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실이 춥다.
히터를 틀면 피부가 따갑고, 안틀면 손끝이 시리다.
어쩔 수 없이 카페에 나와 커피를 마신다.
음악이 흘러나온다. 재즈다.
두꺼운 티본 스테이크만 생각난다.
피아노 반주는 잔잔하고 규칙적이지만,
그 위에 색소폰 연주는 애드립처럼 자유분방하다.
음악에 대해선 문외한이라서,
색소폰 연주자가 악보를 보고 연주한 것인지,
흥에 맡긴 것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두 소리는 조화롭다.
질서 있는 반주 덕분인지,
아니면 내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규칙이 있는지는
훗날 재즈 색소폰 연주자를 만나게 된다면 여쭤보고 싶다.
'혹시 그런 막 불규칙한 연주에 비법이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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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구하는 테일러링도 조금 비슷하다.
질서와 우연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태.
직감만으로 밀어붙인 습작도 아니고,
이성만으로 정리된 구조도 아닌,
두 요소가 버무려져 테일러링을 통해 구현되었다.
이탈리안 테일러링에 취한 것도 이러한 맥락을 품었기 때문이다.
2D 평면 제도, 3D 드레이핑,
그리고 고전적인 테일러링에 의한 제작방식.
셋 중 어느 하나라도 잃을 수 없다.
그래서 세 요소의 균형을 놓치지 않으려 애쓴다.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내년도
그리고 넷째부터는 아직 설명보다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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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의 어꺠에 오르는 것보다,
올라탈 거인을 알아보는 것 부터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