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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원 Nov 26. 2020

라이더 센서없이 완전 자율 주행이 가능할까요?

테슬라 엘런 머스크의 LIDAR IS DOOMED 주장에 대한 고찰

[카QA센터-22] 진짜 엘런 머스크 말대로 라이더 없이 카메라와 레이더 만으로도 자율주행이 과연 가능한가요?


어느 덧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의 수단이 아니라 전기 장치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사람이 하던 운전도 각종 센서와 AI를 기반으로 한 자율 주행이 대체하는 시대가 곧 도래하겠죠? 전세계 자동차 회사들과 크루즈 델파이 같은 대형 부품 업체들이 앞 다투어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달려 가고 있습니다.


그 중 가장 큰 화두는 카메라와 초음파 레이더만으로 자율 주행이 가능하냐는 질문입니다. 다른 모든 메이커들이 3단계 이상의 자율 주행을 구현하려면 라이더라는 레이저를 이용한 장거리 진단 센서가 필요하다고 보는 반면, 테슬라를 이끄는 엘런 머스크는 라이더 없이도 5단계에 준하는 기술을 구현할 수 있다고 선언하면서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엘런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주장은 간단합니다. 결국 운전은 사람이 하던 것이고 사람은 라이더 같은 센서 없이도 충분히 해 내고 있으니 자동차도 궁극적으로는 가능하지 않겠냐는 의견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제가 자동차 운전성 튜닝을 하게 되었을 때, 저희 팀에 계셨던 운전성 관련 명장이셨던 고성훈 기장님으로부터 운전 교육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 분 말씀이, 고속도로를 달리면 자기 앞 10대, 자기 뒤로 5대 정도는 늘 시야에 두고 운전 경향을 살펴 봐서 예측하지 못한 끼어들기나 사고의 위험성을 미리 주의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또 브레이크를 밟을 때면 실제로 뒤차에게는 내 차가 다가가는 것과 마찬가지이니 백미러를 보고 뒤 차의 제어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 같으면 오히려 브레이크를 풀어서 뒤차와의 간격을 유지해야 한다고 하시면서 교육 내내 앞을 주시하는 동시에 시선을 고르게 두고 있는지 점검해 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기장님 같은 마음으로 운전하는 운전자는 사실 거의 없을 겁니다. 사람의 두 눈으로 보는 범위는 정해져 있고, 운전의 숙련도도 제각각 입니다. 분명 여러 개의 카메라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기장님 이상의 이성적인 상황 판단을 사람 대신 해주는 인공 지능이 있다면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은 훨씬 줄어 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운전자가 아예 운전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5단계에서는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훨씬 줄어 드는 것만으로는 모자랍니다. 인명 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자동차 회사가 무한 책임에서 자유로워지려면 사고율 제로를 목표로 해야겠죠. 그러면 목표는 숙련된 운전자 그 이상이 되어야 합니다.



카메라는 라이더에 비해 싸고 설치가 용이하지만, 안개가 끼거나 어두운 밤에는 제한적이고, 거리를 정확히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산출해야 합니다. 흔히 블랙 박스 사고 영상에 단골로 나오는 큰 차 옆 그늘에 숨어 있다 직진하는 차를 보지 못해 발생하는 교차로 사고처럼 빛의 세기 명암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한문철 TV 유튜브 캡쳐

사람의 눈만큼 빠르게 초점을 잡고 노출을 제어하는 카메라가 개발 되면 눈이 하는 일을 대체 할 수 있겠지만 대신 눈을 통해 사람이 하는 실수도 일어 날 수 있을 겁니다. 사람이 하는 실수는 운전자 책임이니 물건을 파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차가 하는 실수는 회사가 책임져야 하고 목숨은 값을 따질 수가 없습니다.


물론 HD MAP을 통해 거리 측정을 보완하고, V2V 통신을 통해서 차량 간 간격을 인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카메라를 여러 각도에서 여러 밝기로 촬영해서 비교 분석하면 눈만으로 판단한 실수를 최소화 할 수 있겠지만, 이게 과연 라이더 보다 더 저렴하고 간단할까요?


제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LIDAR IS DOOMED 라고 외친 엘런 머스크와 다른 자동차 회사의 차이는 기술력이 아니라 목표하고 있는 사고율의 기준인 듯 합니다.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사고율 1% 정도인 사람 대신 사고율 0.05% 정도는 라이더 없이도 만들 수 있기에 자신 있게 선언하는 테슬라에 비해 다른 회사들의 내부 목표는 그보다 훨씬 높은 거죠(예를 들어 0.01%).


해가 갈수록 크기가 작아지고 저렴해 지는 라이더 장비 자체의 발전 속도를 감안하면 테슬라가 굳이 라이더를 넣지 않겠다고 고집할 필요가 없는 시기가 곧 올 것입니다. 그 때가 되면 테슬라는 이미 본인들이 선도하고 있는 시장에서 언급하지 않은 0.05%를 메우기 위해 주저없이 라이더를 선택하겠죠. 그것도 기존의 카메라 기반으로 출시한 차량들로부터 받은 무수한 빅데이트를 기반으로 학습한 인공지능을 베이스로 하고 말입니다. 마치 이세돌과 맞붙은 1세대 알파고와 자기들끼리 학습한 후 훨씬 더 막강했던 커제와 상대한 2세대 알파고 정도 차이가 나지 않을까요? 이래 저래 이슈와 시장을 이끌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인 듯 합니다.


블로그에 추가된 자료는 2020년 Automobile Innovation Day에 기조 연설한 이선영 Stradvision COO 자료를 참조했습니다. 자율 주행에 대한 좋은 정보 제공해 주신 이선영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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