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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기록하는 글자, 메시지를 던지는 레터링

레터링 : 한페이지가 될 수 있게_데이식스(2021 서울디자인페스티벌 전

by 노트폴리오

18만 창작자 회원이 활동하는 크리에이티브 네트워크 '노트폴리오'는 매주 발행되는 뉴스레터를 통해 노트폴리오 픽으로 선정된 작업의 창작 과정의 인터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만약 레터를 구독하고 싶으시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삶을 기록하는 글자, 메시지를 던지는 레터링

레터링 : 한페이지가 될 수 있게_데이식스(2021 서울디자인페스티벌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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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글씨체를 가지고 있어서, 우리는 타인이 써준 편지를 읽을 때면 필체로 저마다의 추억을 떠올리곤 하는데요. 글씨란 지극히 평범한 일상에서도 접할 수 있지만, 그렇기에 더 특별한 추억을 주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글자를 통해 공감할 수 있는 작업을 만드는 캘리그라퍼이자 타입디자이너 이찬솔님의 작업을 감상해보겠습니다.


한글로 가구를 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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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글자로 예술 의지를 이어가는 타입디자이너이자 캘리그라퍼, 이찬솔이라고 합니다. 글자를 통해 공감할 수 있는 작업을 시작한 지 올해로 10년이 되었습니다. 빙그레, 현대카드, 산림청, 공주시 등 다양한 기업 혹은 기관의 글자를 작업했고 현재는 개인 및 기업 전용 서체, 캘리그라피와 레터링 등 글자를 활용한 시각 작업을 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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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가 삶을 편하게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면, 글자는 삶을 기록해 전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가구와 타이포가 디자인이 되기 이전부터 ‘삶’이라는 맥락을 같이 한다는 걸 알게 된 순간부터 타이포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글자로 가구를 만들고, 소품을 만들고, 캘리그라피 작품으로 표현했습니다. 글자를 활용해 작업을 하다 보니 보다 글자디자인의 ‘본질’을 알고 싶어졌습니다. ‘업’으로 삼는 것이 가장 그 본질에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해 타이프그래피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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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이란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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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해드릴 <한페이지가 될 수 있게_데이식스> 작품은 한국타이포그라피학회에서 주관한 전시 <노래하는 말, 노래하는 글>에 참여하며 작업하게 된 레터링입니다. K-POP이 한류열풍의 중심이 되기 시작하면서 덕질 음악 앱 ‘블립’과 함께 진행하게 되었는데요. 저도 K-POP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글자로 노래를 표현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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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매우 많은 K-POP이 사랑받고 있어서 노래 선정이 쉽지 않았습니다. 작업을 위해 수백 곡에 가까운 노래들을 들었습니다. 그중 데이식스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노래를 선정한 이유는 청량하면서도 K-POP을 사랑하는 청춘들에게 던지는 말 같아서였어요. 그리고 이 노래를 들으면 들을수록 ‘청춘들은 아직 보석이 되기 전,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과 같은 존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청춘이야말로 원석처럼 각자 생김새, 마음, 목표 등 모두 다르고 스스로를 가득 채우고 싶어 하니까요.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들로 한 페이지가 가득 채워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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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다른 너와 나, 청춘의 한 페이지가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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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들의 개성을 표현하는 데 가장 주력했습니다. 이 레터링은 잘 다듬어진 본문용 폰트와는 달리 잘 읽히지도, 편안하지도 않지만, 천천히 보면 글자마다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글자는 되게 두껍고 힘이 있는 반면, 어떤 글자는 별처럼 빛나기도 합니다. 되게 넓고 큰 친구도 있고, 작아도 속이 꽉 찬 친구도 있습니다. 저희 주변처럼요. 개성 강한 글자들이 모여 한 문장을 이루고 한 페이지가 되고, ‘청춘들의 아우성이 되는’ 의도를 표현하는 것에 가장 공을 많이 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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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 나와 잊고 있던 어릴 때의 다짐, 허무맹랑해 보여도 재밌던 그때의 추억, 좌충우돌 부딪혀도 다시 금세 빛나던 모습을 다시 상기하게 된 재밌는 작업이었습니다. 저도 아직 청춘이지만, 자라나고 있을 또 다른 청춘에게 이 작품이 작게나마 위로가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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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글자의 꼴이 아닌,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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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샴이 변기를 ‘샘’이라고 지칭한 이래 예술작품의 해석이 독자의 몫으로 돌아갔지만, 타이포그라피는 ‘해석하는 것’보다 더 본질적으로 내재된 힘이 있습니다. 같은 문화권에 속한 언어로 표현된 타이포그라피라면 타 예술보다 명확하게 글자를 통한 ‘메시지’가 전달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중으로부터 더 많은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반면, 더 큰 지탄을 받을 수도 있겠죠. 그래서 타이포그라퍼라면 단순히 글자를 표현하는 것보다 타이포가 가진 ‘메시지’라는 힘을 잘 활용하기 위해 문화, 역사, 정서 등을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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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로워질 타이포그래피의 무대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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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포그래피로 대중들에게 다가갈 기회의 장이 아직은 많지 않습니다. 대중들이 타이포그라피를 다채롭게 볼 수 있는 자리는 더 많지 않은데요. 이 작업은 온라인/오프라인 전시뿐만 아니라 ‘메타버스’ 기술을 통해 한 번 더 새로운 장을 열어 대중들이 더 큰 재미를 느꼈던 것 같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좋은 자리 마련해주신 한국타이포그라피학회에 감사를 표하며, 타이포그래피의 장이 더 많이 열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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