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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트폴리오 Nov 01. 2022

언젠가, 완전히 사랑하게 될

2022 새해맞이 신년 찌라시 스티커팩 by 77

18만 창작자 회원이 활동하는 크리에이티브 네트워크 '노트폴리오'는 매주 발행되는 뉴스레터를 통해 노트폴리오 픽으로 선정된 작업의 창작 과정의 인터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만약 레터를 구독하고 싶으시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언젠가, 완전히 사랑하게 될

2022 새해맞이 신년 찌라시 스티커팩 by 77


길거리에서 수상한 찌라시와 명함을 주워본 적 있으신가요? 디자이너라면 놀랄 수밖에 없는 현란한 색상 표현과 과감한 배치가 눈길을 계속 사로잡는데요, 이 수상한 찌라시에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문구가 써있다면 어떨까요?

오늘은 2022년 1월 1일 노트폴리오 인스타그램을 뜨겁게 달군 77님의 <2022 새해맞이 신년 찌라시 스티커팩>을 소개해드립니다.



수상하고 색다른 새해 인사

안녕하세요, 77입니다! 저는 길거리 관찰하는 걸 좋아합니다. 맞춤법이 틀린 전단지, 손으로 쓴 노점상의 가격표, 몇십년 전부터 바뀌지 않은 간판 같은 것들을 보는 게 취미예요. 사진으로 찍어두기도 하고요. 찌라시 스티커는 그 취미에 한창 꽂혀있을 때 한 작업입니다.



1월 1일이 코앞이라 새해 인사를 좀 색다르게 전달할 방법을 고민하고 있었어요. 뭐가 좋을까 생각하다 찍어둔 일수, 영어 과외, 대리운전 찌라시를 보고 이거 재미있겠다 싶었습니다. 찌라시 특유의 꺼림칙한 수상함이 누구나 자연스레 말하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말과 만나면 재치 있는 수상함으로 바뀔 수도 있을 것 같았거든요.




스쳐지나가는 것이 아닌, 자꾸자꾸 생각나는


제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사람들이 한번 훑어보고 마는 작업이 되지는 않았으면 한다는 거예요. 최대한 많은 분들이 제 작업을 출발지 삼아 이런저런 터무니없고 재미있는 생각을 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찌라시 스티커 같은 경우에는 보고 난 후에 ‘진짜면 재미있겠다.’ 같은 생각이 떠오르길 바라며 작업했어요.




노트폴리오가 아니라 길거리에서 봤다면 조금 더 신경이 쓰였으려나요? 다른 작업들도 마찬가지예요. 보는 중이나 보고 난 후에 ‘그렇구나. 그럼 난 어떻지?’ 하고 생각의 화살이 자신에게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담겼습니다.




재미있는 아이디어와 이야기를 전달하는 디자인


저는 생각이 굉장히 많은 타입이라 하루의 대부분을 이런저런 잡생각을 하며 보내요. 그러다 보면 재미있어 보이는 생각이 불쑥불쑥 튀어나올 때가 있죠. 그것들을 러프하게 기록해 놓고 작업할 때 한 번씩 들춰보며 다듬기도 하고, 어쩔 땐 아예 자리를 잡고 아이디어를 짜기도 해요. 하지만 주로 선택받는 건 불쑥 떠오른 쪽이더라고요. 그렇게 완성되지 않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작업하면 결과물이 어디로 어떻게 튈 지 감을 잡을 수 없는 것도 디자인의 재미인 것 같아요.


디자이너 77의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는 Archiving book시리즈


사실 처음 디자인을 하겠다 마음 먹었을 땐 정말 가벼운 생각이었고, 제대로 된 이유도 없었어요. 당연히 좋아할 수 없었죠. 그러다 문득 제가 진짜 하고 싶은 게 뭔지 깨닫게 됐어요. 저는 사람들을 즐겁게 해 주는 게, 아이디어와 이야기를 전달하는 게 좋았고 그걸 하고 싶어 하더라고요. 그걸 받아들이고 난 이후부터는 자연스럽게 일상에 녹아든 것 같아요. 밥을 먹고 영화를 보면서도 디자인을 떠올리게 됐네요. 언젠가 완전히 사랑할 수 있게 되길 바라요.



나의 손에 있는 것들을 모으고 모아, 나다움


요즘은 ‘나다운 것’을 찾기 참 힘든 세상이라고 생각해요. 선택지는 너무 많은데 고를 시간은 너무 적잖아요. 그럼 나도 모르게 다른 사람의 선택을 따라가게 되고, 스스로를 의심하게 되죠. 그러면서 특이하고 멋진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동경하기도 하고요. 세상에 ‘멋진 취향’이나 ‘나만을 설명하는 특별한 것’ 같은 건 없는데도 말이에요.



그냥 지금 당장 내가 손에 쥐고 있는 작은 것들이 모여서 나다움을 만들어내는 거죠. 누구 하나만 특별하고 나머지는 평범한 게 아니라 모두 다 조금씩 달라서 세상이 재밌는 거지요. 항상 그런 마음을 작업에 담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뜨거운 박수는 연료가 되어


노트폴리오에 맨 처음 올린 작업이 찌라시 스티커인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반응해주실 줄 몰라서 굉장히 놀랐었어요. 놀란만큼, 영 쓸데없는 일을 한 게 아니라는 확신을 가지고 다른 것들도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사람, 특히 디자이너처럼 뭔갈 만들어내는 사람은 눈에 보이는 반응을 연료처럼 넣어 줘야 계속 굴러갈 수 있는 것 같아서요. 덕분에 방황하지 않고 있어요.




평생 노트폴리오 픽에 뽑히는 건 물론이거니와 창작자 인터뷰를 하게 될 줄은 정말 상상도 못 했었는데, 그것들이 현실로 이뤄져서 기뻐요. 꿈꾸던 모습에 점점 가까워지는 듯한 기분이네요. 인터뷰 질문을 읽고 답을 작성하며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감사해요, 노트폴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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