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어머니 김치는 기가 막히다.
일단, 본인도 그렇게 생각하시고,
아버지도 그렇게 생각하신다.
그리고, 어머니 주변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므로, 기가 막히다.
어머니는 김치 담그실때, 전략이 없다.
마치, 자원이 무한한 사람처럼 담그신다.
일단, 본인이 아는 최고의 재료를 최대한 모아서 쏟아 붓고,
만에하나, 담그는 과정에서 부족하다면,
주변 인프라를 동원해서라도 재료를 충당한다.
그래서 나는 폭풍김장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저그처럼 담그신다. 두드린다. 열릴때까지.
그렇게 블러디한 김치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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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감에서 나오는 김치를 좋아한다.
그렇게 만들기위해 고춧가루는 몇그램, 육젓은 몇그램,
마늘은 몇알.. 풀은 얼마나..
계획은 무의미하다.
많으면 남기고, 모자라면 채운다.
대략, 이만치만 있다.
비행 거리는 상관없다.
공중급유기는 항상 뒤따라온다.
"이정도면, 모자라지는 않겠다."
넘치는 재료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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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을 모르겠는 문제를 두고,
한 발자국 더 나아가려면,
필연적으로 매몰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시도를 한다.
이를 위해 시간과 자원이 갈려나간다.
나는 이것을 낭비라기보단 사치라고 생각한다.
그 차이는 지출에 있어 의미가 있냐 없냐로 본다.
다른 말로는, 실패 사례를 기억하느냐 잊느냐의 차이다.
답을 알면 효율적으로 접근할 수 있지만,
답을 모르는 상황에서는 그저 자원이 허락하는 한에서 해보는 방법뿐이다.
물론, 천재적인 사람은 낭비없이 해보지 않고 머릿속으로 도달해낼 수 있는지는 몰라도..
여하튼, 일단 몇 번 해보고 한마디 할 수 있다.
"모르겠는디.."
모른다고 말할 최소한의 자격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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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아니오로만 대답하면 쉽다.
하지만, 그렇게 답할 수 있는 것은
내가 아는 세상에서는 별로 없다.
"그래서, 완벽한 옷을 만들어내실 수 있으시겠죠?"
"... 해봐야 알 것 같습니다."
과거에도, 지금도 여전히 명쾌한 대답을 할 수 없다.
하지만, 확실하게 아는 것은 앞으로도 시원한 대답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저 할 수 있는 말은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자기 분야에 확신이 없어보이는 이에게 누가 의뢰를 하고 싶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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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뮬레이션 비용은 기술의 발전 덕에 낮아지고 있다.
어쩌면, 나는 쉽게 확신에 찬 답변을 내놓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눈에 스친 것들만을 두고 본질을 꿰뚫었다고 착각하는 답변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