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를 늘리지 않아도 주행 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폭발을 통해 동력을 만드는 내연기관차에서는 열을 식히는 냉각 시스템이 중요했다. 반대로, 실내 난방을 하려면 구동용 배터리의 에너지를 빼 써야 하는 전기차에서는 차에서 발생하는 열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추운 겨울에 배터리 성능 저하로 주행 거리가 줄어드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히트 펌프 기능이 기본으로 장착되고 있다.
히트 펌프는 전기차 내에 있는 여러 전기 장치들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이용한다. 전기모터, 온보드차저, 통합전력제어장치, 배터리 등에서 발생하는 열을 모아서 차가운 냉매를 데운다. 이렇게 데운 냉매를 압축했다가 다시 응축하는 하면 냉매에서 열이 발산되는데 그 열을 실내 난방에 활용하는 것이다. 이러면 실내 온도를 올리기 위해서 전기 히터를 작동해야 하는 에너지를 그만큼 줄일 수 있다.
이렇게 전기차 내부를 관통하는 냉매는 배터리 내부도 통과하면서 온도의 급격한 변화를 줄여 주는 역할도 한다. 추운 겨울 배터리 온도가 너무 낮으면 다른 전자기기의 열을 이용해서 온도를 올려 기능을 회복시켜 주고, 셀 내부에 손상으로 온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식혀서 다른 쪽으로 열 전이가 되지 않도록 막아 준다.
이런 히트 펌프가 장착된 전기차는 다른 전기차들에 비해 겨울철 주행 거리가 감소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 테슬라의 모델들도 2020년에 히트 펌프를 추가로 장착하면서 일반 주행거리는 평균 30km, 겨울철 주행 거리는 50km 이상 개선되는 성과를 보였다. 배터리 용량을 늘리지 않고도 더 먼 거리를 갈 수 있게 된 것은 버리던 에너지를 재활용하는 기술의 발전 덕분이다.
테슬라 히트 펌프 소개 동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DyGgrkeds5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