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하고 입증하고 수익화한 후에 확장하는 4단계를 성실히 밟아가야 한다.
NVIDIA가 AI agent를 CES에서 선보인 이후 2025년을 기점으로 자율주행 로보택시 시장은 기술 실증 수준에서 실생활의 영역으로 비약적인 발달을 거듭해오고 있다. 이미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Waymo를 비롯한 많은 자율주행 기술 업체들이 로보택시 운영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그중 실제 도로 위에서 가장 빠르고 실무적인 진화를 보여주는 주인공은 단연 Pony.ai다. 기술적 완성도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의 수익화 과정을 차근차근 실현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운전자가 없는 차를 굴리는 수준을 넘어, 어떻게 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거대 플랫폼과 결합하여 확장하는지 Pony.ai의 사례를 통해 자율주행 기술 진화의 4단계를 살펴보자.
자율주행의 첫 번째 단계는 인간의 개입 없이도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달하는 신뢰성의 확보다. 자율주행을 위해 필요한 인식하고 판단하고 제어하는 과정을 스스로의 기술로 구현해 낼 필요가 있다. Pony.ai는 창업 초기부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완전한 통합을 목표로 버추얼 드라이버라는 시스템 구축에 매진했다. 특히 ISO 26262 기능 안전 표준에 따라 시스템의 일부가 고장 나더라도 차량이 안전하게 갓길에 멈추거나 운행을 지속할 수 있는 견고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혼자 갈 수 있다 정도가 아니라 확실히 사고가 나지 않는다는 확신을 시장에 주는 것이다. 정해진 루트를 반복적으로 운행하는 정도가 아니라 복잡한 실도로 상황에서 무사고 주행 기록을 쌓아서 입증해야 한다. Pony.ai도 캘리포니아와 중국의 복잡한 도심 도로에서 수년간 테스트 주행을 통해 자율주행이 인간 운전자보다 통계적으로 안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는 이후 이어질 서비스 상용화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입장권과 같다.
기술이 실현된 후에는 실제 도로의 무수한 변수를 학습하여 지능을 고도화하는 검증 단계가 뒤따른다. 단순히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주행하는 것이 이제 막 운전면허를 딴 것과 같다면, 무인 로보택시 플랫폼을 운영하는 것은 그런 기사들을 모아서 택시 회사를 운영하는 것과 같다. 실제 이동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에지 케이스, 예를 들면, 문을 제대로 닫지 않고 내리는 승객이라든지, 고객이 원하는 목적지와 충전 가능 위치가 매치가 되지 않는 상황 같이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일어날 수 있는 경우에 대한 학습을 위해서도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승객을 태워 본 경험이 필요하다. Pony.ai는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중국의 4대 1선 도시 전체에서 완전 무인 로보택시 면허를 취득하며 누적 5,500만 km가 넘는 압도적인 주행 데이터를 확보하며 경험치를 쌓았다.
이 과정에서 수집된 데이터들을 바탕으로 시스템은 끊임없이 스스로를 개선하며 안정성을 높여 간다. 수집된 데이터를 클라우드 시뮬레이션으로 돌려 가상 세계에서 수십억 킬로미터를 더 주행시키며 소프트웨어의 판단 능력을 정교화하고 있다. 이렇게 실도로에서 쌓인 데이터로 학습하고 다시 차에서 구현하는 데이터 피드백 루프를 통해 로보택시는 단순한 기계 장치에서 스스로 진화하는 지능형 유닛으로 거듭나게 된다.
하지만 기술의 완성도만으로 사업을 할 수는 없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도 적자만 낸다면 지속 가능하기 어렵다. 그래서 기술이 어느 정도 숙성되면 소프트웨어 비중을 늘리고 비싼 센서를 효율화하여 수익 구조를 구축하는 단계로 넘어간다. 한 대에 10억 원이 넘어가는 차로 대규모 사업을 벌일 수는 없다. Pony.ai도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GAC Toyota와 협력하여 bZ4X 기반의 양산형 로보택시를 출고하면서 자율주행 차량에 드는 비용을 크게 절감했다. 7세대 자율주행 시스템은 고가의 회전형 LiDAR를 저렴한 고정형 센서와 소프트웨어 보정 기술로 대체하며 부품 비용을 이전 대비 70%나 낮췄다.
그 결과, 올해 초 Pony.ai는 선전 등 일부 지역에서 로보택시 운영을 통한 유닛당 월간 흑자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자율주행이 더 이상 연구실의 돈 먹는 하마가 아니라, 규모의 경제를 통해 실제 이익을 낼 수 있는 완성차 비즈니스로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하드웨어를 표준화하고 운영에 드는 고정비를 최적화하는 전략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수익 모델이 확보되었다면 다음 단계는 사용자를 폭발적으로 늘리는 확장이 필요다. 여기에 필요한 것이 일상 속에 밀접하게 관여해 있는 강력한 플랫폼이다. Pony.ai가 최근 WeChat으로 유명한 Tencent 모빌리티 서비스와 손잡은 것은 확장을 위한 신의 한 수로 평가받는다. 사용자는 별도의 로보택시 앱을 설치할 필요 없이 이미 일상에서 채팅으로 약속을 잡고 식당을 예약하는 WeChat을 통해 그 동선에 맞춰 로보택시를 호출할 수 있다.
이러한 MaaS 플랫폼과의 통합은 신규 사용자 획득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이동과 다른 경제 활동을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다. Tencent의 13억 사용자 기반은 Pony.ai의 로보택시를 단순한 이동 수단에서 생활 밀착형 공간으로 확장시킨다. 수익이 나기 시작할 때 플랫폼이라는 엔진을 달아 시장에 확실히 자리 잡는 것. 이것이 Pony.ai가 보여준 자율주행 사업 확장의 최종 형태다.
자율주행 서비스라는 비즈니스의 최종 목적지도 결국은 수익이다.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수익을 폭발시키기 위해서는 개발하고 입증하고 수익화한 후에 확장하는 4단계의 철저한 선순환 고리를 따라야 한다. Pony.ai는 이 네 단계를 성실하고 영리하게 밟아가며 자율주행 산업의 표준을 다시 쓰고 있다. 아직은 기술 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입장에서 보면 너무 먼 미래일 수도 있다. 그러나 거센 전기차 캐즘과 자율주행의 회의론 속에서도 나아가야 할 방향은 명확하다. 홀로 모든 걸 다 구성하기가 버겁다면 Pony.ai가 Tencent와 손을 잡은 것처럼 함께 판을 만들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단지 기술을 입증하는 단계를 벗어나 규모를 키워 흑자를 만들고 우리의 삶에 더 깊이 들어오는 서비스로 확장해 나가기를 기원해 본다.
자동차 산업 동향 플랫폼 아우토바인에 기고한 글을 조금 늦게 공유합니다. 개발하고 입증하고 수익화한 후에 확장하는 4단계의 선순환 고리를 달리고 있는 중국 테크 기업들을 보면서 우리는 어디 즈음 있는지 반성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