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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현 Dec 13. 2022

한글 제주도 다금바리

난 한글이 귀엽다.

쓸때보다 말할때 입체적이다.

제주 애월읍.

입모양을 옆으로 위로 벌리고 오므린다.

그러면 짠내가 혀를 적신다.

바람이 치아에 닿는다.

여름부터 시작한 자동차 기술서적

책쓰기를 겨울에 마쳤다.

힘들었다.

그때마다 난 입으로 '제주 애월읍' 지껄였다.

이제 책은 세상으로 나아간다.

난 세상으로 떠나보낸 책의 뒷모습을 본다.

그리고 새로운 저술을 시작한다.

떠나간 책과 다가올 책사이에

난 놓여있다.

겨울해가 짧다.

이별한 책의 그림자가 길다.


일과 술은 받침에 ㄹ 이 있다.

ㄹ 은 어감이 미끄럽다.

슬립(slip)도 ㄹ 이있다.

역시 ㄹ 은 미끄럽다.

일과 술은 부드럽게 슬립해 결합된다.

술끊은지 사흘됬다.

일할려고 끊었다.

이틀후 제주도에서 한라산을 마시겠다.

비지니스가 빨리 마치면

애월읍 민박집에서 다금바리 한접시에

21도 한라산 소주를 마시겠다.

벌써 입안에 제주도가 들어왔다.

회비린내가 바닷바람에 섞여 시릿하다.

소주가 목구멍을 조이고 창자를 덮힌다.

생각만해도 좋다. 좋아. 그러니 어서 일하자.

보고서 보고서 보고서 밤을 지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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