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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트폴리오 May 06. 2022

디지털 세계 속 여성을 그려내다.

Women (in data) by 정재희

18만 창작자 회원이 활동하는 크리에이티브 네트워크 '노트폴리오'는 매주 발행되는 뉴스레터를 통해 노트폴리오 픽으로 선정된 작업의 창작 과정의 인터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만약 레터를 구독하고 싶으시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디지털 세계 속 여성을 그려내다.

Women (in data) by 정재희

런던과 서울을 베이스로 활동하는 정재희 디자이너님은 Women (in data)라는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Women (in data)는 디지털 데이터 속 보여주는 여성상과 여성의 야망과 욕망을 비교하고 탐구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정재희 디자이너님은 주로 문화적으로 편향된 정보를 보여주는 디지털 알고리즘과 자동완성 기능에 초점을 맞춰서 이를 분석하고 시각화시켰고, 아카이빙 북으로 담아냈습니다. 이번 픽 비하인드에는 Women (in data) 프로젝트의 작업 과정을 살펴봅니다.


디지털 세계 속 데이터 공백


제 작업은 <Invisible Women-Caroline Criado Perez>의 주요 개념인 ‘데이터 공백(The Data Gap)’에서 착안해 디지털 영역으로 시선을 확장한 프로젝트입니다. ‘데이터 공백’은 세상을 설계하거나 해결책을 내놓기 위해 사용하는 대부분의 데이터가 남성의 신체와 전형적인 남성의 생활 패턴에 기초한다는 사실을 설명하는 단어입니다.


저는 이 데이터 공백이라는 단어를 디지털 영역에 적용하려 했고, 이때 데이터 자체의 질과 양 차이에만 초점을 두어 사용했습니다. 이렇게 한 이유는 서치 엔진에서 같은 단어여도 ’남성’이 들어간 키워드와 ‘여성’이 들어간 키워드의 검색 결과가 차이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female desires -sexual]이라는 단어를 검색했을 때 첫 페이지 자료는 대부분 여성의 외모, 심리적 감정, 가정과 육아 그리고 성관계에서 여성의 욕구와 욕망에 관한 자료들이었습니다. [male desires -sexual]을 검색했을 때 첫 페이지에는 남자들이 왜 근육을 원하는지, 남성의 성공 욕구 그리고 남자가 좋아하는 여성상 등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검색을 통한 테스트 결과, 남성은 욕망의 주체로 보여준 반면에 여성의 욕망은 객체화되어 가정적 또는 대상화 된 성적 영역으로 축소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저는 이 점이 매우 흥미롭다고 느꼈고, 여기에 집중하여 이것이 알고리즘의 문제인지를 프로젝트 전반에 걸쳐 알아보고자 했습니다.


여성의 욕망과 야망을 시각화

저는 이 연구 과정에서 불특정 다수의 여성 4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해당 설문의 목적은 여성들의 다양한 욕망과 야망을 알아보기 위함이었으며, 저는 그 결과를 단순하게  비교해서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총 응답 수인 124개만큼의 네모 칸을 만들어서 인터넷이 보여주는 실제 여성의 야망과 욕망을 시각화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시각화하는 과정에서 각 응답에 고유 컬러와 모양을 부여했고, 특히 응답자들이 말한 꿈과 야망에 '계기가 없었다는 점'에 착안해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임의의 색상으로 나타냈습니다. 그래서 메인 포스터를 채운 색상인 무지개 색을 그대로 가져와 대입했고, 질감과 모양 또한 동일한 방식으로 적용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을 연속적인 이미지로 표현했습니다.


'디지털스럽게' 표현한 메인 포스터


메인 포스터의 경우, 이 프로젝트가 디지털 데이터 베이스임을 고려해 타입 페이스 또한 매우 디지털스럽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여성들의 데이터를 직관적으로 나타내고 싶었고, 그 결과 정교한 픽셀 타입으로 보이지만 군데군데 구멍이 나거나 파편이 들어간 타이포그래피를 만들었습니다.


또한 컬러는 무지개 색의 그라데이션으로 표현했습니다. 우리가 데이터로 이루어진 화면을 보통 RGB 컬러를 송출해서 보게 되는데, 이때 오류가 생기거나 금이 갔을 때 무지개 색으로 보이는 점에 착안해서 그라데이션을 무지개빛으로 하고, 노이즈를 주어 작은 픽셀들을 표현했습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이자 디자이너로서


디지털 세상은 우리의 실생활과 점점 더 밀접해지고 있습니다. 메타버스로 인해 그 영역을 확장하고 지금, 이러한 영역에도 페미니즘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씁쓸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흥미롭기도 합니다. 저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이자 디자이너로서 최소한 이런 문제가 ‘존재’하며 아직 해결되지 않았음을 알리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추가적으로 이 프로젝트를 집약한 일종의 잡지와 책의 중간의 매체를 준비 중인데 내년 초쯤에 나올 것 같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제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체크하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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