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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원 Nov 24. 2022

같은 차속이라도 단수에 따라 다른 엔진의 사정

같은 에너지를 내도 어떤 조건이냐에 따라 연비는 달라진다. 

엔진의 힘을 이야기할 때 토크를 언급하기도 하고 파워를 이야기하기도 한다. 둘 다 엔진의 출력을 이야기하지만, 토크는 한번 회전할 때 내는 말 그대로 힘이고, 파워는 단위 시간 동안 엔진이 내는 총에너지를 뜻한다. 가파른 언덕을 잘 올라가려면 토크가 좋아야 하고, 최고 속도가 높으려면 파워가 좋아야 한다. 



자동차가 정속 주행을 하고 있다고 하면, 어떤 단수로 달리더라도 차 자체가 소비하고 있는 에너지 즉 파워는 동일하다. 60 kph로 달리는 자동차가 4단에서 2000 rpm으로, 또는 5단에 1600 rpm으로도 달린다고 하면 동일 시간에 같은 파워를 내려면, 낮은 rpm으로 달릴 때가 한번 회전에 내는 토크가 높아야 한다. 그래서 한 사이클만 비교하면 5단으로 달릴 때가 더 연료를 많이 필요로 한다.  


그러나, 연비에 영향을 주는 것은 한 사이클이 아니라 동일한 시간에 소비되는 누적된 연료량이다. RPM이 더 높기 때문에 4단으로 설정했을 때가 25% 더 자주 연료를 분사해 주니, 높은 단수로 주행할 때 한 사이클에서 더 많은 연료가 분사해야 하는 손해는 바로 보상이 된다. 마찰로 손실되는 에너지를 더하면, 저단 주행은 높은 회전수만큼 마찰 에너지를 더 자주 보상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회전 속도가 빠를수록 마찰도 늘어난다. 

그래서 같은 차속에서 달릴 때는 높은 단수, 즉 낮은 엔진 RPM으로 달릴 때가 무조건 연비가 더 좋다. 대신 치고 나가는 가속력이 필요한 순간에는 RPM을 높여서 엔진에서 차체가 필요한 힘을 바로바로 공급해 주도록 해야 한다. 이런 운전자의 의사를 잘 읽어서 반영하는 것이 자동 변속기 튜닝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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