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나절 끼니를 채우러 나왔다.
벚꽃이 전달하는 봄은 여전하다.
고목의 철갑을 뚫은 생명은 기특하다.
시장 선거 자동차를 본다.
전직 시장 둘은 성문제로 죽거나 쫓겨났다.
여야는 내년 대선의 교두보를 이번 시장선거로 본다. 쫓기는 여와 쫒는 야는 서로 포터 짐칸을 개조해 선거차로 만들었다.
포터는 창조적이며 슬픈 자동차다.
퇴직금으로 마련한 여생의 삶을 잇는 기계고
삶에 쫓겨 절벽에 몰린 가장의 마지막 밥벌이다.
나는 포터를 자동차 활용도 부분의 기네스북에 올리고 싶다.
뒤에 실리는 사업 아이템은 끝이 없다.
떡볶이, 만두, 속옷, 잡화, 뻥튀기, 신발..
움직이는 분식점이 되고 패션 매장이 된다.
그중의 으뜸은 단연 분식이다.
좁은 공간에서도 음식을 제조하기 위한 장비의 기능은 완벽하다. 삶을 이어나가기 위한 인간의 치열함은 공간의 한계를 밀어올린다.
셰프와 기사를 겸직하는 사장님은 장비가 허락한 공간에서 무한 창조의 메뉴를 만든다.
떡볶이 사장님의 사업 스킬은 빠른 두뇌 회전이다.
순대와 오뎅, 튀김을 동시 취급함으로 좌뇌에서 다량의 정보처리를 요한다.
보통 메뉴는 단일보다는 복수로 주문된다.
떡볶이는 오뎅과 순대는 튀김과 함께 먹으며 허기와 느끼함을 중화시킨다. 다양한 요리를 공급하며 뒤에 온 손님의 주문 처리를 하고 먹은 사람을 계산한다. 그와 동시에 순대가 마르지 않도록 불을 조절하며 떡볶이가 들러붙지 않도록 저어준다. 오뎅국이 짜지 않도록 물을 투입함으로써 메뉴의 지속성과 함께 사업의 연속성이 유지된다.
붕어빵 사장님의 사업 스킬은 재고관리다.
식은 제품의 상품가치가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다.
붕어빵은 대량생산이 불가능한 순차생산 방식이다. 팥과 밀가루가 불과 조화되어 먼저 익은 제품을 먼저 출고하지만 팔리는 순서는 사장님의 재고 관리와 사업수완에 달려있다. 손님이 많을 때는 재고의 확보, 없을 때는 소진이 중요하다.
재료를 분배하는 데에 있어 비율 유지는 맛과 수익에 닿는다. 가스와 붕어빵틀 사이에서 자유자재로 허리를 돌려가며 밀가루와 팥을 투입한다. 행동은 절제 있고 재료의 비율은 엄정하다.
난 오랜 시간 퇴근길 전철역 앞의 붕어빵 포터 가격표를 모니터링했다. 천원의 세 마리의 가격은 3년간 고정되었다. 밀가루, 우유, 팥, 가스 가격마저 줄줄이 인상되었는데도 말이다.
가격을 올리면 옆 포터 떡볶이에게 손님을 잃기 때문이다. 본인의 노동력을 갈아 넣어 악착같이 버티고 있는 셈이다. 통계청은 하위 10%의 소득이 줄고 있다고 했다. 난 그 어떠한 통계보다 붕어빵 가격이 더 실물경제에 가깝다 본다.
붕어빵과 떡볶이를 목구멍으로 넘길 때마다 창자와 뼈에 인으로 박혀 다시 찾게 된다. 삶의 치열함이 만든 길거리 음식은 음식보다는 삶에 가깝기 때운이다.
포터 옆으로 또 다른 포터가 지나간다.
시장 선거 유세 용도다. 똑같은 짐칸에 음식 장비가 아닌 후보들이 타고 돈다. 초호화 아파트에 거주하는 후보의 차도 그를 욕하며 뒤쫓는 후보도 포터다.
벚꽃이 날리고 사장님은 여전히 떡볶이를 휘젖는다. 포터위에서.