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와 스마트 디바이스의 경계는 갈수록 허물어지고 있다.
과거의 자동차는 단순히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기계에 불과했다. 멀티미디어라고 부를 수 있는 기능도 라디오나 CD 플레이어를 통해 음악을 듣는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보급과 네트워크 기술의 발전은 자동차의 정의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고 이제는 상시 연결된 네트워크를 통해 실시간 데이터를 주고받는 거대한 정보 단말기로 차도 진화하고 있다.
테슬라의 등장은 이러한 변화를 가속하는 기점이 되었다. 대시보드를 차지한 거대한 터치스크린은 차량의 기본적인 정보뿐 아니라 콘텐츠를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존의 물리 버튼을 과감히 몰아냈다. 차량의 공조 시스템 설정부터 주행 모드 변경, 차량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까지 모든 제어가 화면 하나에서 이루어진다. 기계 공학의 산물을 넘어 소프트웨어 중심의 인터페이스로 탈바꿈하면서 커다란 전면 스크린은 자동차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네트워크와 연결성이 강화되면서 콘텐츠 소비 방식도 변했다. 정차 중이거나 전기차를 충전하는 동안 유튜브나 OTT 서비스를 시청하는 풍경은 이제는 낯설지 않다.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와 몰입감 넘치는 오디오 시스템은 차 안을 나만의 영화관이나 게임방으로 만든다. 자율 주행 기술까지 이어지면서 운전에 대한 압박이 줄어들면서 자동차는 이제 도로 위를 달리는 개인용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더욱 정교해진 음성 인식 비서는 운전자의 말을 알아듣고 복잡한 기능을 제어한다. 내비게이션은 실시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단순한 길 안내를 넘어 주변 맛집을 추천하고 예약을 돕는 등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차에서 물건도 살 수 있고, 드라이브 쓰루에서 결재도 가능하다.
그래서 지금의 자동차는 바퀴 달린 스마트폰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고성능 프로세서와 운영체제를 탑재하고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하는 모습은 모바일 기기의 확장판이다. 그러다 보니 하드웨어의 기계적 성능보다 소프트웨어가 주는 경험이 더 중요해졌다. 우리는 이제 자동차와 스마트 디바이스의 경계가 완전히 허물어진 모빌리티 혁명의 시대를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