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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트폴리오 Apr 21. 2022

와인이 낯선 디자이너가 와인바 브랜딩을 완성하기까지

와인바 스웨덴 피크닉 브랜딩 by utdl

18만 창작자 회원이 활동하는 크리에이티브 네트워크 '노트폴리오'는 매주 발행되는 뉴스레터를 통해 노트폴리오 픽으로 선정된 작업의 창작 과정의 인터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만약 레터를 구독하고 싶으시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와인이 낯선 디자이너가 와인바를 브랜딩하게 된 이야기

와인바 스웨덴피크닉 브랜딩 by utdl

� 와인에 대해 잘 모르는 디자이너가 와인바의 브랜딩을 맡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고급지고 진지한 분위기의 일반적인 와인바와는 달리, 스웨덴의 다채롭고 경쾌한 분위기를 담은 개성있는 와인바는 어떨까요? 와인바 “스웨덴 피크닉”의 브랜딩은 와인을 잘 모르던 디자이너의 손에서 탄생했다고 합니다.
와인바 브랜딩 작업을 위해 클라이언트와 함께 와인을 마시며 공부한, 디자이너 utdl님의스웨덴 피크닉 브랜딩 작업을 소개합니다.


책상에 앉아 스탠드를 켜면


안녕하세요. 1인 디자인 스튜디오, utdl(유티디엘)입니다. 유티디엘은 ‘under the desk light’ 의 약자로 ‘책상 스탠드 불빛 아래’라는 뜻입니다. 저의 크리에이티브가 탄생하는 순간은 언제나 책상 스탠드 불빛 아래에 있거든요. 멈추지 않고 계속 작업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네이밍입니다.



와인을 잘 모르는데 와인바브랜딩이라니


저는 술을 자주 마시는 편은 아니고, 애주가도 아닙니다. 와인은 장거리 비행할 때 소화를 위해 한잔 정도 마시는 편이에요. 이런 저를 잘 아시는 대표님과 이사님께서는 소믈리에를 모셔 공부하듯 와인을 마시게 하셨어요. 와인을 잘 모르는데 와인 브랜딩을 할 순 없다고 하셨죠. 솔직히 처음엔 소믈리에분이 뭐라고 하는지 이해를 못 해서 답답했어요. 그래도 마지막엔 좀 취해서 언제나 재밌게 끝나곤 했어요. 그렇게 와인을 자꾸 마시다 보니 와인의 맛들을 조금은 구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와인은 제게 진지한 음료였지만, 모든 스터디가 끝나고 와인은 즐겁다는 걸 깨달았어요.



편견을 거두고 내가 느낀대로 그리기


와인의 비싼 가격 때문인지 다른 와인 업체들은 좀 진지한 느낌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가 느낀 와인에 대한 감각에 집중했습니다. 당연히 여겨지는 와인의 고정관념에 사로잡히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세상에 같은 게 또 필요할까? 질문했고, 무엇보다 이곳의 이름이 스웨덴 피크닉이기 때문에 전략적으로도 차별화된 비주얼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피크닉을 즐길 수 있어야 하니까요!

대표님과 이사님들도 동의를 해주셔서 귀엽게 디자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디테일이 떨어지지 않는 선을 지키려고 했어요. 컬러도 일반적인 와인바에서 느낄 수 있는 원 톤이나 파스텔톤의 차분한 컬러보다는 다양하게 사용하려고 했습니다. 스웨덴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제가 그때 느꼈던 스웨덴은 정말 컬러풀했거든요. 그 느낌을 살려 다양한 컬러를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디테일이 떨어지지 않는 선을 지키려고 했어요. 와인에 대한 접근성은 높이되 브랜드를 대충 만들었다고 느끼게 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서체는 비주얼과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잘 어울리면서, 전체적인 조형성을 거슬리게 하지 않는 서체를 찾아 선택했습니다.



와인은 즐거운 거야!

이번 작업을 통해 느꼈습니다. 와인은 즐겁습니다. 그리고, 좋은 사람들과 일해야 결과가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요즘엔 귀여운 것이 대세라는 것이요!


메소드 연기처럼


저는 디자인을 할 때 하나의 그림체를 고집하고 있지는 않아요. 캐릭터와 그림체는 어떤 스타일로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브랜딩은 하나의 사람을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신경 쓰는 것은 언제나 그 브랜드가 누구인지 파악하는 것입니다. 저는 항상 그 누군가가 되려고 해요.


메소드 연기가 연기하는 대상 그 자체가 되는 방법인 것처럼, 디자인할 때는 저도 항상 그 브랜드 자체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클라이언트의 마음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죠. 디자인 중에서도 수작업 일러스트는 나름 저의 에고를 표현 할 수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림을 통해 상대방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 재밌습니다.




새로운 시작: 화분인간과 4개의 눈

항상 그림을 그리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작업자로서의 자아가 강한 것 같기도 하고요. 사람마다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그림체가 다를 텐데 전 빈티지한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빈티지 일러스트는 마음 속에 있는 목소리를 따라 그리는 거라, 스트레스도 없고 재밌습니다. 영감이 끊이질 않아서 그런 것 같네요.


그동안은 자신의 그림에 만족하지 못했는데 작년부터 제 안의 그림이 드디어 제 마음에 들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제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보여 주고 싶어요. 저는 화분인간과 4개의 눈이라는 2가지 주제를 가지고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제 개인 그림의 철학과 삶의 태도를 상징하는 것인데요. 인디펜던트한 한 사람이 되는 성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열심히 그려보려고 합니다.



언제나 스탠드 불빛 아래에서


저에게 일을 주시는 건 정말 도박과도 같을 텐데, 믿어주시고 일을 주셔서 항상 감사한 마음이에요! 언제나 스탠드 불빛 아래에서 열심히 작업하고 있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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