막으로 배터리 소유권 문제가 있습니다. 핸드폰 배터리도 열화된 정도를 점검해서 한번 충전하면 얼마나 가느냐를 따지는데 천만원이 넘는 차량용 배터리는 더 민감합니다. 오늘 새 배터리 달고 나갔다가 방전되어서 교환했더니 헌 배터리가 달리면 운전자 입장에서는 불만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배터리는 자동차 회사가 소유하고 고객에게 렌탈하자는 제안도 있었지만, 현행 법상 전기차의 보조금은 배터리 구입에 지원되는 형태여서 고객 입장에서는 이득이 없었습니다. 렌탈비를 얼마로 책정할지, 얼마나 많은 여분 배터리가 있어야 하고 그 배터리의 관리는 누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풀어야 할 숙제가 너무 많았습니다.      



결국 한정된 지역(제주도)에서 교체에 필요한 전문 설비와 전문 요원을 쉽게 확보할 수 있고 여분의 배터리 소유도 맡을 수 있는 제한된 사용자(택시 사업)에게 시범 적용하는 정도의 시도를 2013년에 하다가 지금은 더 이상 논의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에 DC Charging이라는 급속 충전기의 발전이 지금은 대세입니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모터와 배터리는 정밀한 제어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직류식 전원을 사용합니다. 그래서 기존의 상용 교류 전원으로부터 전력을 공급 받으면 OBC라고 하는 장치를 통해 교류를 직류로 전환한 이후에 충전을 하는데 이런 방식으로는 300~400 km를 주행하는 충전을 하는데 4시간은 족히 걸립니다.      


이런 번거로운 과정을 단순화 해서 300V ~ 500V 정도의 강한 직류 전압으로 바로 충전해 주면 200km 정도는 20분 정도면 충전할 수 있습니다. 테슬라가 서비스하는 슈퍼 차저 뿐 아니라 현재 출시되고 있는 대부분의 전기차 차량들은 AC / DC 충전 두 방식 모두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제가 개발했던 그 싼 전기차도 30분내 80% (200km) 충전 가능한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배터리 기술 충전 기술이 발전한 덕분입니다. 한꺼번에 더 많은 에너지를 주어도 화학적으로 안전하게 감당할 수 있는 거죠. 현재 시간 당 50kW 정도인 DC 충전은 향후 2~3배 더 높은 용량의 충전이 가능하도록 하는 연구가 진행 중에 있습니다. 멀지 않은 미래엔 주유소처럼 충전 금방 받고 주행하는 시대가 올 겁니다. 다만 현재 출시되고 있는 차량의 배터리는 50KW (10분에 100km) 정도가 Maximum 입니다만, 그래도 여러가지로 번거로움이 많은 배터리 교환을 대체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카QA센터 -

자동차에 대한 모든 질문에 답해 드립니다.

댓글로 질문을 남겨 주세요.

하루에 하나씩 꼭 답변하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전기차의 전기 공급 방안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