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알겠고

by NOSTRAPARTENOPEA

숲에서 나와 돌아보니, 어느새 나의 주변에는 요약으로 꽉 찼다.


집중력은 진즉에 동이 났고, 행간을 읽을 시도조차 하기 어렵다.


손에 쥔 책도 세계명작소설을 요약해서 묶어놓은 책이다.


수 많은 고전을 읽은 척하기 좋은 훌륭한..

읽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내용을 모른다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독서 중첩의 상태를 만들어준다.


누군가 직접 읽었냐고 구체적으로 콕 집어서 묻기 전까지는 읽은 상태로 있을 수 있다.



참을 수 없어서 가벼워졌다.


---


"그 사업을 하면서 당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나는 주저없이


"수트요. 물론, 코트 포함이요."


그러자 자신은, 고객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사업을 크게 키워볼 수 있으셨다고..


그렇군요...




그럼 옷은 누가 만드는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럴 진지한 분위기가 아니었다.



그 정도로 눈치가 없지는 않다.


그 덕에, 나는 사업이 뭔지도 모른다는 것을 들키지 않았다. 휴




가벼움은 말하고 싶은 마음만 참으면 아무도 모른다.



---


삼체인들은 서로 머릿속을 공유한다.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의 속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그들에게 없는 개념은 '거짓말'이다.

거짓말이라는 단어를 이해조차 못한다.


그런 삼체인이 옷을 만든다면,


원단은 뭐고 얼마고, 부자재는 뭐고 얼마고,

방식은 어쩌고, 시간은 얼마나 걸렸고, 영수증은 여깄고,



영업비밀도 없고 뭣도 없지만,


아쉽게도, 기술관련 비밀은 있기에

참, 고객정보도 비밀..



삼체인은 어렵고,


2.8체인은 가능.


---


네루다 형은 말씀하셨다.

인간은 추측만 하다 사라진다고..



형! 요즘은 추측하기도 어려워요..













작가의 이전글콩의 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