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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트폴리오 May 28. 2022

삶을 기록하는 글자, 메시지를 던지는 레터링

레터링 : 한페이지가 될 수 있게_데이식스(2021 서울디자인페스티벌 전

18만 창작자 회원이 활동하는 크리에이티브 네트워크 '노트폴리오'는 매주 발행되는 뉴스레터를 통해 노트폴리오 픽으로 선정된 작업의 창작 과정의 인터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만약 레터를 구독하고 싶으시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삶을 기록하는 글자, 메시지를 던지는 레터링

레터링 : 한페이지가 될 수 있게_데이식스(2021 서울디자인페스티벌 전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글씨체를 가지고 있어서, 우리는 타인이 써준 편지를 읽을 때면 필체로 저마다의 추억을 떠올리곤 하는데요. 글씨란 지극히 평범한 일상에서도 접할 수 있지만, 그렇기에 더 특별한 추억을 주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글자를 통해 공감할 수 있는 작업을 만드는 캘리그라퍼이자 타입디자이너 이찬솔님의 작업을 감상해보겠습니다.


한글로 가구를 짜다



안녕하세요. 글자로 예술 의지를 이어가는 타입디자이너이자 캘리그라퍼, 이찬솔이라고 합니다. 글자를 통해 공감할 수 있는 작업을 시작한 지 올해로 10년이 되었습니다. 빙그레, 현대카드, 산림청, 공주시 등 다양한 기업 혹은 기관의 글자를 작업했고 현재는 개인 및 기업 전용 서체, 캘리그라피와 레터링 등 글자를 활용한 시각 작업을 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가구가 삶을 편하게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면, 글자는 삶을 기록해 전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가구와 타이포가 디자인이 되기 이전부터 ‘삶’이라는 맥락을 같이 한다는 걸 알게 된 순간부터 타이포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글자로 가구를 만들고, 소품을 만들고, 캘리그라피 작품으로 표현했습니다. 글자를 활용해 작업을 하다 보니 보다 글자디자인의 ‘본질’을 알고 싶어졌습니다. ‘업’으로 삼는 것이 가장 그 본질에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해 타이프그래피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청춘이란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처럼



오늘 소개해드릴 <한페이지가 될 수 있게_데이식스> 작품은 한국타이포그라피학회에서 주관한 전시 <노래하는 말, 노래하는 글>에 참여하며 작업하게 된 레터링입니다. K-POP이 한류열풍의 중심이 되기 시작하면서 덕질 음악 앱 ‘블립’과 함께 진행하게 되었는데요. 저도 K-POP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글자로 노래를 표현하게 되었습니다.



최근엔 매우 많은 K-POP이 사랑받고 있어서 노래 선정이 쉽지 않았습니다. 작업을 위해 수백 곡에 가까운 노래들을 들었습니다. 그중 데이식스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노래를 선정한 이유는 청량하면서도 K-POP을 사랑하는 청춘들에게 던지는 말 같아서였어요. 그리고 이 노래를 들으면 들을수록 ‘청춘들은 아직 보석이 되기 전,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과 같은 존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청춘이야말로 원석처럼 각자 생김새, 마음, 목표 등 모두 다르고 스스로를 가득 채우고 싶어 하니까요.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들로 한 페이지가 가득 채워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제작했습니다.



모두 다른 너와 나, 청춘의 한 페이지가 되어

청춘들의 개성을 표현하는 데 가장 주력했습니다. 이 레터링은 잘 다듬어진 본문용 폰트와는 달리 잘 읽히지도, 편안하지도 않지만, 천천히 보면 글자마다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글자는 되게 두껍고 힘이 있는 반면, 어떤 글자는 별처럼 빛나기도 합니다. 되게 넓고 큰 친구도 있고, 작아도 속이 꽉 찬 친구도 있습니다. 저희 주변처럼요. 개성 강한 글자들이 모여 한 문장을 이루고 한 페이지가 되고, ‘청춘들의 아우성이 되는’ 의도를 표현하는 것에 가장 공을 많이 들였습니다.

사회에 나와 잊고 있던 어릴 때의 다짐, 허무맹랑해 보여도 재밌던 그때의 추억, 좌충우돌 부딪혀도 다시 금세 빛나던 모습을 다시 상기하게 된 재밌는 작업이었습니다. 저도 아직 청춘이지만, 자라나고 있을 또 다른 청춘에게 이 작품이 작게나마 위로가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단순히 글자의 꼴이 아닌, 메시지


뒤샴이 변기를 ‘샘’이라고 지칭한 이래 예술작품의 해석이 독자의 몫으로 돌아갔지만, 타이포그라피는 ‘해석하는 것’보다 더 본질적으로 내재된 힘이 있습니다. 같은 문화권에 속한 언어로 표현된 타이포그라피라면 타 예술보다 명확하게 글자를 통한 ‘메시지’가 전달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중으로부터 더 많은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반면, 더 큰 지탄을 받을 수도 있겠죠. 그래서 타이포그라퍼라면 단순히 글자를 표현하는 것보다 타이포가 가진 ‘메시지’라는 힘을 잘 활용하기 위해 문화, 역사, 정서 등을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채로워질 타이포그래피의 무대를 기대하며

타이포그래피로 대중들에게 다가갈 기회의 장이 아직은 많지 않습니다. 대중들이 타이포그라피를 다채롭게 볼 수 있는 자리는 더 많지 않은데요. 이 작업은 온라인/오프라인 전시뿐만 아니라 ‘메타버스’ 기술을 통해 한 번 더 새로운 장을 열어 대중들이 더 큰 재미를 느꼈던 것 같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좋은 자리 마련해주신 한국타이포그라피학회에 감사를 표하며, 타이포그래피의 장이 더 많이 열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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