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

by NOSTRAPARTENOPEA

한국에 거주하는 한 남자가 실험을 했다.

그는 5년간 같은 티를 세개 구매해 돌려입고, 주변이 이를 눈치를 채는지를 관찰했다.


그 결과, 그의 지인중 단 한명만이 옷이 단 한벌밖에 없냐고 물었다.

이 실험을 통해 이러한 주장에 도달할 수 있다.


매일 다른 옷으로 바꿔입는 건 주변 시선 때문보다, 스스로에 대한 인식 떄문일 가능성이 크다.


물론, 예의상 말을 안했을 수 도 있다.

옷이 없냐고 대놓고 말하는 것은 실례다.


그리고 세벌중 한벌은 색이 약간 달랐다.

그래서 더 옷이 다양해보였을 수 있다.


아, 물론 냄새난다는 소리도 들어봤다.

여름 장마철, 건조가 실패하면 얄짤없다. 세벌로는 연속 건조실패를 대응할 수 없었다.

입고 나가서, 냄새꼬가 되는 방법밖에는.. 없었다.. ...


하..


건조기가 없어가지고..



이처럼,


무용한 관측일지가, 훗날 누군가의 위대한 주장에 핵심 근거가 될 수 도 있지 않을까.







아니, 책만 펴면, 맨 외국 사회실험을 근거로 주장을 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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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물들에 둘러쌓여서는, 상상이 가로막히는 기분이다.

하지만, 주변을 둘러봐도 인공물들이 없는 곳이 없다.


그럴땐 하늘을 본다.

아직 하늘은 누군가의 상상들이 미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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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골에 산다.

대부분의 마을 구성원들은 농업에 종사한다.

연령대도 상당히 높다.


어릴적, 어머니는 말씀하셨다.

"만일 니가 이 동네에서 가장 잘하는 게 있다면, 너는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을거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제가 이 동네 테일러링짱인데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출.퇴근길 그들을 관찰할 기회가 있다.


그들은 날씨에 맞춰 과거부터 해왔던 일을 매년 반복한다.

때되면 씨뿌리고, 비료뿌리고, 농약도 뿌린다.


그리고 떄되면 거둔다.

한창 거둘때는, 나는 일시적으로 고라니가 된다. 반찬이 온통 풀밭..


그 과정에서 지루함도 외로움도 없어보인다.

그저 비가 오니, 마니 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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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기적으로 새로운 것에 기웃대는 편이다.

그럴때마다 몸이 힘들거나 하지는 않는데, 마음속 깊은 곳에서 짜증이 올라온다.

나는 알고자 하는 것이지 뇌를 괴롭히는 것이 아닌데..


그냥 빡친다.

지금 다시 생각해도 빡친다.

아주 세상엔 빡치는 것 투성이다.


어느날 문뜩 봤는데, 빡치지 않으면 내가 기존에 알던 익숙한 것이다.

그렇게 그 지식과 나 사이의 라포는 언젠간 형성된다.


시간만 좀 걸릴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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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식을 소화시키는데 있어서 지루함이 필수다.

심지어 전공분야에 있어서도 그러하다. 머리가 비둘기.

그래서 가급적 외부자극이 덜한 곳에 있는다. 그럼 몇년에 걸쳐 서서히 소화된다.

만약, 재밌고 신나는 곳에 있었다면 평생 소화 못했겠다.


자체 용량이 딸리면, 데이터센터 옆에 붙어있자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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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링에서,

어떠한 디테일은 순서대로 작업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탄생한다.


그러한 디테일은 프로도의 반지투척이다.

간달프가 없어서도, 샘이 없어서도, 골룸이 없었어도, 피핀이 없어서도,

그 누구 하나도 없었다면, 반지투척은 성공할 수 없었다.


맥락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디테일이다.


난 그 가취에 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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