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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을 위해 배터리 상태를 24시간 모니터링한다.

이제는 성능보다 안전이다.

by 이정원

2024년 인천에서 지하 주차장에 세워 두었던 전기차에서 주차 후 며칠 뒤에 불이 나는 사건이 있었다. 마침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으면서 공동 주택에 피해가 확산되었다. 그동안 전기차는 폭발이 일어나는 내연기관차보다 더 안전하다고 홍보했지만 이번 화재를 계기로 운전자가 없는 상황에서도 화재가 날 수 있어 초기 대응이 어렵고, 한번 불이 붙으면 진압이 쉽지 않은 약점도 드러났다.


pZxRLk5l7FQ2CO8bTU3U5RVy59U.PNG 청라 화재 현장 사진 - 스프링클러 작동 여부에 따라 구역별 피해가 달랐지만 전기차 화재가 두려움을 가져오는 건 변함없다


화재가 발생한 차의 배터리 회사가 중국의 10위권 제작사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배터리 공급사를 공개가 의무화되었지만 사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주행 중에 물리적 충격이나 충전 중에 전기적 충격에 영향을 받으면 어느 배터리든 상태가 안 좋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배터리의 상태를 어떻게 모니터링하고 이상 현상이 발생하면 어떻게 미리 진단해서 수리받을 수 있도록 하는 기술적 장치가 필요하다.


화재 원인.PNG
배터리 안전 설계.PNG
전기차 배터리 화재의 주요 원인과 이를 보완하기 위한 안전 설계 - 현대차 자료 참조

일단 배터리 설계 단계에서 외부 충격을 잘 견디고 작은 열이 발생해도 전이를 막는 냉각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 화재의 주원인이 되는 과충전을 막기 위해 충전기와 통신해서 충전 속도를 배터리 상태에 따라 조절하는 기능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주행, 충전뿐 아니라 주차되어 있는 상태에서도 배터리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서 이상한 징후가 발생되면 운전자에게 알려 수리를 받게 하는 배터리 관제 시스템이 구축되고 있다.

b0e181386c924129b37e3c020611088e.jpg 인천 화재 이후 현대차에서 구축하고 있는 배터리 모니터링 시스템


이런 시스템이 구축되면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을 때는 소방서와도 연동해서 초기 화재 진압이 가능하게 된다. 유럽에서는 자동차에 화재가 발생하면 바로 위치를 공유하게 하는 기능을 의무적으로 갖추도록 규제로 관리하고 있다. 가격보다 성능보다 안전이 늘 우선이다. 앞으로 전기차의 선택에는 얼마나 안전하게 개발되고 또 관리되고 있는지가 기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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