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을 위한 모든 준비가 마쳤는지 확인을 마쳐야 생산을 시작한다.
드디어 신차 개발이라는 기나긴 여정의 종착역이자, 수만 개의 부품이 하나의 완벽한 제품으로 승인받는 최종 관문인 MA(Mass Production Approval, 양산 승인) 단계에 도달했다. 이 마일스톤은 단순히 생산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을 넘어, 그동안 설계와 현장에서 쏟아온 모든 노력이 고객에게 전달될 가치가 있는지를 최종적으로 공인받는 자리다. 짧게는 2년, 길게는 5년여의 세월을 견뎌온 수많은 부서의 땀방울이 비로소 자동차라는 하나의 결정체로 완성되는 순간이다.
MA 단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점검하는 핵심 과업은 부품 품질 보증을 위한 PSW(Part Submission Warrant) 검사다. 차량 제작에 공급되는 개별 부품들이 양산 체제에서도 동일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지 검증하는 과정으로 엔지니어가 주도하고 구매와 품질 부서가 협력하여 진행한다. 각 부품의 양산 품질을 검사하는 게이지의 준비부터 50개 연속 생산 샘플을 검증한 결과 보고서, 필요한 수량을 생산하는 능력과 포장과 물류 및 공급 계획들, 법규 인증 영향성에 2차 3차 협력업체들의 Audit 결과까지 모든 면을 전방위로 검토한다. 이 과정에서 모든 항목이 합격점을 받아야만 비로소 부품 공급에 대한 최종 보증서인 PSW가 발급된다.
품질의 완결성은 그동안 진행되어 왔던 검증 시험 결과들로 최종 확인할 수 있다. 설계 단계에서 계획된 모든 검증 시험은 반드시 통과해야 하며, 특히 법규로 정해진 인증은 타협할 수 없는 조건이다. 검증 과정에서 발견된 이슈들은 심각도에 따라서 1,2,3 등급으로 나누어서 MA 전까지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고객의 안전에 직결되거나 하자로 인해 판매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이슈들은 해결되지 않으면 마일스톤을 통과할 수 없다. 단순히 문제가 없는 수준을 넘어서 시장에서 경쟁하는 다른 회사들의 차종들과 최소한 동등 수준이거나 우월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속 성능에서부터 스타일링, 주행 성능, 소음, 진동, 안락함 등 소비자가 느낄 수 있는 모든 부분들이 점수화되어 평가되고 개선하는 과정을 거친다.
PT 마일스톤에서 연습한 실제 조립 라인에서의 대량 생산 적합성은 Pre-SOP(예비 양산) 과정을 통해 최종 시험대에 오른다. 현대의 자동차 생산은 대개 여러 차종을 한 라인에서 만드는 혼류 생산 방식을 택하기 때문에 신차의 조립 속도가 기존 라인의 템포를 따라가지 못하면 공장 전체의 일정에 막대한 차질을 준다. 처음에는 하루 10대 수준에서 시작하여 점차 생산 속도를 높여가는 램프업 과정을 거치며, 작업 동선의 엉킴이나 조립 프로세스의 병목 현상을 실시간으로 수정하여 제조 현장의 숙련도를 목표치까지 끌어올리는 작업은 양산 직전까지 계속된다.
물리적인 차량의 완성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물류 공급망의 안정적인 운영이다. 자동차를 구성하는 수만 개의 파트가 적기적소에 공급될 수 있는지 물류 시스템에 대한 점검도 함께 이루어진다. 새 차에 맞게 부품 창고를 새로 정비하고, 태그와 조림라인까지 공급되는 시스템을 확인한다. 특히 해외 수급 부품이나 공정이 복잡하여 리드 타임이 긴 부품들은 미리 충분한 재고를 확보하고, 운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해 부품이 부족해서 생산에 차질이 일어나는 일은 막기 위한 최종 점검이 MA에 이루어진다.
이 모든 검증을 통과했을 때, 비로소 세상은 우리가 만든 자동차를 신차라는 이름으로 맞이하게 된다. MA 마일스톤은 단순히 기술적인 체크리스트를 지워가는 과정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해온 설계자, 구매 담당자, 생산 기술자, 그리고 협력사들 모두가 쌓아온 신뢰를 증명하는 시간이다. 양산이 되고 나면 또 시장에서 생존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기다리고 있지만 적어도 첫 양산차가 나오는 그 순간만큼 출산의 기쁨만큼이나 서로의 노고를 치하하고 축하하는 따뜻한 자리가 만들어진다. 길 위를 다니는 그 모든 차들은 다 그렇게 첫 신차 양산의 과정을 거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