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로 풀리는 이대호의 적절한 몸값은 얼마나 될까요?

by 이정원

한국 시리즈가 NC 다이노스의 승리로 끝이 났습니다. MVP를 받은 양의지와 LA 다저스의 무키 베츠를 보면서 롯데 팬들은 누구나 느낄 겁니다. 아! 돈은 쓰더라도 제대로 써야 하는 구나.

2016년 이대호가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돌아 왔을 때, 롯데가 통크게 150억까지 계약을 체결했을 때, 많은 롯데 팬들은 타격 7관왕 시절 7천만원으로 연봉 조정 신청을 가서 ‘조선의 4번 타자’를 초라하게 만들었던 과거를 청산한 시원함을 느꼈겠죠. 그러나 호기롭게 내가 낼 게 하고 계산한 2차 술값이 다음 달 카드 청구일이 되면 부메랑이 되어 돌아 오듯이, 지난 4년의 시간은 이대호의 150억원에 눌려 있었습니다.

복귀 후 2년간 이대호는 이름값에 걸맞는 행보를 보여 줍니다. 3할 / 30홈런 / 100타점의 엘리트 타자의 Stat을 보여 주면서 팀의 중심을 잡아 주죠. 레일리가 에이스 모드를 보여주고, 박세웅과 송승준이 뒤를 받치고, 손승락이 뒷문을 단단히 지킨 롯데는 2017년에 3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며 희망을 키웠습니다. 대타자 이대호가 은퇴하기 전에 우승한번 해 보자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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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꿈은 그 해 겨울 강민호를 놓치면서 팀이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포수에 큰 구멍이 뚫리면서 투수들이 자신감을 잃고 한 번 잃어버린 Balance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2018년부터 올해까지 가을 야구에 초대받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대호에 투자한 150억이 아쉬워서 새로운 FA는 계속 영입이 되었고 그 결과로 팀은 평균 연봉 1위팀이 되었지만 결과는 2019년 꼴찌였습니다.

이대호가 가치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대단한 타자이고 지금도 팀 내에서 이대호보다 더 잘하는 선수를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팀 전체 연봉의 4분의 1이상을 투자하게 되면 본전 생각이 나게 마련이고 그러면 팀은 정작 가야할 방향을 잃어 버릴 때가 많습니다. 이제 시즌이 다 끝나고 보니 안치홍을 왜 영입했나 싶지 않나요? 차라리 그 자리에 김민수나 고승민을 올려서 굴렸더라면 지금보다 성적은 떨어 졌겠지만 경험치는 많이 먹었을 텐데 말이죠.

WIN NOW를 꿈꾸는 롯데의 마음은 2020년 이대호의 150억 4년 계약이 마무리되면서 어느정도 정리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작년부터 불어 온 FA 한파는 올해 코로나 사태로 더 혹독할 것이고, 군 제대 선수들을 바로 등록 시킨 팀의 움직임을 보면 올해 스토브리그에서 FA영입은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게 맞구요.

앞으로 2~3년 간은 유망주들을 키우고 팀을 재정비하면서 팀을 건강하게 다이어트해야 하겠죠. 그리고 그런 토양 위에 제대로 현찰을 지를 시기가 올 때까지 총알을 잘 모아야 할 것 같습니다. 팀의 최대 연봉을 받는 FA라고 하면 1)자기 포지션에서 리그에서 최고여야 하고 2)매 경기 공격 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공헌도 높아야 하며 3)리더쉽과 소통이 잘 통하는 4) 에이징 커브가 오기 전인 30대초반이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시즌을 기준으로 하면 김하성 / 강백호 / 나성범 / 양의지 / 구창모(?) / 최정(?) 정도가 떠오르네요.

stat.jpg 올해 지명타자 WAR 순위입니다. 이대호는 더이상 1루수로 분류되지 않네요.

이대호는 여전히 대단한 타자이고 팀의 중심이지만 수비에서의 공헌도가 낮고(1/2) 나이가 많습니다. 그리고 타격에서도 에이징 커브 시점에 접어 들어서 타율도 떨어지고(1/2) 무엇보다 Bad Ball 히터여서 볼넷 비율이 낮고 삼진 비율이 높은 편(1/2)입니다. 이 요소마다 절반씩 감가 한다고 하면 이전 계약의 1/8 수준의 10억 계약금에 연봉 5억에 1+1 계약이 유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1년 연장 기준에 대해서는 팀과 선수 모두 옵션을 걸어서 동기 부여로 삼을 것 같습니다.

한국 시리즈를 보면 볼수록 우승한 NC도 준우승한 두산도 참 잘하고 대단하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대타자가 우승으로 선수 생활 마지막을 장식하는 모습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사실도 현실로 다가 오더 군요. 어쩌면 생각보다 많이 조용하게 넘어갈 올해 스토브리그에서 서로 감정 붉히지 않고 잘 마무리되어서 새로운 시즌은 팀도 선수도 가볍게 시작했으면 합니다.

이대호 통산 기록입니다. 우리 대타자도 세월에 장사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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